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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 이병한 최경준 김종철 박수원 공희정 기자
정리 / 이한기 기자
사진 / 권우성 기자
동영상 / (주)라이브투닷컴, 디지털 미동


ⓒ 오마이뉴스 권우성

<주간 오마이뉴스>와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공동 주최하는 '민주당 대선주자 초청 특별 열린인터뷰' 네 번째 순서인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편이 오늘(28일) 오후 1시5분부터 3시25분까지 2시간 20분 가량 진행됐습니다.

이번 열린인터뷰는 '정간법·선거법 개정 운동'에 동참한 인터넷뉴스미디어협의회(회창 최창환)의 소속사(이데일리, 아이뉴스24, 이비뉴스,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디지털 말, NGO타임스, 유뉴스, 대자보, 통일뉴스 등 인터넷신문들이 후원하고 있습니다. 다음 번 열린인터뷰 초청자는 유종근 전북지사(3월 3일 일요일 오후 2시)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클릭! 정동영 고문 열린인터뷰 동영상 보기

"정 고문은 앵커 출신이고, 인물이 좋아서 일반적으로 실제보다 과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거품이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회자 유시민 씨의 질문)"

대선주자 초청 열린인터뷰 일정

다음은 민주당 대선주자 초청 특별 열린인터뷰 일정입니다. 예정인 일정은 확정되는 대로 독자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2월 20일 밤 9시 (노무현 고문)
2월 25일 오후 2시 (김근태 고문)
2월 27일 오전 10시 (한화갑 고문)
2월 28일 오후 1시 (정동영 고문)
▷ 3월 3일 오후 2시 (유종근 지사)
▷ 3월 4일 오후 2시 (이인제 고문)
▷ 3월 5일 오후 5시 (김중권 고문·예정)
"이미지? 거품? 좋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지 않고 그 내용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새 부대에 담을 내용은 어떻게 살아왔는가, 실천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살아왔습니다. 학생운동도, 연애도, 기자도, 정치도 그렇게 해왔습니다."

"'젊고 파격적이긴 한데, 별로 개혁적인 것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본인을 개혁주의자라고 보십니까? 보수주의자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중간이라고 보십니까.(지정패널 정대화 교수 질문)"

"나는 실용주의적 개혁가라고 자부합니다. 개혁에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목표만 급진적이서는 실패합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열린 인터뷰 - 정동영 고문1 / 지혜 기자

민주당 대선후보 열린 인터뷰 - 정동영 고문2 / 지혜 기자

민주당 대선후보 열린 인터뷰 - 정동영 고문3 / 지혜 기자


정동영 민주당 고문은 오마이뉴스와의 특별열린인터뷰에서 "나는 실용주의적 개혁가"라면서 "20대 청년시절에는 정의와 평등을 중요시 했지만 정치인이 된 이후에는 정의와 효율과 민주가 정확히 삼각 축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보수와 진보의 틀은 이제 끝이 나야 한다"면서 "내가 공기업 민영화를 주장한다고 해서 우익적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민영화가 아니라 경쟁 체제가 핵심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김동성 선수 사건 이후 네티즌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상품 불매운동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국익과 실리가 중요하다"면서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먹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서적 차원의 문제이지 국가를 운영하는 차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국익, 곧 실리"라고 말했다.

정 고문은 "일제 치하에서 장교를 지낸 박정희 전 대통령이 28일 국회의원들이 발표한 친일 인사 명단에 빠져 있는데 이것이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현직 대통령을 지낸 사람을 지금 시점에서 친일파로 규정하는 것이 실익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의 행적은 행적대로 평가하고, 집권 시절은 집권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현행 고교 평준화제도는 "골격은 유지하되 대수술이 필요하다"면서 "농어촌은 자율학교를 확대하고, 비(非)수도권은 자립형 사립고와 특목고를 활성화시켜 서울의 강남권으로 몰리는 것을 지방으로 내려갈 수 있게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와 예비군 제도 폐지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정 고문은 국토의 균형개발과 지방 소외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수도를 중부권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대도 지방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박근혜 씨의 한나라당 탈당에 대해 "박 부총재가 말했듯이 이대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한국이 바뀔 것이 없다고 본다"면서 "박 부총재는 내부 고발자"라고 말했다.

유시민 네티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마이뉴스>의 특별 열린인터뷰 네 번째 순서, 오늘은 정동영 상임고문 편입니다. 어제 한화갑 고문 열린인터뷰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다른 이유보다 후보 자신이 시원하고 솔직하게 막힘 없이 말씀해 주신 것이 중요한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 정동영 고문도 전문 방송인이셨으니까 시원시원한 토론을 해 주실 것으로 기대해 보겠습니다.


이회창 필패, 정동영 필승의 근거
OB 맥주와 하이트 맥주론

정동영 고문은 대선후보 주자중 가장 젊다. 53년 생으로 올해 49세, 유일한 40대다. 그래서 그는 인터뷰 내내 단호하고 또박또박한 목소리와 활발한 몸짓으로 젊은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5세 연기자들, 40대 초반의 감독들, 이들이 만드는 영화가 허리우드를 이기고 있습니다. 허리우드보다 경쟁력이 있습니다. 왜 정치는 20대, 30대, 40대 힘으로 경쟁력 못 갖습니까. 꼭 70살 먹은 사람이 대통령 되야 정치에 경쟁력 있습니까?"

그러면 젊다는 것말고 정동영 고문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진행자 유시민 씨가 인터뷰 2부 후반부에 이에 대해 묻자 정 고문은 'OB 맥주와 하이트 맥주론'을 폈다.

유시민 "본선에서 내가 이회창 총재를 이길 수 있다, 또는 다른 사람이 될 경우에도 내가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 이렇게 자신할 수 있는 근거가 뭐 있습니까? 젊다는 것 말고요."

정동영 "하이트 맥주가 이긴 것이 저에게 큰 시사가 됩니다.(웃음) 브랜드를 바꿔야 경쟁력이 있습니다. OB 맥주에 눌려서 크라운 맥주가 50년 동안 힘을 못썼습니다. 그런데 물이 깨끗하다는 것 하나하고 '하이트'라는 브랜드를 바꿔서 OB를 이겼습니다.

특정상표를 선전하는 것 같아 미안합니다만, 자, 민주당도 브랜드를 바꿔야합니다. 지역으로 나누고, 계급으로 나누고, 과거의 시대, 과거의 정치, 그런 뿌리로부터 후보 나와야 경쟁력 없습니다."

