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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현장취재 : 장윤선 손병관 박형숙 강이종행 권박효원 김태형 오연호 기자
- 사진취재 : 권우성 남소연 기자
- 동영상 : 기종연 김도균 김윤상 김호중 기자
- 정리 : 김병기 조호진 기자


▲ 대통령 탄핵통과에 분개해 13일 서울 광화문에 모인 촛불인파는 밤9시 현재 7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어올리며 탄핵 저지를 결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그들이 광화문 8만개 촛불의 의미를 알까
[촛농으로 울고 있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 차가워진 밤공기에 어린자식 감기 걸릴까 꼭껴안은 젊은 부모가 촛불을 들고 집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정치인들은 이 부모들의 심정을 알기나 할까?
ⓒ오마이뉴스 권우성
광화문이 다시 촛농을 흘리며 울고 있다.

85년전 3.1만세의거 때 백의의 물결이 출렁인 이래 4.19 반독재의 함성이 이 거리를 메웠었고, 87년에는 민주화의 처절한 절규가 이 거리를 가득 채웠었다.

흥분과 감동도 있었다.

2002년 월드컵 잔치 때는 ‘붉은 악마’의 응원이 이순신장군 동상의 위풍을 압도했었고, 다시 효순-미선이 추모 촛불집회, 새만금-파병 반대집회 때는 감동과 호소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2004년 춘삼월 저녁에 다시 8만명이 이곳에 모였다. 그들은 손에손에 ‘탄핵무효’ ‘국회해산’이란, 예전에 보지 못한 낯선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10만개의 초가 준비되고, 남녀노소 자원봉사자만도 2000여명이 넘었다. 서울시내 경찰은 총동원됐고, 지하철은 광화문역에서 멈추지 못했다.

중학교 사회교과서에서나 봤음직한 ‘대통령 탄핵’. 대한민국 헌정사 이후 처음 있는 이 역사적 폭거를 바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현장에서 목격했고, 우리는 또한 ‘공범’이 되었다.

탄핵안을 가결시킨 후 ‘주체’들은 그들의 거사를 ‘갑신정변’이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한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이를 ‘갑신반란’, 핵심인물 5인을 ‘갑신5적’으로 부르는 것은 왜인가.

탄핵 가결 2일째. 벌써 민심은 성급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민심을 거스른 정치집단들을 4.15총선에서 심판하자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노풍’의 진원지 광주에서 500명이 촛불집회에 모인 반면 대전에서는 이의 8배인 4000명이 모였다. 한 대전시민은 ‘뚝배기 항쟁의 도시’ 대전이 일어났다고 일갈했다.

‘성난 민심’이 거리로 나선 오늘 여야의 선자리는 확연히 엇갈렸다.

당사 마련 비용을 두고 ‘더러운 돈’ 비난을 샀던 열린우리당은 공교롭게도 오늘 ‘창고 당사’로 옮겨 전의를 다졌다. 반면 어제 탄핵안 통과로 쾌재를 불렀던 야3당은 지지율 하락이라는 ‘탄핵 역풍’으로 고심중이란다. 할말없는 청와대는 긴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정치인, 그들이 오늘 광화문을 밝힌 8만개 촛불의 의미를 알기나 할까? / 정운현 편집국장

▲ 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자원봉사자가 나눠주는 '탄핵무효' 스티커를 받아들고 서둘러 집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13일 저녁 서울 종로거리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결정한 국회를 규탄하는 수만명의 시민들의 촛불로 가득찼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1신 : 13일 밤 11시10분]

"역사의 현장에 있어 자랑스러웠다"
2천명 자원봉사단 뒷정리하느라 분주


춤과 노래와 구호가 어우러진 한판 난장은 밤 10시경 끝이났다.

광화문 한복판을 가득메운 8만개의 촛불은 한목소리로 "탄핵 무효" "민주수호"를 외쳤다. 고사리 손을 잡고 역사의 현장에 나온 부부와 교복을 입고 종로 구석구석을 누빈 고등학생들, 그리고 머리에 물을 들인 청년과 머리가 희끗한 노인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다음과 같이 외쳤다.

"4월 15일, 우리는 너희를 잊지 않을 것이다"

이날 시민들은 집회시간이 끝나가자 질서정연하게 집으로 향했다. 그 뒤에 남은 2000여명의 '탄핵 무효 집회' 자원봉사자들은 쓰레기를 청소하며 광화문의 거리를 원상태로 되돌려 놓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돌아가면서 이구동성으로 "나 혼자만의 분노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정치인들의 수준보다 국민 수준이 높았다"라며 "역사의 현장에 참가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감격해했다.

