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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덕역 지하2층 출입구에 있는 비상문과 안내문 "이 문을 이용하실 분은 뒤편 매표소로 오세요"
ⓒ 신동헌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가끔 급하게 화장실을 찾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버스나 다른 데서는 느끼지 못하는 편리함을 지하철에서 실감하고 있다.

지난 17일 늦은 11시쯤, 회사에서 회식을 마치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호프집을 나서면서 화장실에 들르지 않고 온 걸 진작부터 후회하고 있었는데, 방광의 한계를 느낄 때쯤 잠깐 일을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공덕역에 내렸다.

지하철 5호선은 조금 나중에 생긴 탓인지 대부분 낮은 곳에 승강장이 위치해 있다. 공덕역도 지하 3층에 승강장이 있다. 난 벽에 표시된 화장실 그림을 보며, 지하 3층에서 지하 2층으로 잰걸음을 옮겼다.

▲ 공덕역 매표소(지하 2층)와 열려 있는 그 '뒤편' 비상 출입문
ⓒ 신동헌
지하 2층 출입구 근처에서 화장실 표시를 따라 갔더니 비상 철문이 잠겨 있었고, 그곳에는 "이 문을 이용하실 분은 뒤편 매표소로 오세요"라는 안내문이 있었다. 그런데, 매표소 두 곳 중에 운영 중인 그 '뒤편' 매표소는 화장실의 방향과 반대방향이었다.

난 어쩔 수 없이 안내문의 지시에 따라 매표소로 향했다. 매표소 쪽 열린 철문을 밀고 매표직원에게 "화장실에 좀 가려고요"라고 말했더니, 그 직원은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허공에다 손가락으로 돌아가라는 표시를 해 보였다.

난 다시 아랫배에 신경을 모으고, 지하 1층 화장실을 향해 올라갔다. 올라갔더니 '화장실 80m'라는 표시가 있었다. '으 정말 일보기 힘드네' 하는 생각을 하며 급하게 화장실로 향했다.

무사히 볼일을 보고 다시 지하철 승강장으로 향하는데, '이런 점들은 좀 개선되면 좋지 않을까? 나보다 급하신 분들이나 나이 드신 분들이 이런 일을 당하기라도 하면 정말 무슨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을 텐데…' 하는 생각에 글을 쓰게 되었다.

▲ 공덕역 지하 1층 화장실 표시판
ⓒ 신동헌
생활의 주요 이동수단으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나로서는 편리함과 함께 개선해야 할 점들도 많이 느낀다. 최근에는 서울시 버스 체제의 변화로 지하철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되었는데, 지하철 노조가 지하철의 문제점을 주장하는 포스터를 보면서나 가끔 발생하는 지하철 사고를 볼 때마다 이용자들의 안전문제는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고, 그 다음으로 이용의 편리함도 함께 보장되어야 할 것이란 생각이다.

얼마 전에 지하철 요금도 많이 올랐다. 지하철공사 측의 적자경영을 이유로 인상되는 요금부담은 언제나 시민들 몫이었다. 그러나 인상되는 요금에 비해 개선되는 서비스는 별로 없는 것 같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또 대중을 위한 공공시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어느 정도의 적자는 감수를 하더라도 이용자들을 위하는 면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직 우리 실정에서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 것 같아 아쉽다.

이런 상황을 대할 때마다 '우리는 언제쯤 진정으로 대중들을 생각하는 편리한 시설 속에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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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꿈을 키우는 교육복지의 중심" 중구교육복지센터에서 중구교육복지 거점 전문기관의 일원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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