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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 모 언론기관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국에서 얼마 정도의 재산이 있으면 부자대열에 설 수 있는가 하는 설문에서 부자의 기준점을 대다수가 10억원(한화)을 꼽았다.

사실 10억이라는 액수는 보는 자의 관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가진 자의 관점에서는 강낭의 50-60평 아파트 한 채 값에 불과한 액수이고, 일반 서민에게는 평생 만져 볼 수 없는 큰 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 부자의 개념은 어느 정도 일까?

얼마 전 칭다오의 한 언론매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직할시를 제외하고 광동성과 저장성 다음으로 경제가 발달한 산동성 주민의 가구당 평균 재산은 20만위안이고 칭다오는 이 보다 더 많은 26만위안(한화 4000만원)으로 조사되었다.

일반적인 중국인 중산층들의 밀집거주 지역[칭다오의 경우 이창구(李滄區), 사방구(四方區), 西北區의 타이동(臺東)지역, 옌타이(烟臺)의 경우 시중심이나 씽후(幸福) 지역 등]의 아파트 매매가는 평방미터당 평균 1800-2500위안 정도이고 30평형 즉 100평방미터로 잡으면 20-25만위안 정도의 수준이니 한국인이나 중국인이나 집 한 채가 전재산이나 다름없으며 미국이나 유럽 선진 국가들과는 달리 주택을 주거용보다 소유의 개념에 남다른 집착력을 보이는 것도 별반(別般) 차이가 없다.

칭다오의 고급 주거 및 오피스타운인 샹강루(香港路)나 동해루(東海路), 옌타이의 동지아오(東郊)해변가의 고급 별장식 주택이나 아파트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일반인들이 욕심 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칭다오의 명인광장(名人廣場)이 평방미터당 6000위안에 가까운 높은 분양가로 분양이 잘 안되자 한국인을 상대로 적극 세일즈 활동을 벌인 결과 전체 20%가 넘는 숫자를 한국인이 구매를 했고, 옌타이 해변가의 고급 아파트 황해성시화원(黃海城市花園)의 경우도 역시 전체의 30%가 한국인에게 분양 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숫자는 전체 칭다오, 옌타이 인구에 비해 극소수에 불과한 한국인 숫자를 볼 때 엄청난 구매량이다.

위와 같은 개념을 근거로 부자의 기준을 계산하면 한국이나 중국이나 대체로 비슷하게 맞아 떨어진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이나 경기도 등지의 30평형 아파트가 평균 2억원 정도이니 10억의 개념은 이런 아파트를 다섯 채나 살 수 있는 거금(巨金)이고, 중국의 경우도 같은 평형대 아파트가 평균 20만위안대 정도이니 100만위안이면 역시 5채를 살 수 있는 큰 액수다.

물론 한국의 경우도 지방 같은 곳은 같은 30평형대라도 1억도 안가는 곳도 많고 중국 역시 상하이나 베이징 같은 곳은 평방미터당 4000-5000 위안 이상을 호가(呼價)하는 곳이 수두룩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정확도를 재는 기준이 보편적인 것에 입각(立角)한 것이다.

이런 논리로 볼 때 중국의 100만위안의 중국인 부자가 한국에 이주한다면 겨우 20평형 아파트 한 채 사기도 어려운 서민의 반열(班列)에 들어설 것이고, 반대로 한국의 20평 짜리 아파트를 소유한 서민(庶民)이 중국에 와서 산다면 100만위안 부자의 대열에 들어 갈 수 있겠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인적인 생활방식에 적응이 될 수 있는 경우에나 가능한 경우라 하겠다.

만일(萬一) 이런 사람이 중국에 와서 한국에서는 못 살았지만 중국에서는 부자다(?)라는 착각(錯覺) 속에서 한국의 졸부처럼 행세하다가는 얼마 못가서 타국 땅에서 쪽박차는 처량한 신세가 될 수 도 있다.

우리 한인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는 대도시 및 연안지역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언어의 장벽도 극복되어 가고 있어 중국 현지인들과 한국인들과 교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인들이 보는 한국인에 대한 관념도 시간이 갈수록 크게 바뀌고 있다.

샤오치(小氣)라고 부르며 째째하게 생각되던 한국인이 검소한 생활을 습관화하였기에 작지만 강하고 부유한 나라가 되었다고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KFC나 맥도널드 등 패스트후드점에서 음식을 다 먹고 돌아갈 때 한국에서의 습관처럼 남은 것들을 꼭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는 것을 보고, 먹고나면 그 자리에 그냥 놔두고 가던 종래(從來)의 습관을 부끄럽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아무데나 함부로 침을 뱉고 웃통을 벗어 젖히던 중국인들이 이런 것이 중국문화가 아니고 스스로가 문명스럽지 못하고 낙후된 탓이라고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의 찬란한 문화와 문명을 문화대혁명이란 굴절의 역사를 통해 수 많은 중국의 전통적인 것을 버려야 했고 심오한 동양철학과 사상 등은 반동분자로 몰리던 혁명기의 지식분자 탄압 속에 무대 뒤로 사라진지 오래이고, 이 후 그나마 명맥을 이루며 목청을 높였던 공산주의 각종 사상과 이념들도 개방의 대세 앞에 목소리를 낮춘 지 오래인 중국, 중국인.

과거에 가장 그네들이 혐오했던 "회색분자", 그러나 오늘날 중국인들이 유학이나 여행 기타 방면에서 가장 흠모하는 국가가 이전에 그토록 자본주의제국주의자로 몰아 부치며 혐오하던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독일,프랑스 등 아닌가?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과 동유럽의 몰락을 보며 본의 아니게 그토록 혐오하던 "회색분자"가 되어 버린 오늘의 중국인들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대공황을 겪고 있다.

의리(義理)보다는 이익(利益)을 위해 "꽌씨"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피폐된 중국인의 자화상 앞에 아직도 중국에서는 "관씨'가 제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물질적인 부"보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정신적 풍요로움"을 부단히 가꾸고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으며 승자의 아량을 베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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