화곡동에서 온 장호중(37, 회사원)씨 가족은 "혼자 집에서 있을 때는 우울했는데 이렇게 나오니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싶어 기분이 좋아졌다"며 "이 분위기가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미영(27, 신림동), 장영주(27, 부천시)씨는 "정치적으로는 슬픈 일이지만 오늘 집회는 역사의 한 현장이었다"며 "앞으로 잘 될 거라는 희망을 느끼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국민에게 대못을 박은 193명 정치인들을 확실하게 척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100리터 쓰레기 봉투를 가득채운 '군자금'
여의도 집회선 3천만원...광화문은 더 많을듯

'탄핵 무효' 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돈은 100리터 쓰레기 봉투를 가득 채웠다. 13일 광화문에 모인 8만여명의 인파가 앞으로의 집회 진행 경비를 위해 십시일반 낸 돈이다.

지난 12일 밤 여의도에 모인 3만명의 촛불시위대가 모금한 돈은 3000여만원. 이날 행사 주최측은 "광화문에서 거둬들인 돈은 여의도에서 보다 훨씬 많은 것 같은 데 아직 계산하지 못했다"면서 "내일 오후쯤에야 액수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딸과 예비사위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김단순(55, 인천)씨는 "내달 결혼 예정인 딸과 사위의 결혼반지를 맞추러 나왔다가 집회에 참석하게 되었다"며 "사위가 '어머니 스트레스 풀고 가세요'라고 권유해 참석했는데 정치인에 대한 분노가 좀 누그러졌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역촌동에서 온 40대 부부 김상윤, 이혜영씨는 "아직도 답답하다, 오늘로 끝날 일 아니다"라며 내일 촛불집회에도 참석할 뜻을 밝혔다. 또한 이들은 "한·민·자 3당이 말은 총선연기, 내각제 개헌은 없을 거라고 하지만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오늘은 몸풀고 가는 기분이다, 민심을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 촛불집회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 네티즌으로 구성된 2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시민들이 집회장을 떠나는 동안 초와 유인물을 치우느라 분주했다. 부천에서 온 자원봉사자 조태성(46, 자영업)씨는 초를 나눠주면서는 "국민의 힘이 무섭구나"라는 점을 실감했고, 또 버려진 초를 거두면서는 "국민의 수준이 정치인보다 높구나"라는 점을 느꼈다고 뿌듯해 했다.

가족과, 친구와, 동료와 함께 삼삼오오 집회 참석한 시민들 중에는 서로 헤어지면서 "화이팅"이라며 인사말을 대신하기도 했다. 또한 아들 2명과 함께 참석한 한 40대 남성은 지하철 역사로 들어가면서 아들들에게 "오늘 왜 데모했어?"라고 물으며 오늘 집회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오늘 집회는 정치개혁의 장이기도 했지만 교육의 장이기도 했다.

6mm 무비카메라를 들고 역사 현장 누빈 고등학생들

이날 촛불시위 현장에서 8명의 고등학생들이 6mm 무비카메라를 들고 줄지어 다녔다. 4월께 열리는 부천 '복사골 영상제'에 출품할 작품을 만들기 위해 광화문에 왔다는 이 학생들은 부명정보고와 부천정보고의 연합 방송반 회원들.

이들이 영상제에 출품할 작품의 제목은 '대통령 탄핵의 문제점, 시민의 의견을 듣는다'. 이들은 저녁 8시에 현장을 찾은 뒤,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어떤 아저씨가 침을 튀기면서 '국회 제발 정신차려라'고 외친 것과 '국회의원 193명을 모두 묻어버리고 싶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이 첫 번째 취재인 1학년 학생들은 "남의 일 같고 멀기만 했던 촛불시위에 직접 나와보니 탄핵반대 분위기를 실감케 됐다"고 감격해했다.

각 학교 방송반을 이끄는 최성현(18)군과 최지웅(18)군은 "하루빨리 탄핵반대가 무효화돼 대통령이 경제를 살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13일 저녁 광화문 촛불시위에 나온 금호동 옥수동 주민들이 탄핵안 가결의 부당성을 호소하며 '야합3당 해산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금호동 옥수동 주민들이 격분한 나머지 세종로 주변 화단에 올라가 '야합3당 해산하라'는 구호를 외치자, 경찰이 집회장으로 가서 할 것을 권유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이 "이런 집회에 오늘 처음 나와봤다"며 "이 나이에 자리까지 옮겨가며 시위를 해야겠느냐"고 대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의회 독재로 민주주의가 무너지다니"
‘386세대’와 ‘74년 긴급조치 세대’의 위기의식

이날 행사에 참석한 ‘87년 386세대’와 ‘74년 긴급조치 세대’ 상당수는 노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탄핵 처리가 경제나 안보의 위기에 앞서 민주주의 발전의 심각한 위기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4월 총선이 예정대로 치뤄질 수 있을지’ ‘대통령 직선제는 계속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으로 이룩한 민주화의 성과가 의회독재에 의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자신을 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골수팬’이라고 밝힌 주재선(40, 광진구)씨는 "이번 탄핵 통과를 보면서 광주의 피와 영령이 배신당했다는 것을 느꼈다"며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자민련과 공조하여 의회쿠데타를 감행한 것은 민주당의 사망선고"라고 탄핵발의를 주도한 민주당을 비난했다.