인터뷰를 모두 마친후 유시민 씨는 정동영 고문에 대해 "정치적 낭만성과 정책성 실용성이 조금 어색하게 조합되어 있는 인상"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브랜드' 정동영이 주장하는 개혁의 총론과 각론. 2시간 20분 분량의 동영상을 보며 한 번 직접 점검해 보자.
진행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1부 50분, 중간에 10분 휴식하고, 2시부터 3시까지 2부를 진행하겠습니다. 토론 진행하는 것을 봐가면서 서로 간에 양해되면 한 20분 정도 연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리겠습니다. 패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 정운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이십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유시민입니다.

먼저 정 고문의 민주당 경선에 임하는 말씀을 3분 정도 듣겠습니다. 끝나면 정리 발언 시간을 1분 정도 다시 드리겠습니다.

정동영 어제 분위기가 좋았다고 하니까 저도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선에 참여해서 한 달 가량 지났는데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정치를 바꿔야겠다는 열정과 각오는 더 굳어지고 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 제 믿음입니다.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고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체하고 썩은 곳은 정치뿐입니다. 물꼬를 터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주도의 '태풍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의 모든 여력을 울산과 제주도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꼭 1등을 해야겠습니다. 다행히 요즘 청정 지역인 제주도에 태풍주의보가 발령됐다고 해서 힘이 납니다. 한 번은 제주도 어민을 만났는데 태풍이 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야 물이 맑아진다고 합니다. 정치판에도 그러한 태풍이 불어서 뒤집혀야 합니다.

국가를 경영하는데는 3가지가 필요합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어디로 가야 먹고 사는가, 또 하나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에 대해서 자신 있습니다. 네티즌 여러분, 젊은 사람이 국가를 끌고 나갈 수 있을지 지켜봐주시고 성원해 주십시요.

정운현 25일 제주도 선거인단 공모가 마감됐습니다. 예상과 달리 많은 인원이 모였고, 당초와 달리 막판에 많이 (원서가) 쏟아졌다고 합니다. 조직적으로 동원했고, 금품살포가 있었다는 설이 있는데, 정 고문이 이러한 것을 주장하시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정 고문은 선거인단을 얼마 정도 확보하셨습니까.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동영 지난 20여 일 동안 부지런히 내려가 각 단체도 방문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며 참여를 호소하며 신청서를 나눠줬습니다. 저희 주변에서 5000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 드리는 것은 그 사람들에게 물 한잔 대접한 적이 없습니다. 문제는 과거의 구태, 혼탁선거를 동원했다면 이는 청산 대상입니다.

정운현 일부 후보 진영에서 공정하지 못한 선거인단을 모집했다며 증거를 수집하고 계시다고 했는데 수집된 증거가 있습니까.

정동영 없습니다.

정운현 나중에 공정치 못한 선거인단 모집이 경선불복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까?

정동영 선관위가 엄중히 해야 합니다. 제가 주장하는 것은 선관위가 구체적인 것을 예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연히 공명선거를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감독을 안하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정운현 제주 '4·3특별법'으로 추미애 의원이 인기가 높습니다. 추 의원의 도움을 받았습니까.

정동영 심정적으로 저와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3특별법을 만들 때 추미애 의원이 앞장섰고, 그 뒤에 제가 있었습니다. 또한 제주 4·3특별위원회의 강창일 교수가 나서서 저를 돕고 있습니다. 강 교수는 제가 출마 선언할 때 와서 축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정운현 그렇다면 제주에서 꼭 여건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보이는데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정동영 목표는 1등입니다. 잘하면 된다고 믿습니다. 물론 막강한 조직의 힘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힘을 테스트 해보고 싶습니다.

유시민 제주, 울산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중간에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까.

정동영 제주에서 하위권을 하게 되면 더 계속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1등할 수 있습니다.

정대화 정 고문은 돈도 부족하고, 지지 세력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경선을 치르는데 힘들지 않습니까.

정동영 지지세력은 제가 제일 많은 것으로 봅니다. 지난해 당 쇄신을 위해 노력했던 의원들은 전부 정동영을 지지하는 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동영은 어떤 계보의 수장도 아니며, 돈이 많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정치가 뒤집혀야된다고 열망하는 사람들은 정동영을 지지한다고 봅니다. 돈이 없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약점이 아니라 그것 때문에 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만약 제주도에서의 투표 결과가 좋지 않아 경선을 중단한다고 하면 그 경계선은 어디입니까?

정동영 제주도는 가장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며 독립적인 지역입니다. 제주도민들은 세력과 돈이 있다고 존경하지 않습니다. 제주도민들과 만날 때마다 이러한 것들을 느낍니다. 어떤 사람이 옳은 길을 걷고 있으며 정의로운가를 가장 좋은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1등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꼴찌를 하면 계속 갈 필요가 없는 거죠. 제가 5, 6, 7등을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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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2000년 12월 청와대 최고위원회의 때 권노갑 전 고문의 퇴진 발언을 계기로 정 고문은 정치적으로 성공을 거뒀고,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겼습니다.

정동영 그 때가 제 정치 역정에서 전환점의 계기가 된 것은 사실입니다.

유시민 하지만 당시 권 전 고문에 대한 퇴진 발언은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민심이 그러니 권 전 고문을 물러나라는 식이었습니다. 이는 또 다른 형태의 마녀사냥 아닙니까.

정동영 2000년 가을과 겨울의 상황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당시 의약분업 실시로 인해 민심이 악화되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5년만에 처음으로 (한나라당과) 역전되었고, 경제는 하향곡선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권력 실세와 측근의 비리 개입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특정 계파와 핵심에 대한 비난과 원성이 당 안팎에 들끓었습니다.

그 이전에 1년 반 동안 제도권 내에서 개혁을 위해 애썼습니다. 그러나 당의 공식 조직은 무력했고, 제도권 내에서 나의 개량주의적인 움직임은 무력했습니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쇄신을 주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한 것은 그들이 더 이상 국정의 전면에 나서서 민심의 표적이 되는 것은 국가나 당, 대통령을 위해도 좋지 않으니 뒤로 물러나 있으라고 정치인의 판단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유시민 정 고문이 말씀을 안했지만 뭔가 구체적으로 아는 것이 있지 않았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정동영 당에는 공식 조직이 있습니다. 하지만 좀 거칠게 말하면 빈 껍데기였습니다. 당은 비선 조직에 의해 움직였습니다. 이것은 반드시 고쳐져야 하며 바로 이것만 가지고도 그 중요한 증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대화 그러나 YS정권 시절 김현철 같은 국정 농단의 구체적인 사례는 없었던 것 아닙니까.

