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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기독교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라고 한다. 최근 기독교(개신교와 가톨릭)는 불교를 제치고 한국 제일의 종교로 성장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 50개 가운데 그 절반이 한국에 있다고 하고 한국은 신학생이 제일 많은 나라이기도 하며 미국을 빼면 해외 선교사를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이기도 하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은 75% 이상이 일주일에 한 번 또는 그 이상 교회에 나간다는 통계가 있다. 35% 정도는 두 번 이상 나간다고 한다. 이는 놀랄 만한 통계이다. 서방 세계에서 가장 종교적인 나라 중 하나인 미국에서도 전체 인구의 30% 정도가 일주일에 한번 또는 그 이상 교회에 다니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매년 약 0.4% 정도 감소하는 추세이다.

재미동포가 많이 사는 뉴욕이 있는 북동부에선 22%, LA가 있는 서부지역에서는 18.7% 가 일주일에 한 번 또는 그 이상 교회에 나가고 여기서 노년층과 소수민족을 빼면 이 숫자는 더 줄어든다. 스웨덴이나 덴마크 같은 나라에서는 5% 정도만 거의 매주 교회에 나가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교회를 자주 나갈 뿐 아니라 보수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어서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선교를 강조하며 개인적인 일에 미치는 기도의 힘에 대하여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왜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열심히 기독교를 믿을까? 어떤 목사님의 말처럼 우리 나라 사람들은 하나님이 뒤늦게 선택한 민족이어서일까? 이러한 선택설은 사회과학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종교적 차원의 설명이니 논외로 치고 필자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가설이 타당성이 있는 듯하다.

첫째, 60년대 초만 해도 한국의 종교 인구는 불교, 기독교, 전통 종교를 다 합쳐서 12%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은 일종의 종교 진공 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기독교와 마찰을 빚던 유교적 사상이 힘을 잃어가고 기존 종교인 불교는 개신교와는 반대로 다른 종교에 대하여 포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어서 기독교가 급속한 발전을 할 수 있었다는 가설이다.

두 번째는 한국 사람에게 기독교는 근대화 또는 서구화와 직접적인 연결이 되어 있어 다른 종교에 비하여 더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 서양 학문과 의술을 가져온 사람들은 미국 선교사들이며 기독교는 또한 항일 운동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한국인들에게 여러 가지로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기독교가 미래지향적이고 열심히 일하는 한국 사람의 생활 습관에 맞는다는 것이다. 최근에 미국 사람이 유럽인들에 비하여 더 종교(기독교) 적이며 이는 미국 사람들이 유럽인에 비하여 열심히 일하는(일하는 시간이 많은) 현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는 이런 가설을 뒷받침하는 듯하다.

네 번째는 교회가 한국인에게 사회적인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친교의 장이 되어 준다는 것이다. 나는 이 설명이 해외동포의 경우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한국 본토의 기독교 열풍을 설명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에도 급속한 산업화의 결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도시 또는 도시화되어 있는 지역에서 낯선 사람들과 섞여 살고 있다. 결국 한국인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부분이 타향살이를 하는 셈이고 그런 상황에서 교회는 매주 한번씩 모여 친교를 나룰 수 있는 장소와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기독교의 급속한 발전에 일조를 했다는 것이다. 교회 만큼 낯선 사람들을 반겨주는 곳이 어디 있겠는가?

덧붙이는 글 | 뉴욕판 한국일보에 실렸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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