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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의원은 4일 공적자금 국정조사가 무산된 데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략에 의한 것"이라며 "공적자금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민통합 추진위 사무실에서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공적자금 국정조사를 지난 2001년 1월에는 증인신문방식문제로, 이번에는 특정증인 채택문제라는 사소한 이유로 무산시킨 것은 국민배신행위"라고 비난했다.

"정몽준 쇼", "면피용 뒷북치기"
한나라당, 정몽준 기자회견 발끈

"마치 뭔가 물건을 숨겨두고 다른 사람보고 찾으라는 식이다. 물건을 숨겨놓은 사람이 먼저 찾아야지 다른 사람보고 찾아보라고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정몽준 의원이 4일 공적자금 국정조사 무산과 관련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략 때문'이라며 '국정조사 즉각 실시'를 촉구하자 한나라당이 "면피용 뒷북치기"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남경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정몽준 의원이 국정조사를 실시하라고 강한 의지를 표현한 듯하지만 '쇼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이라며 "그동안 공적자금 국정조사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다가 이제와서 '면피용 뒷북치기'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남 대변인은 또 "현대에 대한 문제에서 정 의원 자신은 전혀 상관없는 사람처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누구보다 (현대의 공적자금 비리를) 더 잘 아는 사람이 정 의원이기 때문에 스스로 나서서 현대의 정부밀착, 공적자금 비리를 밝혀야 한다"고 역공을 폈다. / 최경준 기자
정 의원은 "국민들은 두 차례에 걸친 공적자금 국정조사 무산에 대해서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국정조사 자체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증인신문방식, 특정 증인채택 등 사소한 형식을 핑계대지 말고 내실 있는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여야를 압박했다.

정 의원은 "국민부담이 불가피한 공적자금 문제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는 국회의 기본적 의무"라며 "우리의 1년 예산인 112조를 훨씬 상회하는 156조원 상당의 공적자금이 적정한 산업과 기업, 금융기관에 올바르게 투입되었는지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또한 "양당이 요구한 증인을 가능한 한 모두 채택하고, 공적자금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하나도 빠짐없이 밝혀내야 한다"며 "만일 어느 정당이 이들 증인채택에 대한 문제로 국정조사를 좌초시키려 한다면 이는 국민을 모독하는 반의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이 '정책문제'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적자금 국정조사가 실시되면 민주당과 한나라당 모두 그 파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정쟁에서 한발 벗어나 있는 국민통합 신당추진위쪽이 불리할 게 전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공적자금의 심각성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한 "현대그룹에 대한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에 대해서도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즉각 실시하고 기간도 대폭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한 '네거티브 캠페인의 시작'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당한 정책적 활동"이라며 "네거티브 캠페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적자금 국정조사에 관한 얘기는 일찍부터 제기돼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정 의원 본인이 이것에 대해 언급한 적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이날 기자회견도 '정략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통합 추진위에 참여하고 있는 이철 전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을 만나 "현역의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응이 늦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어제 국정조사가 무산된 것에 분기탱천해서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겠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물론 그 전에도 '낌새'는 있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공적자금 국정조사를 하면 스스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확인이 안됐다. 결국 국민여론에 밀려 국정조사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결국 무산됐다. 현대그룹에 30조원인가 투입된 것도 함께 규명해야 한다. 그리고 누구든 증인채택에도 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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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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