정동영 당 시스템의 무력화와 민심이반이 증거였습니다.

유시민 2000년 4·13총선 때 정 고문은 공천심사위원이었습니까.

정동영 공천심사위원이 아니었습니다.

유시민 당시 공식 공천심사단은 껍데기였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정동영 그 과정에 개입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과학적인 여론조사를 제일 중시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시민 그러나 당시 공천심사는 별다른 판단 근거 없이 명단만 갖고 심사했다는데요.

정동영 그렇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당의 공식 기구가 있는데…. 상식적으로 아닐 것입니다.

유시민 당시 공천심사위말고 비공식 기구가 서울시내 모 호텔 두 군데에서 공천심사를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것을 아십니까.

정동영 알고 있습니다. 저도 일부 참여했습니다. 그 모임은 공천에 필요한 여론조사와 인사를 추천을 받는 기구였습니다. 그것은 당의 공식 기구를 보좌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제가 제기한 비선 조직처럼 당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라 공식기구의 참모 정도의 역할이었다는 것입니다.

유시민 당의 공식기구를 보좌하는 역할이라고 하지만, 공식기구에서 그 일을 할 수 있지 않았습니까. 혹시 공천과정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하셨는지요.

정동영 당의 공천은 최고의 선거 전략입니다. 당원이면 누구나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저는 당시 힘을 보태야 할 입장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 직책이 신당준비위원회 청년위원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을 천거했습니다. 그리고 선거는 공식 조직만 가지고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꼭 당사 안에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상례의 범주와 관행의 범주 두 개는 본질이 다르다고 봅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대화 정 고문은 경선 후보 가운데서도 그렇고 다른 당 예비주자를 포함해서도 가장 젊습니다. 중요한 장점인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젊고 파격적이긴 한데, 별로 개혁적인 것 같지 않다.' 혹시 본인을 개혁주의자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보수주의자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중간이라고 보십니까.

정동영 실용주의적 개혁가라고 자부합니다. 개혁에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목표만 급진적이서는 실패합니다.

정대화 최근 당 정체성 논란이 있었고, 그 시작은 4년 전 'DJP 연대'입니다. 지금 경선에 나선 후보 중에서도 JP와의 관계를 개혁적 입장에서 비판하는 주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정 고문은 JP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좀 지나친 것 아닙니까?

정동영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는 DJP 연대 바탕 위에서 출범했습니다.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것이 없었다면 '국민의 정부'도 없었습니다. 연합의 의미는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올해 선거에서 지역연합은 시대 정신이 아닙니다. 국민들도 더 이상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97년 정권교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햇볕정책을 그나마 밀고 올 수 있었던 것은 JP같은 보수 정치인이 한 축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JP에게 절한 사진이 신문에도 나와 '과공비례'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은데 노인을 공경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지금도 (JP를) 뵈면 절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과 정치인이 가지고 있는 지향성, 개혁해야 한다는 당위적 원칙을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유시민 정 고문은 이미지와 내용이 다르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네티즌의 질문입니다. '공기업 민영화'를 보면 매우 우익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현재 공기업 부문이 파업에 있으면서 노·정 간 대화가 잘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두 가지 질문입니다. 정 고문이 다른 후보에 비해 파업 노동자들과 대화를 하고 조정과 타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근거를 말씀해 주십시오.

정동영 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불신의 시대입니다. 노든, 정이든, 사든 3자 불신의 시대입니다. 우익적이라고 표현했는데,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틀이라는 것, 이런 틀은 이제 끝이 나야 합니다. 새로운 시대입니다. 이것들은 이미 지나간 얘깁니다. 전 국사학도입니다.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이 생각납니다. 실업의 문제는 경제가 살아나야 합니다.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서 어떻게 파이의 분배로 해결되겠습니까. 저는 그래서 효율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것을 우익적이다? 글쎄요.

유시민 정 고문께서 대통령이 되면 다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경우보다 노동자와 좀더 대화를 잘 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라는 근거가 무엇인가요.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동영 예전에 한국전기초자 사장을 만났습니다. 회사가 부도가 나고 파산이 났습니다. 하지만 2년만에 초우량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유는 솔선수범입니다. 아래로 내려가 같이 뒹굴었습니다. 모범을 보이면서 신뢰를 얻었던 것입니다. 이런 것이라고 봅니다. 정치가 지금의 틀과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는데 어떻게 국민에서 정치가 리더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완전히 판을 새롭게 해서 사회 전반의 관계도 바뀔 것이라고 봅니다.

공기업 민영화를 주장한다고 해서 우익적이라고 했는데, 저는 민영화가 아니라 경쟁 체제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지금 국민의 세금이 철도에 계속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계속 적자가 나고 있습니다. 이것을 방치하면서 어떻게 재정을 절약해서 복지와 분배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까. 그래서 효율 없이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비효율과 적자 투성이인 국영기업을 안고 국가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나라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유시민 간단히 질문 드리면 철도 민영화에 찬성한다는 것입니까.

정동영 철도의 경우 시설과 운영을 분리해서 시설은 국가가 책임지고, 그러나 운영은 궁극적으로 민간에게 매각해서 민영화하는 것이 옳고 아마 과도기적으로 1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정부 정책의 기본입니다.

유시민 공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민영화는 아니지 않습니까.

정동영 중간 단계로 봅니다. 포철과 같은 형태로 봅니다. 올해 대학생들에게 가장 들어가고 싶은 직장 순위가 바로 포철이고 KT입니다. 이제 한국철도, KR도 구조조정을 통해 대학생이 가장 원하는 직장으로 되면 되는 것입니다.

유시민 그럼 교도소도 민영화해야 합니까.

정동영 교도소는 지금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민영화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유시민 일반적으로 하는 보수와 우익의 분류 방법이 그것인데요.

정동영 지금 시대의 분류법으로 보수와 우익을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유시민 우리 국민이 맥도날드를 먹겠다, 안먹겠다, 직배영화 뷰티풀 마인드 같은거 안보겠다, 이렇게 하는 현상에 대해서 정 고문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어떤 경우에도 국익 실리가 중요합니다. 정서는 자연스러운 문제입니다. 대한 상공회의소 점거한 대학생들의 열정은 이해합니다. 상공회의소 제프리 존스도 말하지 않았습니까. 다양한 사회니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요. 하지만 열정은 바른 방향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반대할 수도 있고,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먹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서적 차원의 문제이지 국가를 운영하는 차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국익, 곧 실리입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운현 미국에 친근함을 느낀다고 하셨는데, 친미적이라고 봐도….

