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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이었다. 거의 100일 정도 밖에 남지않은 수능 때문에 나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지쳐있었고 마음도 답답했다. 그래서 특단의 조치로 하루정도 편하게 쉬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나의 쉼터로 선택한 곳은 경기도와 강원도 사이에 있는 반달모양의 남이섬이었다.

기차를 타고 가평역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선착장에 이르렀다. 그리고 잠시후 낡은 배를 타고 내륙안에 있는 섬 그 신비한 곳으로 들어섰다.

섬에 들어서자 나를 맞이한 것은 힘찬 생명력을 내뿜고있는 나무들이었다. 나는 이 신록의 나무들의 인도를 받으며 길을 거닐었다. 그렇게 길을 거닐던 중, 문득 좀더 자유롭게 다니고 싶어 길이 아닌 곳으로 가기로 했다.

나는 나를 인도해주는 나무들의 눈을 피해 오른 쪽 숲속으로 몸을 숨겼다. 잠시후, 내 앞에는 푸른 잔디밭이 눈부시게 펼쳐졌다. 파아란 하늘아래 펼쳐진 에메랄드 빛 양탄자를 거닐던 나는 섬의 구석구석 까지 살펴보기로 했다.

다시 나무들의 인도로 섬안쪽으로 들어가자 조금은 복잡하지만 자연의 멋을 낸 카페들이 늘어서 있었다. 아름다운 카페들를 지나 다시 발걸음을 향했다.

다시 도착한 곳은 은행나무 숲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한 은행나무 길이었다. 은행나무의 인도를 받아 길을 거닐고 있을때 빽빽한 나무들사이로 반짝이는 것이 눈에 보였다.

호기심에 은행나무 길을 뒤로하고 그쪽으로 발길을 돌리니 별빛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강의 모습이 들어왔다. 강변에 있는 나무들도 강의 아름다움을 더 느끼려는 듯이 강쪽을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강물의 인도로 강변을 따라 아름답게 난 길을 거닐어 도착한 곳은 방갈로가 있는 곳이었다. 독특한 모양의 방갈로들은 마치 동화나라에 온 느낌이었다.

방갈로를 뒤로하고 나는 조그만 동물원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동물원이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부족한, 작은 동물우리 같은 자유로워 보이는 곳이었다. 오리, 토끼, 닭 사슴, 등 모두 함께 어울려있는 모습은 내 마음속까지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동물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강변길을 지나, 은행나무길을 따라서 여러 카페를 지나고, 나무들의 배웅을 받으며 선착장에 도착했다.

선착장에서 다시 낡은 배를 타고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왔다. 배에서 내릴 때에는 이미 답답했던 마음이 모두 사라지고 머리도 상쾌해져있었다.

더운 날씨 때문에 더욱 지치고 힘든 이 여름, 남이섬에 마련된 쉼터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오는 것이 어떨까? 자연의 아름다움과 여유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남이섬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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