또 전남 고흥 고향 친구들의 모임에 나왔다는 박홍덕(47), 송숙자(45)씨는 "노 대통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민주당이 배신감 때문에 탄핵을 시킨 것은 잘못"이라며 "결국 쾌재를 부른 건 군사독재 세력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원구에 살고 있는 조씨(50)는 “내가 소위 긴급조치 세대이기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번 탄핵을 보면서 박정희·전두환 시절의 공포심을 느꼈다”며 “이제 항거는 시작됐지만 즐거운 축제처럼 당당한 참여가 이뤄질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70-80년대 치열했던 민주화 과정을 경험한 불혹의 세대는 이번 탄핵 정국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 박관용 국회의장과 국회를 규탄하는 검은리본이 쳐진 사진이 집회장에 놓여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집회장에 '근조 국회'가 적힌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0신 : 13일 밤 9시50분] 광화문 '촛불' 인파, 어깨춤 더덩실

촛불바다가 춤바다로 변했다.

이날 집회의 2부 순서에서는 노래공연과 진혼춤들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노래에 맞춰 자리에서 일어나 춤추며 축제분위기를 즐겼고, 반주가 나오는 동안에는 자연스럽게 "탄핵무효" 구호가 터져나왔다.

가수 안치환씨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를 부르자 시민들은 일제히 촛불을 들고 일어나 제자리에서 뛰며 춤을 추었다.

안치환씨는 "여러분이 들고 있는 촛불이 혼불 같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영령들이 촛불마다 와 계신 것 같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시민발언을 위해 무대에 오른 김병갑씨는 "나는 특정정당의 당원도 아니고 시민단체 회원도 아니며 그저 두 딸을 둔 평범한 50대 가장"이라면서 "국민을 개똥처럼 여긴 인간 말종인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기만하고 탄핵을 가결해 이 자리에 오게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집회는 밤 10시께 시민사회단체의 시국선언문 발표로 끝났다. 단체 대표 20여명은 고개숙여 인사를 한 뒤 "무책임한 정치를 국민의 뜻에 철저히 복속시키고,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고자 하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를 마치며 참가자들은 "탄핵무효" 구호를 5번 외친 뒤, 어깨동무를 하며 '아침이슬'을 불렀다.

범국민행동 측은 내일도 저녁 7시부터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14일 오후 4시 독일 베를린에서도 유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탄핵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탄핵은 국민을 두번 죽이는 거라고, 총선 때 보자고"
[광화문-종로 '촛불집회' 5가지 이색풍경]

# 풍경 1

"아이고 아이고"

확성기를 단 트럭에서는 느닷없이 상여소리가 들려왔다. 상여소리를 듣던 일부 시민들은 트럭을 향해 큰절을 하기도 했다. 최성호(45·서울시 중곡동)씨는 "민심을 탄핵한 국회의원들에게 통곡하는 심정으로 절을 했다"고 말했다.

상여차를 준비한 이후용(65·서울시 관악구)씨는 상여복은 입은채 조종을 울리며 시민들 사이를 걸어다고 있었다. 이씨는 "염라대왕이 저승사자를 보내 탄핵을 결의한 193명의 국회의원을 황천길로 보내려고 한다"고 이벤트 취지를 밝혔다.

# 풍경 2

'시티동우회' 회원 8명이 준비한 피켓들은 시민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이들은 개그맨 정준하씨와 드라마 대장금을 소재로 한 피킷을 여러 장 준비해 탄핵정국을 풍자했다.

"정준하 - 탄핵은 국민을 두 번 죽이는 거라고, 총선 때 보자고"
"장금이 - 국회의원 나으리들이 몹쓸 역병에 걸렸다고 하는데 내 어떻게 시술해야 할까, 그래 맞아 침이야, 똥침!"

동우회 회원들은 "탄핵을 발의한 국회의원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국민과 가장 친숙한 연예인들을 소재로 사용했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 풍경 3

집회장에는 돌연 보통사람 키의 1.5배 넘어서는 '김삿갓'이 등장했다. 안국동에서 왔다는 정현고(38·자영업)씨는 "이런 사태까지 온 게 너무 한심해서 김삿갓 복장을 하고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광화문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을 높은 위치에서 한눈에 보기 위해 이런 도구를 렌트했다"고 기발한 방법을 사용한 동기를 밝혔다.