정동영 저는 친미나 우익이라고 레벨을 붙이는 사고방식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정운현 미국과는 친근함이 있다고 보이는데. 특파원 생활도 하셨고. 만약 미래의 대통령이 된다면 국익 실리 차원에서 분명히 대화와 타협이 필요할 텐데. 미국 정치권 혹은 민간쪽과 얼마나 인맥을 가지고 있습니까.

정동영 아무래도 가보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많은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 공화당 정부와 직접적인 인맥은 없습니다만, 저를 지원하는 학계전문가들의 간접적인 인맥은 있습니다. 친미적이라고 했는데. 미국에 대해 저는 비교적 잘 알고 있다고 봅니다. 저는 LA에 폭동 당시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반(反)문명성, 반(反)도덕성의 뿌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 출장을 자주 다닌다고 친미라고 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국가 경영에서 미국을 보는 입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대화 토니 블레어는 우파라고 생각하십니까, 좌파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벌써 거기서 부딪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블레어가 노동당의 쇄신을 부르짖고 인간적인 사회를 만다는 것이 목표였다고 봅니다.

정대화 그는 좌파입니까. 우파입니까. 딱지를 붙이는 것은 우습지만 밑줄 쫙 치고 정리하는 것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유시민 딱지 붙이지 말고 내용을 갖고 이야기해 봅시다. 유신 때 감옥에도 잠시 나마 다녀오셨고, 80년 광주 당시 현지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전달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개혁적·진보적인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내용은 좀 다른 방향인 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우파는 효율과 성장을 중시하고, 좌파는 정의, 평등을 높이 평가합니다. 현실에서 효율과 정의 두 가지 가치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시급하게 추구해야할 가치라고 보십니까.

정동영 저는 20대 청년시절 정의와 평등을 중요시 했습니다. 그러나 정치인이 되고는 정의와 효율과 민주가 정확히 삼각 축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신 발전국가를 지향합니다. 민주적 바탕 위에서 효율과 정의가 구현돼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효율과 정의는 같이 가야 한다고 봅니다.

유시민 정 고문은 지방의 좋은 고등학교를 나오셨는데 최근 고교 평준화에 대한 반론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교평준화에 효율과 정의를 조화시키시겠습니까.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동영 평준화의 틀은 유지돼야겠지만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수술이 필요합니다. IMD 스위스 국가평가기관에서 우리나라가 교육 경쟁력이 47개국 중 44번째라고 했고 대학 경쟁력은 47개국 가운데 최하위였습니다. 교육경쟁력은 미래의 경쟁력입니다. 어떻게 15세 청소년들의 미래를 방치할 수 있습니까.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물론 현재 교육기회와 신분이 비례하는 아이러니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돈 없고 가난해도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는 확률이 있었는데 점점 좋은 학교에 갈 확률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평준화가 강조되면 될수록 더 불평등해지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손대야 합니다.

유시민 그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정동영 4700만 국민이 교육의 전문가일 겁니다 중국은 사회주의지만 국립 고등학교는 성적순으로 50%는 수업료를 1/10로 하고 나머지 50%는 10배를 받는다고 합니다. 돈이 없어도 능력이 있으면 공부할 수 있는 자본주의 경쟁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70년대 평준화 정책에서 벗어나 있지 못합니다.

유시민 그 문제는 다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동영 농어촌은 자율학교를 확대하고, 비(非)수도권은 자립형 사립고와 특목고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하겠습니다. 서울의 강남권으로 몰리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위해서 지방으로 내려갈 수 있는 개혁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유시민 벌써 1부가 끝났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 분들에게 기회를 못 드렸는데, 2부에서는 기회를 많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0분 쉬고 다시 뵙겠습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유시민 정 고문께서 식사를 못해서 요기를 하느라 조금 늦어졌습니다. 시민기자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시민기자 이화여대 사회학과 박진형입니다. 정 고문은 돈도 없고, 조직도 없다면서 어떤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계십니까.

정동영 제 애로 사항을 말씀해줘서 고맙습니다. 정말 바뀌어야 합니다. 선거하면 돈인데, 돈 가지고 당선되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국민들도 당연시 하는 문화는 곤란합니다.

어느 신문에 30억 이상씩 쓴다고 되 있는데 정치자금법 모금 한도는 6억원입니다. 자기 집 팔아서 선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법은 이런데 실제는 몇 십억원씩 쓴다면 결국 양심과 법을 속이는 것입니다. 훔친 승리가 무슨 값어치가 있습니까. 이것이 계속되면 구 정치가 살아나는 것입니다.

제가 돈이 없는 것이 약점이 아니라 장점입니다. 돈이 없는 제가 이겨야 하는 것입니다. 순수 자원봉사단이 있습니다. 지역별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사이버가 제게는 가장 큰 무기입니다. 이번에 선거인단 중 2.5%가 인터넷투표를 하게 됐는데 정동영이 관철한 것입니다. 인터넷투표에서 1등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주력을 하고 있습니다.

정대화 순수 자발적 후원자인 자원봉사자가 있다고 했는데, 사무실을 두고 있습니까.

정동영 저는 사무실을 둘 돈이 없습니다. 돈도 없고 사무실을 두면 자연히 직원들에게 일당을 줘야 합니다. 이게 다 돈입니다. 그래서 지역 캠프를 다 폐쇄하자고 주장해서 당에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도 양심불량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하에 보이지 않게 캠프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운현 자원봉사자는 '정사모'(정동영 고문 팬클럽)를 말하는 것입니까.

정동영 정사모는 제가 최고위원이 될 때 도와주신 분들 약 200여 명을 말합니다. 순수 자원봉사단은 사이버에서 모집한 대학원생이나 대학 졸업 후 취업을 못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정대화 깨끗한 선거를 하지 않으면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번에 얼마를 쓸 생각이십니까.

정동영 서민들이 보기에는 엄청난 돈입니다. 원래 정치자금법에 의한 모금 한도는 6억원입니다. 모금 한도 안에서 사용하겠습니다. 그러나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경선 등록비가 2억5000만원입니다. 말이 안됩니다. 몇몇 후보들과 연대해서 저항하려고 했지만 연대가 안됐습니다. 부득불 돈을 끌어다가 냈습니다.

정대화 지난 번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얼마를 쓰셨습니까.

