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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는 '미군장갑차 두 여중생 신효순·심미선 사망사건' 관련 부시공식사과 및 SOFA 개정을 촉구하는 종교인 단식기도회 기자회견이 열렸다.

▲ '미군장갑차 두 여중생 신효순.심미선 사망사건'관련 부시공식사과 및 SOFA 개정을 촉구하는 종교인 단식기도회 기자회견
ⓒ 신용철

이날 기자회견은 12월 2일 천주교를 시작으로 12월 31일 대한성공회가 한달 여간 진행한 노상단식기도회를 마치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는 불평등한 한미SOFA 전면개정과 살인미군의 한국법정에서의 재판 등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종교인 단식기도회는 지난 12월 2일 천주교(12월 2일∼9일)를 시작으로 불교(12월9일∼14일), 원불교(12월 12일∼16일), 기독교(12월 14일∼19일), 천주교 프란치스코 수도회(12월 19일∼25일), 대한성공회(12월 25일∼31일)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각계 종교인 수백명이 참여했다.

기독교대책위 단식농선단 장창원 단장(목사)은 "우리 역사 속에서 58년간 미군주도의 범죄가 저지러왔으나 우리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며 "87년 민주화운동의 염원에 이어 민족자주의 염원을 잇는 기도회를 열어왔다"고 말했다.

장창원 목사는 "2002년 마지막날인 오늘 저녁 100만이 전세계적으로 우리 민족들이 전세계적으로 제2의 3·1운동인 100만촛불평화대행진을 우리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데 종교인들이 염원을 함께한다"고 기자회견의 취지를 설명했다.

장청원 목사의 인사말에 이어 천주교, 불교, 원불교, 기독교, 성공회 종단대표들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 왼측 상단부터 천주교대책위 김재복 수사, 불교대책위 수경스님, 원불교 이정태 교무. 하단좌측부터 대한성공회 김대원신부, 기독교 홍근수목사, 프란치스코 수도회
ⓒ 신용철

천주교대책위 김재복 수사는 "기도하면서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다졌으며, 불교대책위 수경스님(불교환경연대 대표)은 "앞으로 이런 병리현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불교계도 노력해 우리 삶의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원불교 이정태 교무는 "여중생 장갑차 사건을 계기로 생명과 인권에 대한 각성이 깨달아졌다"며 "원불교도 인권위원회를 창립하게 되었다"고 했다.

대한성공회 김대원 신부도 "소중한 역사에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면서 "노무현 당선자는 진정한 힘의 근원이 국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며, 군사적 패권주의 부시 대통령도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독교 홍근수 목사는 "단식농성기도회는 민족자주를 찾자는 제2의 3·1운동이란 생각이 든다"며 "1919년 3·1운동당시에도 종교지도자들이 많았다"라며 종교인 단식농성기도회를 3·1운동에 비유하기도 했다.

홍근수 목사는 "종교인 단식농성기도회가 끝나더라도 여중생 범대위가 지리를 사수해 철야농성을 계속할 것"이라며 "화해, 사랑, 평화를 모토로 하는 종교인들이 하나가 될 때 우리 민족도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종교인들이 지난 12월 2일부터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진행해온 노상단식기도회는 12월 31일 오후 3시 대한성공회의 '단식농성 마무리 기도회'를 끝으로 정리되었다.

▲ 대한성공회 김재원신부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있다.
ⓒ 신용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한 대한성공회 전국사제단 김재원 신부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먼저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 그리고 부시 미대통령의 사과, 불평등한 주한주둔군지위협정의 전면 개정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종교인들은 두 어린 생명의 죽음에 대해 무관심했던 죄책을 고백하면서 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단식기도회에 돌입했다"면서 "우리 종교인들은 모든 종교가 공히 주창하는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희망하기에, 이번 두 여중생 사망사건 해결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공의와 정의'가 그 잣대로 삼아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전했다.

5대종단 및 100여개 종교단체는 지난 12월 19일 16대 대통령으로 뽑힌 노무현 당선자에게 △두 여중생의 죽음을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유족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도록 해 달라 △미국정부는 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한미 공조를 통해 분명히 밝힐 것 △살인미군의 한국법정에서의 재판 △유사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한미SOFA의 전면 개정에 나설 것 특히, 공무중 발생한 사건에 대한 1차적 재판권의 한국측 포기조항 삭제 등을 요청했다.

종교인들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께 드리는 글'은 이날 오후 2시30분 세종로 정부신청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달되었다.

덧붙이는 글 |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께 드리는 글

먼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께서 민족의 화합과 평화 공종을 바라는 국민들의 희망을 안고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우리 민족의 자주와 평화를 바라는 종교인들은 '미군장갑차 두 여중생 신효순·심미선 사망사건'과 관련하여, 지난 12월 2일부터 시작하여 오늘 31일까지 천주교(12/2-9일), 불교(12/9-14일), 원불교(12/12-16일), 기독교(12/14-19일), 천주교 프란치스코 수도회(12/19-25일), 대한성공회(12/25-31일) 등이 기간을 나누어 맡아 단식기도회를 가졌습니다. 이번 종교인 단식기도회에는 연인원 수백명이 참석했습니다.
 지난 6월 월드컵의 함성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을 때, 의정부 한 지방도로에서 우리의 두 어린 딸인 신효순·심미선 양이 미군 궤도장갑차에 의해 처참한 죽음을 맞이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죽음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가해자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시민사회 단체들이 먼저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 그리고 부시 미대통령의 사과, 불평등한 주한주둔군지위협정(SOFA)의 전면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인들은 두 어린 생명의 죽음에 대해 무관심했던 죄책을 고백하면서, 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단식기도회를 돌입했습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모든 종교가 공히 주창하는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희망하기에, 이번 두 여중생 사망사건의 해결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공의와 정의'가 그 잣대로 삼아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받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께서 최선의 노력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 다음---
1.신효순·심미선 두 여중생의 귀중한 생명이 헛된 죽음이 되지 않도록 해야하며, 그 유가족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2.그러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 당국이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韓美 공조를 통해 분명히 밝혀야 하며, 두 가해자인 미군병사에 대한 공정한 재판이 한국법정에서 다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3.향후 유사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SOFA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특히, 공무중 발생한 사건에 대한 1차적 재판권의 한국측 포기부분이 삭제됨으로써 우리의 자주권을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4.부시 미국 대통령은 유가족들과 한국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화해와 평화의 사도로 부름받은 자들로서, 위와같은 주장들이 관철될 때까지 정의와 평화의 행진을 계속할 것을 말씀드리면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께 우리의 결의를 전달합니다.

2002년 12월 31일

'미군장갑차 두 여중생 신효순·심미선 사만사건' 관련
부시공식사과 및 SOFA 개정을 촉구하는 종교인 단식기도회 참여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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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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