# 풍경 4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인파에 갇혀 전체 상황을 파악할 수 없게 되자 친구 및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오마이뉴스>를 통해 상황을 알려달라고 연신 핸드폰을 '때리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20대 중반의 한 여성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오마이뉴스>에 들어가 봐! 안 들려! <오마이뉴스>에 들어가서 여기 분위기가 어떤지 이야기해 줘!"라고 소리쳤다.

경기도 양주시에서 왔다는 채진하(38·자영업)씨는 "너무 많이 사람들이 모여 연단의 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까 <오마이뉴스>에 들어가 이곳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하고 전화해 줘!"라고 소리치며 부인에게 현장상황 파악을 부탁했다.

# 풍경 5

"김희선 의원님 파이팅! 힘내세요!"

집회장 한켠, 시민들은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을 둘러싼채 "김희선, 김희선"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오후 6시에 집회장소에 도착했다는 김 의원은 교보생명에서 국세청까지 이어진 행렬을 누비며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김 의원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현장에 나와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힘을 얻기 위해 나왔다"며 "시민들의 아름답고 위대한 힘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탄핵정국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어 광화문으로 달려왔다는 김현숙씨(맨왼쪽). 그는 현재 파리에서 화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9신 : 13일 밤 9시 20분]

"3.11 쿠데타는 꼭 막아내자"
7만여 '촛불인파' 광화문 가득 메워


"박정희와 전두환의 쿠데타를 막지 못해 오랫동안 어둠의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어제의 쿠데타는 반드시 막아내자."

무대에 오른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이같은 발언이 이어지자 집회 참가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김 사무처장은 또 "이 자리는 노 대통령의 탄핵 여부나 정치인 노무현의 호불호가 중요한 자리가 아니다, 쿠데타를 좌절시킬 수 있느냐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밤이 깊어지면서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 하지만 집회 열기 때문인지 시민들의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현장 기자에 의하면 7만여명의 '촛불 인파'가 지금 광화문에 집결되어 있다.

이들은 가수 안치환과 손병휘씨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흥겨워하고 있다. 또 수시로 대형 촛불파도타기를 하면서 집회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사회를 맡은 권해효씨는 "어제 1년반동안 끊은 담배를 다시 피웠다,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데 한나라당과 민주당 때문에 외국에 안나가도 애국자가되는 것같다"고 말하면서 "광화문에 신문사가 많은 데 굳이 이 집회를 두고 '국론분열이니' 그런 소리는 집어치워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 13일 저녁 광화문에 참가자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는 가운데, 한 참가자가 탄핵안을 통과시킨 3당 대표 회담 소식을 전한 14일자 경향신문 초판을 유심히 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국민 무섭다는 것 알릴 수 있어 좋다"
촛불시위 진행 자원봉사자들, 6만 인파속 누비며 땀방울

"통로를 확보해주세요. 마이크, 마이크! 국민여러분께 죄송합니다. 안전상 통제됐으니 돌아가 주세요. 행사장은 오른쪽으로 가셔야 합니다."

6만의 인파가 모인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 곳곳에서 들을 수 있는 외침이다. 목이 쉰 채 소리를 지르는 이들은 촛불시위 자원봉사자들이다. 천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은 질서유지와 양초준비를 위해 모였다.

이들은 특히 질서유지를 위해 아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깍지를 낀 채 사람들의 질서를 잡아주고 있다. 이용우(25, 대학생)씨는 "촛불시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고민하다가 자원봉사를 하게됐다"며 "야당 탄핵가결의 부당성을 이렇게 서서라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혜림(56, 애니메이션 감독)씨도 "질서유지를 위해 자원봉사에 나섰다"며 "생각보다 시민들이 질서를 지켜주셔서 힘든 줄 모르고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후 3시부터 나와서 질서유지 활동을 하고 있다"는 김나연(25, 대학생)씨는 "이러한 시위를 통해서만 의사를 표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국회의원들에게 탄핵가결의 부당함을, 국민의 무서움을 그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면 지금 흘리는 땀방울이 아깝지 않다"며 수줍게 웃었다.


[8신 : 13일 밤 8시40분]

"4월 15일 우리는 너희를 잊지 않을 것이다"


"4월 15일 우리는 너희를 잊지 않을 것이다"
"193마리의 미친 개를 찾습니다"


교보정문 앞에 서 있는 '상식적인 생활인의 사회 참여모임' 회원들은 위와같은 이색적인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참가했다. 이들은 또 "갑신오적 최병렬, 조순형, 홍사덕, 유용태, 김경재"의 이름과 함께 박관용 국회의장을 추가로 적었다.

