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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으로부터 막연히 주입되었던 인간중심의 틀을 깨며... 조용히 내 존재를 세상 속에 던지며 그 말없는 물음에 가난한 가슴으로 자신을 읊조리는 사람이 하나 있다. 공존을 이야기하는 이... 공존을 노래하는 이로 남고 싶다(박창근 생각)"

▲ "내가 노래할 이유는 여기에 있네, 바로 당신..."
ⓒ 김용한
길거리 가수, 언더 중에 언더 가수임을 스스로 자청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박창근 가수가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10여곡의 작품을 선보인 "나 그대와 함께 살겠네"라는 정기콘서트를 경북대학교 백호관 내 소극장에서 그의 팬과 함께 지난 7일 문화공연을 개최했다.

박창근 그는 거리가수, 민중가수로서 노동단체의 집회나 거리공연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작년 한 해는 고 미선·효순이의 촛불집회를 위해 소리타래팀과 함께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을 지켜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최근 그는 노숙자, 결식. 결손 가정을 위해 매주 토요일(동절기 오후 4시- 6시, 하절기 5시- 7시)마다 거리공연단인 '우리 여기에'와 함께 거리공연을 이끌어 오고 있다.

토요 공연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수 박창근은 결코 이 일을 멈출 수 없는 모양이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마치 사명감을 갖은 듯 보람을 느끼며, 아주 오랫동안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자신이 펼쳐놓은 일(거리공연단 우리 여기에)을 순수하게 지켜내길 바라고 있다.

이번 정기공연도 모금의 일정 부분을 거리공연을 위한 것에 쓰이며, 결손, 독거 노인을 돕는 일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그는 자신의 공연에 온 정성을 쏟는다.

▲ 하모니카에 묻어나는 박창근의 노래세상
ⓒ 김용한
박창근 가수는 "저는 여느 가수들처럼 인기 있는 콘서트는 가지지 못하더라도 객석에 앉아있는 관객과 진정으로 호흡하며 서로의 느낌을 교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그는 '채식주의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채식'을 즐긴다. 이런 생각 때문인지 그는 자신의 노래 가사 속에서도 어김없이 음식,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꺼낸다. '이런 생각 한번 어때요?', '저주', '나 그대와 함께 살겠네'라는 노래 속에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려는 그의 순수함이 엿보일 정도로 그는 의지와 신념은 꾸밈이 없고 뚜렷하다.

"나 그대와 함께 살겠네/ 육식을 탐하지 않으며/ 하늘이 허락한 땅이 키운 곡식을 섬기며 살겠네" - 나 그대와 함께 살겠네 중에서 -

또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결식, 결손. 독거노인을 돕기 위해 펼치고 있는 일들을 대변해 주듯 '귀 기울여보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기회를', '주라'라는 제목의 노래를 부르며 작은 사랑을 말없이 실천해 나간다.

그는 2시간 가량의 지인, 팬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노래세상을 마음껏 펼쳐본다. 공연을 마친 가수 박창근은 어렵게 자신의 정기콘서트를 지켜보기 위해 힘든 걸음을 한 이들이 고맙고 감사했던지 가는 사람들에게 마다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네며 그들을 배웅해준다.

▲ 동료가수를 위해 기꺼이 찬조출연한 가수 박성운
ⓒ 김용한
박창근 가수의 콘서트에 초대되어 찬조출연을 한 동료가수인 박성운씨는 "지금 노래보다 창근 씨를 알았을 때 노래가 점차 삶에 본질에 가깝도록 변하는 것을 보면서 음악적 시도, 다양함에 놀랍다"고 말한다.

또 "자기가 원하는 바대로 이끌어 가는 힘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구태여 단점을 말하자면, 여러 가지 일을 함에 있어서 남들과 타협하지 못하는 익숙지 않은 부담스러운 모습이 아닐까"라고 귀띔을 해준다.

서울에서 동료가수의 공연을 위해 대구에까지 내려온 가수 서기상씨는 "목소리 색깔이 독특하고 목소리에서 어필하는 것이 남들과는 달리 큰 매력을 지닌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박창근만의 색깔을 지닌 것 같다. 더 건강한 모습으로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당부했다.

▲ 모처럼 갖는 콘서트 자리에 관객들도 행복한 모양이다.
ⓒ 김용한
가수 김학수(참세상 소리타래)씨도 "개인적으로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기타하나, 하모니카 하나만으로도 관중을 매료시키는 것이 부럽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직접 노래를 쓰고 편곡할 정도로 재능이 풍부한 가수이다"고 칭찬했다.

그의 아내(윤종경)는 "그 어떠한 것에도 절대로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가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평생 음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며 든든한 후원자임을 자청한다.

그는 낯선 만남, 낯선 무대공간이지만 자신을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사람들에게 오직 노래로서 보답하는 마음으로서 12월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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