정동영 그 때 정치자금 모금액에서 제가 2위였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돈 많이 쓰는 정치인으로 정동영을 꼽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정치를 시작한 이후 모든 정치자금은 후원금을 통해 조달해왔습니다. 그때 1년 동안 7억원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한 4억원쯤 들었습니다.

정대화 선거관리위원회에 얼마를 썼다고 보고하셨습니까. 3억 조금 넘게 보고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정동영 선관위에 보고하는 사항이 있고, 아닌 것이 있어서 전부 4억쯤 됩니다만, 2000년 전체 모금액이 7억원이었고 그것을 1년 동안 다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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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시민기자 질문 하나 더 받겠습니다.

시민기자 이화여대 사학과 이현정입니다. 미국은 인터넷을 통해 2000년 선거에서 상당한 효과를 봤습니다. 정동영 고문은 인터넷을 선거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인터넷 기부금 모금 방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 개인적으로 인터넷 자원봉사 모집이나 기부금 등이 왜 활발히 일어나고 있지 않은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정동영 고문은 자신의 홈페이지 즐겨찾기에 어떤 것을 등록해 놓으셨습니까.

정동영 저는 이번에 경선 참여를 결심하며 가능성을 미국의 존 맥케인과 벤추라에서 봤습니다. 존 멕케인은 자원봉사자를 10만명 이상 모집했고, 정치자금도 수십만 달러를 모았습니다. 우리 네티즌은 미국 네티즌보다 가난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 모금은 별로 큰 돈은 안되지만 굉장히 귀한 선물입니다. 순수 자원봉사단이 큰 힘이고, 이메일 클럽으로 1500명을 모집했습니다.

그리고 젊은 네티즌이 왜 폭발적인 참여를 하지 않는가? 기본적으로 역시 정치 불신 때문입니다. 정치는 그들끼리의 잔치죠. 즐겨찾기에는 뉴스, 연합통신 등 뉴스 검색이 가장 중한 것이고, 일주일에 한 번씩 책을 삽니다. 토요일자 북 섹션이 배달되면 목록별로 10여 권을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합니다.

유시민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노무현 후보가 가장 활발합니다. 온라인 상에서 정 고문이 노 고문에 양적으로 뒤지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동영 후발주자죠. 시작한 지 약 한 달 정도 됐으니까요. 노사모(노무현 고문 팬클럽)는 좀 역사가 있죠. 곧 추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그 말씀은 대선 후보에 나갈 것을 결심한 게 얼마 되지 않았다는 말씀 같은데요. 언제 대선 후보에 나가겠다고 결심하셨습니까.

정동영 저는 정당 쇄신을 부르짖으면서 누구에게 '쇄신해 달라'고 하는데 지쳤습니다.

정운현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정동영 저는 우리 국민이 오늘의 현실 정치에 대해 한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얼마나 답답합니까. 지금 당장 바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역시 정치 쇄신을 주장하면서 정치를 젊은 사람들이, 국가운영도 좀 젊은 사람들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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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화 우리 사회 제2의 도약을 위해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면 반대로 노동자들을 어루만져주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는데요. 정 고문은 노사정위가 필요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정동영 노사정위 방식을 채택한 나라는 위기 상황에서 비상 수단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우리도 IMF 극복 과정에서 대외적으로 상당한 이미지 효과를 올렸고, 실제로도 구조조정 등의 중요한 발판이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타협을 통해 대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비상한 시기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일상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길게 보아서는 노사정위는 해체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주5일 근무제나 새로운 노사자율 협의의 관행과 틀을 만드는 것을 노사정위에서 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정대화 우리 사회의 노사관계 정상화가 요원한데 그렇다면 아직까지는 필요한 것 아닌가요.

정동영 지금은 할 일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단문단답형을 요구하니 그런 식으로 표현된 것 같습니다.

유시민 독일 사례를 보면 상설적으로 운영해도 나쁠 것은 없을 것이라고는 지적도 있는데, 오히려 지금은 노사정위 정상화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 아닌가요.

정동영 지금 할 일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주5일 문제도 상당히 많은 부분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주노총도 같이 들어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정운현 정 고문께서 특검제 상설화 반대, 재벌규제 정책 반대를 하고 있어 우파 쪽에 기울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런 것은 일반 시민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기업의 은행 소유 문제에 대한 입장과 상설 특검제를 반대하는 이유를 밝혀주시죠.

정동영 은행의 지분 소유 허용 범위가 외국인은 10%이고 내국인은 4%입니다. 이것은 분명한 차별입니다. 이는 자기 논에 물대는 식인데, 이를 막아야 합니다. 이것이 대원칙입니다. 지금 미국은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잠식하지 못하게 혹독한 회계감사를 통한 통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특검 상설화가 개혁이다? 이것은 무책임한 것이고 봅니다. 권력형 비리에 대한 특검은 찬성합니다. 그러나 특검의 상설화를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검찰의 신인도를 확립하는 것이 정도라는 것입니다. 특검 상설화를 주장하면 개혁적이고, 특검제를 반대하면 보수적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핵심은 검찰의 신뢰 확보입니다.

유시민 오래 전부터 검찰도 정치권에 대한 독립과 신뢰 회복을 강조했지만, 아직도 검찰은 제 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특검을 상설화한다면 아무래도 예방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정동영 취지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욕을 먹는 검찰도 대한민국 검찰입니다. 검찰의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유시민 어제 KBS-TV 토론에서는 한시적 특검도 반대한다고 말씀하던데요.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동영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상설 특검의 반대가 핵심이 아니고, 검찰 신뢰가 핵심입니다. 한시적 특검이라면 다시 검토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대화 제가 (정 고문께) 딱지 하나를 더 붙이겠습니다. 정 고문은 시스템주의자입니다. 제가 보기에 뉴 시스템의 전도사 같습니다. 제2건국위와 다시 시작된 새마을 운동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쓸만한 시스템이라고 보십니까.

정동영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는 1류 모범 국가입니다. 새마을 운동도 부작용이 있었지만 기여한 것도 있다고 봅니다. 제2건국 운동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정신은 좋지 않았습니까.

유시민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하고 있는 오태양 씨를 아십니까.

정동영 들어보긴 했습니다만, 이름은 정확히 모릅니다. 양심적 병역 거부라고 합니까.

유시민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라고 해야 정확한 것 같은데요. 어쨌든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지금도 매년 42만여 명의 젊은이들이 군대에 가기 위해 징병 신체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자연인의 입장과 국가 경영자로서의 입장과는 달라야 합니다. 병역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해야 합니다. 모두 똑같이 국가를 위해 병역 의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예전에 의왕교도소를 간 적이 있었습니다. 황갈색 수의복을 입고 있는 사람을 봤는데 '무엇 때문에 징역을 살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양심적 병역 거부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1년 6개월이라고 했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유시민 그렇다면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에 대해선 국가가 제도적으로 구제해야 한다는 얘기입니까.