▲ 13일 저녁 광화문에서 열린 탄핵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직장인들이 다양한 내용의 피켓을 들고 집회장 주변에 서 있다.
ⓒ 김성하씨 제공
종각역 출구 등에는 가족동반 참가자와 친구들이 함께 참여한 행렬이 종로 일대를 계속 채우고 있다. 집회 후미에서 번데기를 팔고 있는 김모 씨는 "6시 이후 5분마다 10m씩 줄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장사를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종로 일대 집회장 후미에서 질서유지를 담당한 자원봉사자들은 참석자들에게 연신 "앉아달라"고 당부하다 목이 쉰 경우가 많았다. 자원봉사자들은 또한 집회장 곳곳에서 탄핵무효와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1천만 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자원봉사자 안지훈(26. 경희대 대학원생)씨는 "권유를 하지 않아도 서명자들이 줄을 지어 서있다"면서 "혼자 한 시간에 벌써 4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 국회의원이 빼앗을 수 있나"

밤 8시경에 참여한 김동식(45.사업)씨는 아내와 아들(중학생)딸 초등학생)씨는 맨 뒤에 앉았다. 김씨는 "80년대 대학재학 시절 서울역 시위에 참가한 적이 있다, 당시부터 민주화 염원을 가지고 있었는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의원들이 빼앗아가니 너무 억울했다, 가족회의 끝에 가족과 함께 참석했다"고 말했다.

김재호(41·서울 광진구)씨는 가족(부인·딸)을 비롯해 앞집, 뒷집 등 8명과 함께 집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집에서 직접 만든 "탄핵무효,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민이 지키자"는 피켓을 들고 직접 거리에 나섰다.

김씨는 "탄핵 소식에 분노하면서 이웃들과 토론하다가 촛불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배울 수 있는 교육적 효과도 크다"고 집회참가 의미를 두었다.

열린우리당 종로지역구 출마 예정자인 김홍신 전 의원은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광화문 집회장에 참가했다. 김 전 의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정말 해선 안될 짓을 했다. 온 국민이 정의와 양심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한 "동료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개처럼 끌려나오는 것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을 향해 "소신과 양심을 버리고 어떻게 개혁을 논할 수 있는가. 그들은 진정 국민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개탄스러워 했다.

▲ 13일 저녁 6시부터 노무현 대통령 탄핵반대 촛불시위가 광화문 네거리 교보빌딩에서 종각 네거리까지 촘촘하게 가득 메운 채 진행되고 있다.
ⓒ 권우성
[7신 : 13일 밤 8시10분]

6만명으로 늘어난 '촛불 인파'


광화문은 지금 촛불 축제의 장이다. 촛불과 노래, 율동과 구호가 어우러져 신명나는 대동제를 연상시킨다.

현재 이곳에 모인 인파는 6만명으로 늘어났다.(경찰 추산 5만명) 지금도 시민들은 광화문에 촛불을 들고 모여들고 있다.

이날 행사는 8시5분경부터 문화 공연 위주의 2부로 넘어갔다. 무대위에서는 '바위처럼'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 노래가 이어지고 있고, 여성운동연합 사무처 활동가들이 직접 무대차에 올라가 율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집회 내내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앞으로의 촛불집회 진행경비 마련을 위한 모금함을 돌렸다. 이 모금함은 계속 꽉 차는 바람에 여러차례 걸쳐 시민들이 직접 무대 앞쪽으로 옮겨 비워내야만 했다.

무대 위의 사회자들은 "오늘 너무 사람들이 많이 와서 인원을 집계할 수 없다"면서 "음향기를 대열 중간에 두 개를 설치했는데 그래도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내일은 더 많이 설치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회자들은 또 "내일 7시에 광화문에서 모이자"면서 "탄핵이 가결된 오전 11시56분부터 1시간동안 차에 전조등을 켜자"고 즉석 제안을 하기도 했다.

무대 위에서는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김정헌 문화연대 대표는 "내가 미술가인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이들의 정체를 확연히 인식해 전화위복의 장으로 만들자"고 목청을 높였다.

김형철 전국공무원노조 정치위원장도 "공무원도 역시 국민의 공복으로서 끝까지 수구세력과 싸워 이땅의 민주주의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참가단체 중에는 '범국민행동' 소속 500여 단체 외에도 다양한 단체들이 참여했다. 이중에는 '라이브이즈 닷컴' 등 온라인 모임과 고양시청년회, 도봉시민단체협의회, 산을지키는시민연대 등 다양한 소규모 모임과 단체들이 참여했다.


[6신 : 13일 밤 7시 50분]

"시민 힘으로 민주주의 만들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다"
5만여개 촛불로 타오는 광화문...지하철 광화문역 무정차 통과


광화문은 지금 촛불바다다.

'탄핵 반대' 염원을 담은 5만여개의 촛불이 타오르고 있고, 지금도 시민들은 거리 곳곳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광화문으로 모여들고 있다.

