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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조기유학의 근본 요인으로 꼽히는 게 국내의 약한 교육경쟁력과 이에 따른 높은 사교육비. 기회의 평등뿐만 아니라 결과의 평등까지 바라는 획일적인 평등주의가 교육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오고 이러한 현상이 '탈(脫)한국'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학교간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에 대해 교육부와 전교조는 여전히 강하게 반대한다. 교육시장 개방이나 영어교육의 강화에도 거부감을 보인다. 이들은 국민 여론이 여전히 고교평준화에 찬성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적 발상이 국민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교육은 제자리걸음 혹은 경쟁국과 비교해 상대적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소득 2만 달러 시대'의 뒷다리를 가장 세게 잡는 게 교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매일경제> 9월 3일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3일자 <매일경제>(이하, <매경>)의 "전교조式 평준화교육이 '기러기 아빠' 양산한다"는 제목의 기사에 대해 "마치 전교조가 우리나라 교육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듯한 인상을 독자들에게 심어줄 우려가 많고, 전교조의 명예를 부당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문제제기, <매경>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전교조는 5일 오후 해명과 정정 보도를 공식 요청하는 공문서를 발송한 상태다.

"신자유주의적 맥락에서 쓴 기사"

송원재 전교조 대변인은 <매경>이 이런 기사를 쓴 것에 대해 "매경은 전부터 자본 쪽의 입장이나 이해관계를 미묘하게 반영해 왔다. 일종의 신자유주의 교육의 시각에서 자립형 사립고, 특수목적고 등을 찬성하는 등 평준화를 깨는 방향으로 시각을 견지해오고 있었다"며 "이번 기사도 <매경>의 신자유주의적 맥락 위에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송 대변인은 "신자유주의, 신지식인 등이 대두되고 주목을 받자 여기에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경제통상학자들과 관료들이 특히 적극적으로 비평준화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사회단체에 있어서도 교육 관련 단체보다는 경제 관련 단체에서 비평준화를 적극 찬성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전교조式 평준화교육이 '기러기 아빠' 양산한다"는 제목이 "조기유학 열풍의 주된 책임이 마치 전교조에 있는 것처럼 전달함으로써 제목을 읽은 독자들로 하여금 전교조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리적 비약과 입증된 바 없는 근거"

기사의 내용에 있어서도, 전교조는 <매경>의 이 기사가 "평준화 때문에 국가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식의 지나친 논리 비약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매경>의 '평준화가 학력저하를 가져왔다'는 주장은 한번도 입증된 적이 없으며 오히려 많은 연구 결과에서 평준화 지역의 평균학력이 비 평준화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전교조는 문제의 기사가 평준화에 대한 찬반 입장을 인용하는 데 있어서도 "평준화 반대론은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9명의 인사들의 말을 인용한 반면, 평준화 찬성론은 오직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사무국장의 발언만 쓰고 있어 기사의 기본인 객관성과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경>기자, "논리 전개하다 보니..."

전교조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문제의 기사를 쓴 <매경>의 김상민 기자는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가 기사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조기유학 문제 해결이었다. 이러한 차원에서 논리 전개하다 보니 그런 (평준화)문제까지 들어가게 되더라"고 말했다.

김 기자는 "회사 차원에서 나간 기사이니까 사적으로 말씀드리기 그렇다. 기자는 기사로 말하는 것이지 기사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고 그러면 안된다"며 "(전교조가) 회사로 공문서를 보냈으니 공적인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언론자유 침해' 오해 말길"

한편 전교조는 <매경>에 해명과 정정보도를 공식 요청하고 만약 <매경>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공정보도위원회 제소는 물론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전교조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 "교육 관련 기사가 우리나라 교육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능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부탁한다"며 "이번 조치가 '언론자유에 대한 침해'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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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의 기자만들기> 18기 김윤정입니다. 강의를 듣고 시민기자로 활동하지 않는다면 제 자신에게 부끄러울 것 같아 등록합니다. 기사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르포나 인터뷰를 하고 싶습니다. 소외되고 버려진 곳, 주변 사람들의 소소하지만 특별한 이야기 등을 찾아 기사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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