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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사립학교가 지난 2년간 재단 전입금이라고 납부한 돈을 보면 기가 막힌다. 사천 남양 중학교는 30만원, 남지 남곡 중학교 9만6000원, 양산 여고 140만원, 경남 예고 155만원, 남해고 113만원이다.

반면 양산여중은 도교육청으로부터 최근 2년간 재정 결함보조금으로 44억여원을 받았으며 마산 무학여고는 2년간 57억여원을 지원받았다. 재단 전입금은 교육청 지원 재정 결함보조금의 100분의 1 정도에 그치고 있어 이름만 사립이지 공립과 다를 바 없다.

교육청이 최근 4년간 도내 사학재단에 지원한 재정 결함 보조금 지원현황을 보면 지난 99년 1221억1533만원, 2000년 1420억450만원 지난해 1790억4622만원 올해 2135억여원 등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사학재단은 재단 이사장 기부금 등 법인 수익금 가운데 100분의 80을 재단 전입금으로 지원토록 돼 있으나 올해 현재 도내 160여개 사립학교의 전입금은 모두 25억2056만원에 불과했다.

경남뿐만 아니다. 전국의 사립 중·고등학교 사학재단들이 도교육청으로부터 숱한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재단 전입금을 규정대로 납입하는 학교는 거의 없다.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인사권을 비롯한 기득권주장에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오히려 사학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사립학교법 개정에 결사적인 반대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교육위 소속 이미경(李美卿.민주) 의원이 서울시 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현재 서울지역 사립고의 비정규직 교사는 총 2487명(기간제 1076명, 강사 1411명)으로 사립고 교사 총정원의 13.3%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총정원 7403명 가운데 비정규직 교사가 317명으로 4.5%에 불과한 국공립 고교에 비해 3배나 높은 수치다.

학교운영경비의 95% 이상을 학생의 등록금과 정부보조금에 의존해 온 사립학교는 경영의 합리화에는 관심이 없고 어떻게 하면 학교에서 재단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느냐에 만 관심이 있다.

현재 사립학교는 교수나 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돈을 받아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남편이나 아내, 아들·딸·며느리·사위 등 친인척이 경영에 참가하는 족벌체제로 운영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립학교는 경영권이 모자세습이나 형제세습, 부자세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4년제 대학의 40%, 전문대의 50%가 대물림을 하고 있는 것이 현재 사립대학의 실정이다.

사립학교의 횡포가 그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사립학교관련법이 개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사학재단의 유착관계는 상식을 초월한다. 교원정년이 단축되면서 당연히 공립과 같이 62세로 퇴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까지 정년을 넘긴 사립학교 설립자 출신 교장 71명에게 1인당 5986만원, 총 42억5천만원의 인건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2002 교육통계 연보>에 따르면 만 60세∼64세 중등 교장 중 사립이 전국 497명이며, 만 65세 이상의 중등학교장만도 전국적으로 78명에 있다. 임기가 끝난 이들 교장에게 국민의 혈세를 지원해 국고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한계에 이른 사립학교를 살리는 길은 사립학교법의 조속한 개정뿐이다. 중등학교의 경우 학교선택권조차 학생들에게 없는 상황에서 사학의 비리나 비민주적은 운영은 그 피해가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사립학교법은 하루빨리 개정되어야 한다. 교원임면권을 교장에게 환원하고, 비리나 분규당사자의 학교복귀를 금지시켜 사학운영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것이 사립학교법 개정안이다.

학교법인 이사회에 공익·공영이사 제도를 시급히 도입하고 학교운영구조를 민주화하는 일. 이것이 사립학교를 살리는 길이요, 교육개혁의 지름길이다. 공립과 다른 학교운영위원회 두어 부실 운영되고 있는 사립학교 운영위원회를 의결기구화하고 사학비리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자의 학교 복귀를 상당기간동안 금지시켜야 한다.

설립만 개인이 했을 뿐 대부분의 운영비를 국고에서 지원 받는 사립학교는 이름만 사립학교다. 교육을 살리는 길은 사립학교법 개정에서 시작해야 한다.



볼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용택과 함께하는 참교육이야기(http://report.jinju.or.kr/educate/) '교육칼럼'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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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http://chamstory.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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