대형 무대가 마련된 교보문고와 종각 사거리까지 1킬로미터 거리뿐만 아니라 교보문고와 동아일보사이의 인도도 사람이 움직일 수 없을만큼 시민들로 빽빽히 들어차 있다.

이날 촛불시위에는 자녀들을 동반한 가족 참가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자녀들을 안고, 업고, 무등에 태우고 참석한 부모들은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역사의 현장을 자녀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어 함께 참여했다"고 말했다.

조수진(여·30)씨는 탄핵 가결 때문에 자녀의 백일잔치가 무산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경북 안동과 대구에서 상경한 시부모·친정부모 그리고 백일 된 아들과 남편 등 모두 6명이 함께 참여했다.

조씨는 "어제(12일) 아이의 백일잔치를 위해 서울에 온 시부모·친정부모님들이 탄핵 가결을 보며 백일잔치도 하지 못하고 망연자실하고 있었다"며 "부모님들은 고향에 내려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역사의 현장에 나왔다. 우리 아이에게 민주주의를 기만하는 국회에 대해 아빠와 엄마가 항거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증거로 현장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강성록(11세) 어린이는 "아빠가 시민들의 힘을 모아 탄핵을 반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노무현 대통령 아저씨는 우리 나라를 잘 이끄는 것 같고 정직한 것 같아 좋아한다. 아빠 말씀대로 탄핵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망처럼 말했다.

강 군의 아버지는 "월드컵 때도 거리로 나오지 않았는데 사안이 너무 심각해 광화문에 나오게 됐다"며 "아들에게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아들과 함께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해나(여·13세) 어린이는 "어제 TV에서 국회의원 아저씨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어른들이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노 대통령 아저씨가 물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탄핵에 반대했다.

조유진(여·8세) 어린이는 손에 '탄핵반대'라고 쓰인 피켓을 직접 집에서 만들어 와 눈길을 끌었다. 이 어린이는 "이모와 엄마가 함께 가자고 해서 왔다. 잘 모르지만 대통령 아저씨가 물러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에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고 있다. 안내방송에서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광화문에 정차할 수 없다"고 방송하고 있다. 이에 일부 시민 50여명이 광화문 무정차 통과에 항의하고 있다.

▲ 집회 참가자들이 '탄핵무효'가 적힌 종이를 흔들며 함성을 외치고 있다.
ⓒ 권우성

[5신 : 13일 밤 7시20분]

"4.15 총선에서 거대한 장례식을 치르자"
광화문에서 종각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촛불파도타기


광화문 사거리에서 종각 사거리까지 거대한 촛불파도타기가 이어지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양 사거리의 거리만도 무려 1킬로미터다. 이 곳에 약 5만여명의 인파가 몰려있고, 현재도 늘어나는 추세다.

무대에서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의 다음과 같은 발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친일파 세력들이 5·6공 세력으로 이어지더니 급기야 어제는 국회에서 민주주의를 암살시켰다. 4·15은 총선 날이 아니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장례식이다. 성대하게 장례를 치르자.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에서 단 한발도 물러서선 안된다."(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오늘 아침에 뚝뚝뚝 소리에 잠을 깼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소리였다. 그러나 3당 합당이 헌정을 파괴할 것이 두려워 마음대로 기뻐할 수 없다. 거대야당은 지금 여론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방송했다고 언론들을 협박하고 있다."(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지금까지 민주노총이 계급투쟁에 주력했는데 이제 쓰레기를 청소하는데 선두에 서겠다. 16일 전국의 노조 대표들이 모여 전 민중적 투쟁을 결의할 것이다"(강승규 민노총 수석부위원장)


한편 종각 사거리에 위치한 촛불시위 대열 뒤쪽은 '넉넉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아이의 손을 붙잡고 집회에 참석한 한 부부는 아이들과 '민주수호' 카드와 촛불을 든 채 기념 사진을 촬영하기도 하고, 한 젊은 남녀는 서로 촛불을 붙여주면서 본대회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또 뻔데기와 오뎅을 파는 노점상 주변에는 나이든 시민들이 모여 따뜻한 오뎅국물 한잔으로 추위를 녹이고 있다.

▲ 세자매가 아이들과 함께 촛불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 권우성
▲ '탄핵무효'가 적힌 종이를 든 시민들이 흔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4신 : 13일 밤 7시]

촛불시위 인파 급증...지난 월드컵 때 '붉은 악마' 방불


촛불시위 인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월드컵때의 대규모 인파를 방불할 정도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종각 국세청 앞 사거리까지 양차선이 참가자들로 가득차 교통이 통제된 상태다. 참가 인파가 계속 늘어나면서 광화문 일대는 이동이 불가능하다. 주최측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시민들에게 동아일보 쪽 길을 통해 종각으로 이동해 집회장 뒷줄에 합류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3신 : 13일 오후 6시 30분]

광화문 교보 문고 앞을 밝힌 2만여개의 촛불


광화문에 촛불이 켜지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한 손에 '탄핵반대' 레드카드를 든 시민들은 다른 한손에 들린 양초에 불을 켜며 노래를 부르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6시40분 현재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종각 서린로타리까지 시민들이 꽉 메운 상태다. 또 시청쪽에서도 사람들이 계속해서 모여들고 있다. 경찰은 1만5천명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현장 기자들은 "2-3만명 정도는 돼 보인다"고 전해 왔다.

