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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7월 네째 주) 포항에서 영천을 거쳐 의성, 영주, 봉화를 지나 울진 불영사와 계곡 그리고 울진에서 강릉 방면으로 해수욕장과 어항을 기행했다. 이에 올해 동해안으로 피서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독자 여러분에게 정보를 드리고자 이곳에 1, 2편으로 나눠 소개할까 한다.

▲ 불영사 전경
ⓒ 정표채
1. 울진 불영사와 불영 계곡

작지만 큰 청량산을 산행하고 래프팅과 팜스테이를 하고 있는 봉화 이내리 강변(낙동강 상류) 명호를 지나면 울진으로 가는 36번 도로를 만날 수 있다. 백두대간 산줄기를 북에 두고 봉화 방면, 즉 서쪽으로 흐르는 광비천은 명호의 이내리 강변을 거쳐 낙동강으로 흐르며 동으로는 불영천을 이뤄 불영계곡을 통해 왕피천으로 흘러든다.

36번 도로는 작년 영동 지방의 큰 수해로 피해를 많이 본 곳으로 곳곳에서 아직까지도 수해 복구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불영 계곡을 통해 왕피천으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계속내린 비로 인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춥기로 유명한 춘양과 시골의 간이역인 현동역을 옆으로 지나 청옥산 자연휴양림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청옥산 방면은 31번 국도)를 지나 구불거리는 길을 한참 가노라면 통고산 자연휴양림을 만나게 된다. 통고산 휴양림을 지나서 10여분 정도가면 약 15킬로에 걸친 불영계곡이 펼쳐진다. 각종 기암괴석과 소나무 숲으로 이뤄진 계곡에는 무성한 숲에 싸인 불영사(佛影寺)가 자리하고 있는데, 잠시 불영사에 들러보자.

오후 7시에 도착을 해서 불영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보니, 나무가 무성해서 인지 사방이 어둑어둑했다. 어둠속에서 불영사로 향했다. 작년 수해로 다리가 유실 됐는지 새로 다리를 만들고 있어 임시 다리로 계곡을 건넜다. 어제부터 내린 비로 물은 많이 불어 있었고 주위는 어둠이 더 짙어지고 있어 황급히 발걸음을 재촉했다. 잘 닦여진 길을 따라 한참 가노라니 굴참나무 숲이 하늘을 덮는다. 주차장에서 불영사까지는 1킬로 남짓한 거리인데도 초행길이고 마음이 급해 십리는 넘게 걸어온 느낌이었다.

불영사 앞에 서니 저녁 예불이 시작되어 범종과 법고와 목어 운판이 차례로 울고 대웅전에서는 예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입구부터 깨끗하다. 특히 범종루 앞에 있는 연못이 전체적으로 불영사의 운치를 더욱 멋지게 했다. 비구니 절집이라는 느낌이 풍긴다. 주위는 이제 어두워져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대웅전과 삼층석탑을 돌아 응진전과 몇 개의 당우를 돌아보고 주차장으로 돌아 나왔다.

▲ 망양정
ⓒ 정표채
2. 울진 성류굴, 망양정, 망양해수욕장

울진 성류굴은 울진 시내에서 평해 방향 7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시내를 빠져나와 다리를 건넌 뒤 왕피천을 따라 우회전해서 약 3킬로 정도 올라가면 나온다. 석회암 지형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 졌다는 성류굴은 갖가지 종유석들이 있었지만 많이 훼손되어 원래의 모습을 찾아보긴 힘들다고 한다.

비 때문에 왕피천 물이 불어 성류굴에 들어 갈 수가 없었다. 비가 많이 내리는 경우 왕피천과 통해 있는 이 굴의 특성상 물이 빠질 때까지는 관람이 불가능하니 미리 출입 여부를 확인 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대인이 2200원이다.

성류굴을 출발하여 왕피천을 따라 계속 직진하면 왕피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망양해수욕장과 관동팔경 중의 하나인 망양정이 자리하고 있다. 망양정은 망양해수욕장 주차장 뒤편에 있는 산위에 있는 정자로서 “關東第一樓”라고 했을 만큼 빼어난 절경으로 유묭하다. 원래 위치는 이곳이 아닌 평해 방향으로 약 10킬로 아래쪽에 있었다고 하나 1858년 울진 현령이 현 위치로 옮겼다고 전한다. 지금 건물은 1979년에 복원한 건물로 고풍스러움은 사척의 죽서루에 비해 훨씬 덜한 느낌이다.

▲ 망양해수욕장
ⓒ 정표채
망양정 아래에 있는 망양해수욕장은 민물인 왕피천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민물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소규모의 해수욕장이다. 망양정으로 오르는 산 입구에 야영을 할 수 있는 조그만 야영장도 준비되어 있고 각종 편의 시설이 있다.

3. 현내항

망양해수욕장에서 7번 국도 삼척 방향으로 가다가 새로 난 4차선 도로에 접어들면 곧 현내항으로 들어가는 나들목 표시가 있다. 그곳에서 현내항까지는 불과 3분 거리. 항구 진입로가 일방통행이니 자가 차량을 가지고 갈 때에는 주의해야 한다. 현내항은 울진대게를 잡는 어선들이 들어오는 곳으로 대게 철에는 싼 값으로 맛볼 수 있다. 요즘에는 자연산 회를 취급하기도 하고 민박도 여러개 있다.