정동영 그것까지는 아직 동의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우리도 양심의 자유가 보장받아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말같이 들리는데요.

정동영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정운현 현실적으로 병역 특례업체라고 산업체 등에서 병역을 대신하는 제도도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도 선택의 폭을 넓게 해줘야 하지 않나요. UN 인권위원회에서도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정동영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이제까지 사회에서 터부시하는 부분들이 깨지고 있습니다.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유시민 정 고문은 40대 후반이긴 하지만 어쨌든 40대입니다. 이번에는 국가안보에 대한 질문인데요. 10년 전인 92년 대선 때 DJ가 대선공약으로 예비군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 당시나 지금 현재나 안보 환경은 변하지 않았는데, 대한민국 정치인 아무도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 고문은 향토 예비군이 국가안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예전에 참모가 예비군 제도 폐지 토론회에 참여해 그 내용을 전해들은 적이 있습니다. 국가안보 문제는 0.0001%의 빈틈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한반도 긴장이 완화됐는가에 대해서는 아직은 안됐다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무엇보다 안보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스위스가 외부로부터 침공을 받지 않고 지켜나가고 있는 것은 내부의 잘 정비된 예비군 제도에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정대화 70년대 '40대 기수론'에 해당되는 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때 신민당 총재가 유진산 씨였습니다. 당시 유 총재가 "젖비린내 난다"고 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54년 국회의원에 처음 출마한 지 거의 40년이 지난 뒤에 집권했습니다. 그 때 이미 준비된 대통령이었습니다. 혹시 정 고문님은 준비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왜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것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입니다.

정동영 그 때 '40대 기수론'이 성공했으면 김 대통령이 더 나은 '산업화시대'를 이끌었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20년 뒤보다 지금 (40대의) 출마가 시대적 요구라고 봅니다. 오랜 행정력, 정치 경험이 과연 국민들이 바라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정대화 김 대통령이 70년대 초 신민당 후보로 나올 때 '대중 경제론'이 핵심이었습니다. 향토예비군 폐지 등도 나이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고 국정 운영에 대한 준비로 봐야 합니다. 정 고문은 대통령을 하기에 너무 준비가 없는 것 아닙니까.

정동영 그렇게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정치를 바꾸는 것이라고 봅니다. 정동영이 하는 정치는 구 정치인이 하는 정치와 분명히 다릅니다. 이제 국가경영도 1인 지배 시스템에서 현장을 뛰는 경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저, 정동영이 잘 해낼 거라고 봅니다. 17년 동안 봉급쟁이로, 월급 받아서 아이들을 키우고 저축도 하고 했습니다. 저는 시민들이 바라는 정치와 가장 가깝게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시간이 다 돼 가는데, 20분 연장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정동영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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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그물에 걸린 바람'이라는 아이디를 쓰시는 네티즌 질문입니다. 언론개혁 없이 사회개혁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편집권 독립을 비롯한 정간법 개정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사회적 흐름으로 번지고 있는 '안티조선' 운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동영 우리가 다양한 사회로 가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사회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억압과 강제는 공공의 적입니다. 저는 언론개혁에 관심이 있는 기자 출신입니다. 그리고 제도권 기자라는 이름 때문에 괴로워했던 적이 있습니다.

실제 (기자로 활동했던) 5·6공화국 시절에는 (권력과) 부닥치기도 했습니다. 단어 하나라도 정확하게 쓰려고 했습니다. 한편으로 부끄러웠고, 한편으로 자부심도 갖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이 보여주는 최소한의 신뢰는 기자 정동영이 타락하지 않았다는 믿음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언론 영업과 언론 자유는 구분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언론 영업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똑같아야 합니다.

정운현 안티조선 운동이 <조선일보>에 대한 억압이라고 보십니까.

정동영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건강한 사회로 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건강한 이견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권력이 언론에 개입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정운현 오늘(28일) 오전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가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정 고문은 권노갑 전 고문에 대한 비판으로 성장했고, 박근혜 부총재는 이회창 총재를 비판함으로써 성장했다는 면에서 비슷합니다.

박근혜 부총재의 탈당이 향후 민주당 예선과 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그리고 박근혜 부총재는 당분간 무소속으로 남겠다고 했고, 뜻을 함께 하는 정치인이 있으면 행보를 같이 한다고 했습니다. 박 부총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정동영 저는 박근혜 부총재가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응원해 왔고 심정적으로 공감을 갖고 있습니다. 얼마나 어려울까요. 저는 그래도 당에 가면 추미애·천정배·신기남·정동채 의원 등이 있지만, 박 부총재는 당내 민주화를 주장하면서 '왕따' 당하고 압박 당하는 걸 보고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웠습니다.

박 부총재가 말했듯이 이대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한국이 바뀔 것이 없다고 봅니다. 저는 박 부총재가 내부 고발자라고 봅니다. 이 총재가 집권하면 나라가 바뀔 것이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박 부총재를 만나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아버지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민청학련 세대이기 때문에 안기부·보안사에 끌려가 고문도 당해봤고, 서대문 형무소에서 몇 달 간 살기도 했다. 나의 20대 청년시절은 암흑이었다. 그러나 정치인이 되고 나서 국가 발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입니다.

정운현 박 부총재의 탈당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으셨는데.

정동영 제가 이야기를 하다 까먹었습니다. 같은 젊은 세대 정치인으로 정동영이 바람을 일으키면 박 부총재에게도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거꾸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당장은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유시민 정책에 대해 하나 묻겠습니다. 공약 중에 수도를 중부권으로 옮기자는 주장이 이색적입니다.

정동영 잘 물어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어제 TV토론에서도 그 이야기를 했는데, 중부권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을 다니다 보니까 지방이 피폐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지방에 사는 것 자체가 손해인 나라에 살고 있다는 걸 수도권에 살고 있는 사람은 잘 모릅니다.

지방에 살고 있는 내 아이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피해의식 속에서 사는데 어떻게 한국이 일류가 될 수 있겠습니까. 국토를 제대로 복원해내는 것이 4700만이 하나가 되는 길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치를 쇄신해야 하고, 국토를 쇄신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신(新)발전국가 실행계획 첫 착수 계획으로 교육·행정 수도를 지방으로 옮기자고 주장합니다. 언제까지 서울에 주택·교육·환경을 몰아넣어 땜질 처리하겠습니까? 이 문제는 70-80년대에도 거론됐지만, 추진력이 없어 주저앉은 일입니다.

