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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국제검사협회(IAP) 전체총회가 9월 5일부터 10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총회를 주최하는 대검은 공식회의 일정 외에 이천도자기축제, 사찰체험, DMZ·판문점 방문 등 참석자들에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 만찬장의 모습, 잔디가 애처롭다.
ⓒ 이영철
지난 6일에는 경복궁 경회루 앞에서 500여명의 검사들의 만찬행사가 열렸다. 이 만찬행사는 외국사람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개한다는 목적에서 경회루 앞 잔디밭에서 진행되었다.

평소에는 일반 시민의 출입을 막기 위해 줄이 쳐져 있던 곳이다. 특히 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강강수월래'에서 많은 사람들이 손을 잡고 행사장을 돌아 잔디가 많이 훼손되었다.

만찬의 사회는 지난 5월 명예검사로 위촉된 영화배우 안성기씨와 앵커 김은혜씨가 맡았으며, 이정수 차장 검사가 문배주를 들고 건배제의를 하였다. 만찬 후 서울시립무용단과 국악연주단 '슬기둥'의 공연이 이어졌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밤 10시가 넘어서까지 계속되었다.


궁궐 내에서 만찬을 즐긴다는 것은 궁궐 보호를 내세워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하는 일반관람인에게는 꿈도 못 꾸는 일이다.

▲ 음식준비하는 요리사들. 궁궐 내 조리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 이영철
일반인은 궁궐에 도시락 등 식음료를 반입할 수 없으며 궁궐에서는 지정된 장소를 벗어나 담배를 피울 수도 없다. 이러한 규정이 있음에도 행사장에는 담배 재떨이가 준비돼 있었고, 현장에서 600명분의 등심요리가 즉석에서 조리되었다.

또한 문화재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조명을 설치하여, 경회루 기둥을 직선으로 비추기도 했다. 참석한 이들은 또 궁궐 내에서 문배주를 마시며 여흥을 즐겼다.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곳인 궁궐에서 야간에 화기와 주류, 흡연 등을 하는 행위는 문제가 있다"며 "본 행사의 취지를 이해하고 우리 문화재를 소개하는 좋은 기회라고 보지만 바람직한 행사를 위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소장은 또 "행사를 하기 전에 문화재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면 이렇게 문화재를 망치면서까지 행사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행사 주최측과 문화재청의 안이한 일처리를 지적했다.

▲ 식사를 삼가하라는 안내판
ⓒ 이영철
국제검사협회 전체총회 준비를 맡은 금태석 검사는 "이전에도 이곳에서 세계여성지도자대회와 아태관광장관회의 등 국제행사가 많이 열렸다"며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한 좋은 기회로 생각해 행사를 추진하였고, 문화재청과 충분히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궁능활용과 담당자는 "(이 행사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제적 행사로 지난 5월 24일 신청했다"며 "안전사고, 화재예방 등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고, 만찬이다 보니 술과 담배 등이 자연히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만찬장 주변에 재떨이 등을 설치하여 주변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하였다"며 행사 진행에 제한 조항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 행사장에 준비된 문배주
ⓒ 이영철
그러나 이 관계자는 조명과 음식조리 부분에 있어서는 "조명은 무대장치 설치시 문제 외에 문화재에 직접 조명하는 것과 수목에 조명하는 부분 그리고 음식조리 부분은 사전협의가 없었다"며 "음식은 호텔식으로 해서 현장조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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