6시 15분께 '임을 위한 행진곡'과 열사에 대한 묵념으로 본 행사가 시작됐다.

트럭의 덮개가 윗쪽으로 열리는 대형 윙카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또 발언과 노래, 시낭독 등이 계속되고 있다. 무대차 윗쪽에는 '탄핵 무효 부패정치 척결 국민대회'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무대 뒤편에는 현장 상황을 생중계하는 대형 멀티비전을 실은 차를 주차시켜서 시민들이 집회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어린아이와 함께 가족들이 모두 총출동한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된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13일 저녁 광화문 탄핵반대 촛불시위에 사용될 양초가 동화면세점 앞에 쌓여있다.
ⓒ 권우성
"16대 국회는 빵점"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 점수는?

'탄핵 국회'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된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어떻게 평가할까.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자신들의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시민들은 "16대 국회의원들이 지역과 나라를 위해 한 일이 거의 없다"며 점수를 영점에서 마이너스를 매겼다.

김현정(여·27)씨는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점수를 준다면 40점밖에 줄 수 없다"며 "지역발전을 위해 일은 조금했지만 국회에서의 활동이 미미하고 특히 탄핵에 찬성했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란(여·30)씨는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은 총선에서 결코 당선되지 못할 것이며 더욱 차떼기 한나라당과 민주당에게 17대 국회를 맡길 수 없다"며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발전과 여성들을 위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마이너스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안만희(38·영화제작사 대표)씨는 "탄핵 가결은 정상적인 사고로는 할 수 없는 행동이었으며 이곳에 모인 시민들은 정치를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 모인 것 같아 뿌듯하다"며 "제대로 한 일이 없는 16대 국회에 대해 빵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낙기(65)씨는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은 여당인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옮긴 철새 정치인으로 영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으며, 제 아무개(여.40.주부)씨는 "민주당 소속인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의 점수를 아예 줄 수 없다"고 말했다.

[2신 : 13일 오후 6시 10분]

"대한민국 짝짝짝∼∼∼ 국회해산 짝짝짝 ∼∼∼"
교보문고 앞 4차선 도로를 꽉메운 1만여명의 인파


오마이뉴스, 13일 7시 호외 배포

호외요! 호외!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3·12 의회쿠테타 범국민적 저항'이란 제목의 4면짜리 호외를 발행한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민의를 저버린 의회쿠테타에 범국민적인 저항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호외는 서울·광주·부산·대구 등 성난 민심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호외는 오후 7시께 촛불시위가 벌어지는 광화문 동화빌딩 앞에서 시민들에게 배포된다.
광화문 교보 앞 도로 4차선이 집회를 앞두고 인파로 가득 찼다. 오후 6시 현재 1만여명의 인파가 모여들었고, 지금도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조금 늦게 참여한 인파들은 종로 방향으로 옮기고 있으며 광화문 지하도는 참가 인파로 가득 차 집회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늦어지고 있다.

네티즌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은 "오늘 10만 명이 옵니다. 서서 3시간을 버틸 수 없습니다. 종로를 채우면 대통령을 지킬 수 있습니다"고 외치며 참가자들의 종로 이동을 호소했다.

시민들은 월드컵 당시 외쳤던 "대한민국 짝짝짝∼∼∼ 국회해산 짝짝짝 ∼∼∼", "탄핵무효 국회해산"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한 중소기업체 사장은 직접 제작한 카드 "민주수호 탄핵무효"를 시민들에게 나누어주었으며 참가자들은 빨간색 리본 "탄핵무효"를 달고 있다.

또 일부 참가자들은 '세이브 코리아, 리멤버 3.12'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고, 안전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차량이 지나는 경계지점에서 대열을 따라 스크럼을 짜고 있다.

한 기획사 직원은 "천주교 야외 행사에서 쓰려던 것을 가져왔다"며 양초 10박스(1200개)를 가졌으나 30분만에 동이 났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46개 중대를 집회장 주변에 배치했다.

▲ 오마이뉴스 호외가 집회 참가자들 손으로 전달되고 있다.
ⓒ 권우성

[1신 : 13일 오후 5시35분]

10만개의 초로 성난 민심 타오를 것


광화문이 다시 '성난 민심'으로 타오르고 있다.