정대화 통일되면 중부권이 아니라 위로 올라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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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까지 기다리기에는 우리 상황이 너무 나쁩니다.

정대화 중부권으로 옮기면 통일이 됐을 때 함경도와 평안도는 소외되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정동영 시대가 정보통신 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각 주도는 대도시에 있지 않습니다. 작은 도시에 있습니다.

정운현 지금 행정부처 일부는 대전으로 가 있는데요.

정동영 대전에도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과천에도 일부 옮겨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광화문·과천·대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를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문제는 교육입니다. 서울대도 지방으로 옮겨야 합니다.

유시민 지금 경선 관심은 누가 본선에 나가면 이길까 입니다. 정 고문은 여론조사에서 이인제 고문이나 노무현 고문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데, 본선에서 한나라당의 이회창 총재를 이길 수 있는 근거가 무엇입니까.

정동영 하이트 맥주가 이긴 것이 제게 큰 시사가 됩니다. 브랜드를 바꿔야 경쟁력이 있습니다. OB맥주에 크라운맥주가 50년 동안 눌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물이 깨끗하다는 것 하나로 브랜드를 바꿔서 이겼습니다. 특정 상표를 선전해서 좀 그렇긴 하지만, 정치도 물을 바꿔야 합니다. 이 총재 대세론은 희망없는 대세론입니다. 감히 제가 희망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왔습니다.

유시민 정 고문은 앵커 출신이고, 인물이 좋아서 일반적으로 실제보다 과대평가돼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거품이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저는 철들고 지금까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한 곳으로 말고 나갔습니다. 이 힘을 가지고 바꿔보고 싶습니다. 이미지? 거품? 좋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지 않고 그 내용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새 부대에 담을 내용은 어떻게 살아왔는가, 실천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살아왔습니다. 학생운동도, 연애도, 기자도, 정치도 그렇게 해왔습니다.

유시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걸 강조하시는데 경선주자 7명 가운데 6명이 모두 처음 출마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특별히 정 고문만 처음이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동영 속도가 얼마나 빨리 변합니까. 저도 이미 낡아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강우석 감독의 초청으로 '공공의 적'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25살 연기자와 40대 초반 감독이 할리우드를 이기고 있습니다. 왜 정치는 젊은 사람이 안됩니까?

정대화 제가 보기에 (정 고문이 주장하는) 총론에는 동의하는데 각론에 가면 고개를 까우뚱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자질을 논하면서 '첫째가 문제파악 능력, 둘째가 방향을 잡는 것이고, 셋째가 설득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정답이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문제가 뭐고 방향이 무엇입니까.

정동영 문제는 부패와 교육입니다. 탈산업사회의 대안은 구름에서 내려와 개혁을 진행해 어떻게 하나가 되느냐는 것입니다.

유시민 열린인터뷰 정규 시간이 모두 끝났습니다. 약속한대로 20분 정도 추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개혁후보 연대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개혁후보 연대가 인위적이지 않고 국민적 선택이라면 저도 선택하겠습니다. 저는 정치예측 능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어떻게 진행될 지 잘 그림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동태적이라는 겁니다. 또 후보의 의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원과 국민이 어떤 선택을 하는냐는 문제입니다. 그 과정에서 개혁의 외연을 넓히자는 것입니다. 정동영이 나오면서 개혁의 외연이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최근 <중앙일보> 조사 결과를 보면 정 고문이 박근혜 부총재보다 더 오른쪽에 위치한 보수 성향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겨레>의 평가에서도 정 고문이 민주당 경선주자 가운데 가장 오른쪽에 있어, 한나라당이나 이인제 고문과 비슷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언론의 평가입니다. '개혁연대'는 반(反)이인제 연대를 말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정 고문이 개혁연대에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까.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동영 사람을 점수로 표시하는 것에 의문이 있지만, 이를 받아들인다면 저는 실용주의적 개혁 노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부터 오랫동안 정치를 해온 분들이 아무리 급진적으로 대답해도 그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습니다. 저는 답하면 4.0 정도는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5.0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저는 오른쪽이 아니라 정확히 가운데입니다.

기업의 목표가 뭐냐는 질문에 '부의 사회 환원'과 '이윤 추구' 중에서 사회 환원이라고 답했으면 3.0 정도는 됐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이윤추구라고 답했습니다. 전략적인 답변을 안했습니다. 국보법 폐지, 좋죠. 그러나 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우리 사회에는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과 존속 주장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국민의 정부도 한나라당의 반대에 부닥쳐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국보법 문제에 있어서 사문화된 불고지죄, 찬양고무죄 등은 없애고, 이적단체 규정은 긁어내고,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폐지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점점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문제는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봅니다. 누가 정치개혁을 해왔습니까. 국민경선, 정동영과 김근태가 지적 소유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것이 개혁입니까. 저는 정치개혁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유시민 제 질문은 일반적으로 개혁연대와 정 고문이 함께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정동영 제 대답은 정동영은 정동영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저는 당의 대통령후보가 개혁적인 인물이 되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이지, 제가 정략적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개혁후보가 나온다면 협력하겠습니다.

정대화 협력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정동영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협력이죠.

정운현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개혁후보와 하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까.

정동영 그런 계기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유시민 2순위 연대도 고려하고 계십니까.

정동영 마침 '선호투표'라는 제도가 도입이 됐습니다. 하나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기왕이면 같은 개혁적인 후보들에게 1번이나 2번을 찍으면 좋겠지요.

정대화 다양한 협력의 가능성 있다고 해석해도 되겠네요.

정동영 그렇습니다.

정운현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모임'에서 친일파 708명의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역사학과 출신의 한 사람으로서 동료 의원들의 이런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정동영 지지하고 평가합니다.

정운현 정 고문은 그 모임에서 빠져 있는데 제안을 받고도 거부하신 겁니까, 아니면 제안을 받지 못했습니까.

