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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김진석
김명선 (33)씨는 낮과 밤이 거꾸로다. 동대문에 위치한 한 패션상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탓에 새벽녘까지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에 대해 “나는 다른 사람보다 반나절이나 하루를 앞서 살아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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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옷가게엔 참 독특한 디자인의 옷이 많다. 모델 지망생, 재즈댄스 때 필요한 의상을 찾는 손님, 특이한 옷을 좋아한다는 아줌마 등이 그녀의 고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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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10시에 도착해 그녀와 몇 마디 채 나누지도 않았는데 손님이 몰려온다. 가만히 앉아 그녀가 옷을 파는 모습을 바라보니 정말 신기하다. 분명 치마를 사러 온 손님인데 갈 적엔 치마와 그에 맞는 셔츠도 함께 사간다. 청자켓을 사러 온 손님 역시 갈 적엔 꼭 어울리는 치마를 함께 사간다. 어느 옷이던 거기에 꼭 맞는 옷을 골라주는 그녀, 그리고 그녀의 장사수완에 놀라울 수밖에 없다.

ⓒ 김진석
그녀는 자신이 남과 다르게 산다고 말하는 게 이상하다. 자신의 삶이 일상이고 남이 다르게 사는 것이다. 그녀의 인생에서 중심인 건 그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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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옷을 팔면서 늘 사람을 상대한다. 그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사람 상대하는 걸 알고 즐기게 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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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참 잘 웃는다. 그래서인지 힘든 일을 물어도 별로 없단다. 그런 그녀를 가끔씩 골치(?) 아프게 만드는 건 막무가내로 깎아달라는 손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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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1남 4녀 중 둘째다. 재미있는 건 그녀의 첫째 언니와 넷째 언니도 같은 상가 안에서 옷 가게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곳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묘한 경쟁심이 있다는 그녀였지만 인터뷰 도중 언니의 가게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고는 얼른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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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점심(?) 시간은 다음날인 8일 오전 12시가 넘고 찾아왔다. 언니의 가게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와 평소보다 조금 늦어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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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새벽에 일하고 집에 갈 때 길이 안 막혀서 편하단다. 나쁜 점은 남들의 시선이 이상하다는 것. 괜히 밤새워 놀다 들어가는 것처럼 보기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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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손님과 넉넉한 웃음을 나눌 줄 아는 그녀지만 예전엔 칼같은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녀 말에 따르면 "시간이 지나면서 각진 돌이 둥근 돌이 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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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돈은 어떻게 버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잘 살고 못 사는 것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녀이기에 일년 전부터 매달 자신의 수입 1%를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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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현장에서 체험한 경험도 소중하지만 그보다 체계적으로 의상을 공부하고 싶다. 직접 옷을 만들어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내년 쯤 유학을 갈 생각이다.

시계는 새벽 5시를 넘어 섰다. 이제 그녀는 퇴근을 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인다. 그녀는 사람 모두 자신의 스타일로 바꾸는 그 날을 위해 오늘도 우리의 새벽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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