오후 6시부터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릴 '탄핵 반대 촛불집회'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광화문 네거리는 이미 전경차들로 방어막이 쳐져 있으며, 동화면세백화점 앞 광장에서는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오늘 행사용 초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그 수가 무려 10만개가 넘는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교복을 입은 10대 학생들과 머리에 물을 들인 20대, 양복을 차려입은 30-40대, 머리가 희끗한 중년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광화문 교보문고 앞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교보문고 앞 시민 3000여명 이미 집결

탄핵 반대 규탄 집회가 시작되기 30분전인 13일 오후 5시30분 현재 교보문고 앞 인도는 이미 3000여명의 시민들로 발디딜틈 없이 메워진 상태다. 지금도 지하철 입구와 거리 곳곳에서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또 300여명의 사람들은 즉석에서 원형으로 빙 둘러앉아 가운데에 한사람을 놓고 1분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원형 무대에 선 발언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고 '수구국회의원'들을 심판하자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호응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보드판에 매직으로 “3.12 내란음모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적어서 들고 나왔다. 아직 참가인원이 많지 않은 관계로 혼란하지는 않은 편이다. 참가자들은 현재 종로에서 광화문 4거리로 나오는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탄핵 무효’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유 발언에 나선 한 참가자는 “나는 노사모 회원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탄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5시35분 현재 대형 트럭 위에 무대 차량이 설치됐고, 그 뒤로 사람들이 대오를 갖춰 모이고 있다. 행사가 진행될 교보문고 주변에는 뻔데기, 붕어빵, 커피 등을 파는 노점상들도 나와있다.

한편 광화문 동화빌딩 앞에는 촛불집회를 위해 10만개의 양초가 준비되어 있다. 행사 주최측에 따르면 1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이 양초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13일) 오후 전국 탄핵규탄 함성 "거리로, 거리로!"
서울 광화문, 광주, 부산, 대전,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집회 예정

"국민들을 우습게 본 국회의 탄핵은 무효!"

국회의 대통령 탄핵 가결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주말을 맞은 13일 전국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탄핵 가결 규탄' 집회들이 줄지어 예정된 상태다.

우선 12일 탄핵 가결이 된 여의도 국민은행 앞 광장에 3만여명이 운집해 촛불시위를 벌였던 서울에서는 분위기가 확대, 이어질 전망이다.

오늘(13일) 오전 11시에는 전국 시민단체대표들이 모여 '비상시국회의'를 진행했고, 오후 6시부터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500여개 시민·사회·학생단체가 참여한 '탄핵무효·민주수호를 위한 범국민행동' 주관으로 대규모 '탄핵 규탄 촛불시위'가 예정돼 있다.

대전·충남지역에서도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있다. 전날 대전충남지역 시민단체들이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가칭 '민주수호국민운동본부'를 결성키로 한 가운데 오후 7시 시민단체와 노사모, 열린우리당 등 공동주최로 촛불시위가 대전 중앙로 동방마트, 홍명상가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주최측은 "2천여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여 국회 탄핵 가결의 무효를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날인 14일에는 대전역 광장에서 16대 국회 장례식을 포함한 대규모 시민 궐기대회가 진행된다고 한다.

노 대통령 당선에 큰 몫을 했던 광주에서 역시 대규모 집회가 준비중이다. 오늘 오후 3시에는 가칭 '대통령탄핵가결에 대한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서울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 결과를 반영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또 오후 6시에는 전남도청 앞에서 촛불시위가 광주전남 민중연대, 광주시민단체 협의회 주최로 열린다. 예상인원은 4천명.

부산지역 10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해 오후 4시 부산 태화쥬디스 앞에서 '비상시국 탄핵분쇄 범국민부산시국회의'를 연다. 열린우리당 부산시지부도 14일 오후 4시 벡스코에서 열기로 했던 총선 선거대책본부 발족식 대신에 '3·12 의회 쿠데타 분쇄를 위한 우리당 부산 범국민운동본부 발족식'을 갖기로 했다.

경남지역 시민단체는 "탄핵 무효와 민주주의 수로를 위한 경남비상시국회의"를 결성, 오늘 낮 12시 마산가톨릭여성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열었다. 경남비상시국회의는 오후 2시 "탄핵 무효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과 앞으로 활동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오후 6시에는 마산 코아상가 앞에서 규탄대회도 열기로 했다.

또 오늘 오후 7시 창원 정우상가 앞과 김해 학생체육관 앞 등 경남지역 10곳에서 촛불시위 등이 열릴 예정이다. 열린우리당 경남도지부 관계자는 "오늘부터 열리는 촛불시위 등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전혀 관여하지 않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사가 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오후 7시부터 대구백화점 앞에서 50여개 시민단체 연합, 촛불시위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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