정동영 저도 회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운현 일제 치하에서 장교를 지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일 명단에 빠져 있는데 이것이 적절하다고 보십니까.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동영 (한참 생각을 하더니) 어려운 질문입니다. 현직 대통령을 지낸 사람을 지금 시점에서 친일파로 규정하는 것이 실익이 있을까요. 역사는 역사가 평가합니다. 박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의 행적은 행적대로 평가하고, 집권 시절은 집권대로 평가해야 합니다. 지금 의원들이 하는 작업은 역사에 대한 평가 작업이 아닙니다. 다만 해방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일을 정치인들이 했다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정운현 우리사회에 일제 잔재가 남아있다고 보십니까? 그렇다면 일제 잔재에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이 총재 이야기를 자꾸 하는 것이 안됐지만, 그런 부분이 사회에서 통하고 용인하는 문화가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만, 일제에서 공부 잘해서 검찰 서기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당당하게 말해도 통하는 문화가 바로 일제 잔재죠.

유시민 일제 때 군인이었던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라고 용인해주면서, 야당 총재의 아버지라고 일제 치하에서 공부 잘해서 검찰 서기한 것을 문제 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 아닙니까.

정동영 제가 문제 삼는 것은, 일제 때 검찰 서기를 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실에 대해 당당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저는 최근 <알몸 박정희>라는 책을 봤습니다. 몰랐던 사실을 너무 많이 알게돼 전율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친일 문제는) 역사가 평가할 것입니다.

정운현 박정희 기념관에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민간에 의해 하는 것이 원안이었습니다.

정대화 지금이라도 대통령 사료관으로 하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정동영 저도 그 지적에 대해 동의합니다.

유시민 '어느날'이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 질문입니다. 자제 분이 지금 미국에 있고 고등학교 유학중이라고 했는데, (유학을) 정 고문이 반대했으나 아들의 소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아들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고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하면 그 때도 소원을 들어주실 건가요?

정동영 그럴 리도 없거니와 용납하지도 않겠습니다. 이왕 질문이 나왔으니 토론 때마나 나오는 얘기여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조금 특수한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에 특파원으로 3년 반, 영국에 1년, 이렇게 4년을 해외에 살았고, 그 곳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나름대로 적응했지만 어려움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혼자 인터넷으로 수속을 밟아 유학을 간다고 졸라서 집사람부터 반대하고 설득했지만 끝내 제가 졌습니다. 아버지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아들의 소망을 꺾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따른 정치적 부담과 책임 있다면 제가 감수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운현 어릴 때 꿈이 뭐였습니까.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동영 시인이었습니다.

정운현 기자가 된 후 정치인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까.

정동영 정치는 아버지에 대한 영향 때문에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10월 유신을 보면서 그 꿈을 잊었습니다.

정운현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게 사실입니다. 언론인이 정치인이 되면 자기 정신을 살리기보다는 과거 독재정권의 입 역할을 해 왔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이 많습니다. 그러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입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타개할 만한 대안이 있습니까.

정동영 과거에 독재정권의 입 노릇을 하기 위해 언론인이 충원됐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저는 입신하기 위해서 정치에 들어온 것은 아닙니다. 정권교체의 입 노릇을 하기 위해 정치에 들어온 것입니다. 이제 정치쇄신, 국가쇄신이 제게 남은 일인 것 같습니다.

정대화 말하자면 지금 정 고문의 출마는 정권재창출을 위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국민의 정서에는 아직도 호남에 대한 반(反)호남 구도가 남아있습니다. 호남출신 주자로서 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동영 완전히 새로운 집권세력에 의한 정권을 꿈꾸고 있습니다. 지역으로 나누고 계층으로 나누고, 특히 지역주의의 'ㅈ'자만 들어도 저는 우울해집니다. 이것 좀 바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마했습니다. 지역주의의 장벽을 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이미 네티즌이 넌더리 내고 있다고 봅니다. 부산·광주·제주 젊은이들을 만나면 사투리를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출생지가 어디냐고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다른 후보들은 다 이런 지역주의로 표를 더 얻을 수 있다는 과거의 낡은 방식을 쓰고 있어 실망스럽습니다. 당연히 그럴 사람이 그러는 것은 실망이지만 당연히 그러지 않을 사람이 그러는 것은 분노가 치밉니다.

정운현 대학 졸업식장에서 사진을 찍을 때 '치즈'가 아니라 '취직'이라고 한답니다. 청년 실업문제가 중요한 문제인데 아주 구체적으로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두 가지 정도만 말씀해주십시오.

정동영 특히 지방대학생들의 눈에 보이는 좌절과 실망에 가슴 아픕니다. 청년의 기가 꺾이면 나라의 기가 꺾입니다. 제게 기회가 주어지면 지구시민 봉사대를 10만명쯤 해외에 보내겠습니다. 한 사람에게 500만원씩 준다면 5000억원이면 됩니다. 민간 기업과 연계할 수도 있습니다. 민간에서 도와준다면 20만명도 보낼 수 있습니다. 5년이면 100만명이 해외에 나가 5년이나 10년 동안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예산의 5% 정도를 써서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다면 쓰겠습니다.

또 하나는 청년 뉴딜 정책입니다. 각 지역에 있는 고용지원센터를 청년 고용지원센터로 기능과 역할을 바꾸겠습니다. 직업훈련, 즉 수급 불균형을 지난 5년 동안 못 맞추고 있습니다. 큰 돈 안들이고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영국 정부의 성공 사례를 우리나라에 접목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요즘 경선 때문에 하루종일 뛰어다니다 집에 오셔셔 주무시기 전에 이런 생각하십니까. '나는 지금 행복한가?'

정동영 행복하지 않습니다. '내가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해 날마다 묻습니다. 그리고 날마다 무너지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김수영 시인의 시 '풀'의 구절을 떠올립니다. 풀은 바람이 불면 눕지만 또 일어섭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유시민 토론은 이것으로 마무리 짓고 마지막으로 1분정도 정리 발언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정동영 우리도 좀 젊은 사람이 정치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청와대 집무실을 폐지해야 한다고 했고, 이에 대한 찬반 논의가 많았습니다. 세계에 이런 청와대가 없습니다. 청와대 집무실이라는 발상과 시스템이 잘못됐습니다. (대통령이) 출·퇴근을 해야 합니다. 땅으로 내려와야 합니다. 현장에 같이 서야 합니다.

러시아 푸틴이 탁월해서가 아니라 나라가 획기적으로 젊어졌습니다. 블레어도 했는데 같은 53년생인 정동영이 못할 것 없습니다. 여러분이 결단하면 정동영이 가능합니다. 제지지 기반은 여러분의 마음 속에 있는 변화에 대한 갈망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유시민 네티즌 여러분, 오늘 토론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제가 평가하지는 않겠습니다. 평소 정 고문께서 정말 시적인 표현을 많이 쓰신다고 생각했는데 좌절한 시인을 몸 속에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든 판단은 여러분이 하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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