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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각영 검찰총장이 최근의 검찰인사안 파동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김 총장은 9일 오후 8시 25분 대검청사 8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를 비롯한 검찰 수뇌부가 새 정부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인사권을 통하여 검찰권을 통제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사가 확인됐다"며 “부적절한 사람으로 지목된 이상 검찰을 이끌고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 가기 어렵다”고 사퇴배경을 밝혔다.

"현 검찰 수뇌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사퇴의 이유임을 분명히 밝힌 대목이다.

김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청와대쪽에 전화를 걸어 사퇴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김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빠른 시간 내에 후임총장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김 총장이)천거한 인사 중에는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분이 있었다. 허 검사님이 정치검사라고 명명한 분"이라며 이른바 정치검사를 추천한 김 총장을 비판한 바 있다.

김 총장은 사퇴기자회견 후 퇴근하면서 “인사권 통제에 대한 항의 표시의 사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며, 이어 “이번 인사가 부적절한 인사라고 보느냐”는 데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후배 검사장들은 남아있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저녁 7시 20분 경 대검간부들에게 사퇴의사를 밝혔다. 사퇴기자회견문은 취지를 불러준 뒤 초안을 전달받는 식으로 작성했다.

김 총장의 사퇴가 검찰 수뇌부의 동반사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검찰인사안 파동과 관련해 검찰 수뇌부도 노무현 대통령과 강금실 법무부 장관에게 반발하는 태도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다음은 김각영 검찰총장의 사퇴의 변 전문이다.

[퇴임에 즈음하여]

오늘 후배들이 대통령과의 대화에 참석하여 기개있게 검찰개혁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고 선배로서 우리 검찰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아 한없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이를 통하여 저를 비롯한 검찰 수뇌부가 새 정부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인사권을 통하여 검찰을 통제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사가 확인되었습니다. 저는 검찰권 행사의 최고 책임자로서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부적절한 사람으로 지목된 이상 검찰을 이끌고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 가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임기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기로 하였습니다.

최근 검사들의 성명사태를 야기한 근본 원인은 모든 검찰인의 열망인 공정한 시스템에 의한 인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조직을 떠나더라도, 평생을 검찰에 헌신해 온 검찰간부들에 대하여는 법에 정한 신분보장이 이루어지고 능력·자질, 품성·공과에 관하여 객관적 검증작업을 거친 투명한 인사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부디 후배 여러분께서는 법에 정한 검사의 신분보장의 정신을 수호하고 정치권으로부터 진정으로 독립한 검찰상을 세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검찰을 만들어 주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기사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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