▲ 봉평 신라비
ⓒ 정표채
4. 봉평 해수욕장과 봉평 신라비

울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봉평 해수욕장이 있다. 7번 국도를 타고 가다보면 국도변에서 보이는데 규모는 작지만 뒤편에 작은 솔밭도 있는 그런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뒷편 7번 국도를 건너야만 각종 숙박 시설이나 음식점이 있어 건너다니는데 주의해야 한다.

봉평 해수욕장에서 3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봉평 신라비가 비각 안에 모셔져 있는데 일반인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봉평 신라비는 신라 법흥왕 때 영토 확장을 하면서 지방 통치를 어떻게 하였는가 알려주는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 자료이다. 이 비석은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다가 향토사학자에 의해 비문이 해독되면서 그 중요성이 인식되었다고 한다.





▲ 죽변항의 러시아산 대게
ⓒ 정표채
5. 죽변항과 후정해수욕장

죽변항은 포항 구룡포항을 빼곤 위쪽으로 큰 어항으로 주로 울진대게가 많이 나오는 항구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다음에 소개할 임원항과 삼척항은 경상도를 벗어나 강원도 지역에 있는 큰 어항이다. 요즘 죽변에는 대게 잡이가 6월말로 끝나버림으로써 국내산보다는 북한산이나 러시아산 대게 킹크랩을 수족관에 가득히 채우고 지나가는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러시아산 3킬로나 되는 대게는 50,000원 정도를 호가 한다고 한다.

후정해수욕장은 죽변항을 나와 북쪽 방향으로 5분 정도 가면 나오는 역시 소규모의 해수욕장이다. 주차시설이나 숙박시설이 그리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죽변항을 이웃하고 있어 가족 단위로 피서를 즐기며 가까운 어항에서 풍부한 해산물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덕구 온천(덕구 스파월드)
ⓒ 정표채
6. 부구 울진 원전과 덕구 온천 스파 월드

월성 원전, 울진 월전 수없이 많이 들어 온 말인데 월성 원전은 감포 대왕암에서 울산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나오는 나정이라는 곳에 있고, 울진 원전은 울진에서 죽변을 지나 강원도와 거의 경계 지점인 부구에 있다. 부구는 그리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원전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머무는 소도시로 그 규모가 작지만은 않다. 지역 주민과 원전 직원을 위한 최신 스포츠센터가 원전 바로 옆에 있기도 하다.

부구에서 약 7, 8킬로 정도 좌측으로 들어가면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용출온천이라고 하는 덕구 온천이 있다. 덕구 온천 원탕은 지금의 덕구 스파월드가 있는 곳에서 약 3킬로 정도 아래쪽에 위치한다. 지금은 대부분 값은 비싸지만 시설이 좋은 덕구 스파월드를 이용하고 나이 드신 분들만이 옛 원탕을 이용하고 있다.

▲ 호산 해수욕장
ⓒ 정표채
7. 나곡, 고모, 호산 해수욕장

덕구 온천에서 다시 부구로 나와 조금 위로 올라가면 나곡해수욕장이 있다. 나곡 해수욕장 좌측으로는 큰 모텔인 나곡 비치 타운이 있는 소규모의 해수욕장이다.

고모해수욕장은 7번 국도에서 고모항으로 가는 길에 있는 조그만 해수욕장인데 야간에는 군인들이 경계 근무를 서기 때문에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조그만 철문을 굳게 잠근다. 편의 시설로는 해수욕장 후면에 조그만 매점이 하나 있다.

비로소 강원도로 들어서 맞이하는 호산해수욕장은 자갈이 깔려 있는 소규모의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후면에 민박들이 즐비해 있으며 모래가 아닌 자갈이 특징적인 해수욕장이다.

▲ 임원항 전경
ⓒ 정표채
9. 임원항

경북 울진을 지나 대규모 어항은 경북 쪽의 죽변을 강원도 쪽은 임원항을 꼽는다. 요즘 매일 아침 5시만 되면 항구에 배가 몰려들어 밤새 잡은 생선을 경매하는데 일반인들은 그 경매가 끝나면 현지에서 싱싱한 활어나 생선, 해산물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임원항에는 각종 건어물 상점과 활어 및 해산물 직판장을 만날 수 있다. 모두 자연산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포항에서부터 7번 국도를 따라오면서 활어나 회에 대한 가격을 비교해 보았더니 우리가 통상적으로 많이 가는 속초~강릉 구간의 회값보다 포항~임원 구간의 회 값이 훨씬 쌌다.

▲ 해삼 중 붉은 빛을 띠는 홍삼
ⓒ 정표채
내 나름대로 생각건대 그 이유는 공급과 수요의 법칙이 아닐까 한다. 아무래도 강릉~속초 구간은 서울이나 수도권의 여행객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는 조금은 멀더라도 삼척 아래 쪽 즉 임원, 죽변, 울진 등을 이용하는 것이 어떨까?

임원항에서 바다에서 나는 인삼이라는 해삼 중 붉은 빛을 띠는 홍삼을 한 접시 주문해서 뚝딱 해치우고 다시 해신당이 있는 신남 해신당으로 향했다.

(2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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