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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 구영식 이병한 최경준 김시연 공희정 기자
정리 / 이한기 기자
사진 / 권우성 기자
동영상 / (주)라이브투닷컴, 디지털 미동


ⓒ 오마이뉴스 권우성

<주간 오마이뉴스>와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공동 주최하는 '민주당 대선주자 초청 특별 열린인터뷰' 세 번째 순서인 한화갑 민주당 상임고문 편이 27일 오전 10시 15분부터 낮 12시 35분까지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이번 열린인터뷰는 '정간법·선거법 개정 운동'에 동참한 인터넷뉴스미디어협의회(회창 최창환)의 소속사(이데일리, 아이뉴스24, 이비뉴스,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디지털 말, NGO타임스, 유뉴스, 대자보, 통일뉴스 등 인터넷신문들이 후원하고 있습니다. 다음 번 열린인터뷰 초청자는 정동영 상임고문(28일 목요일 오후 1시)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민주당 대선후보 열린 인터뷰 - 한화갑 고문1 / 김정훈 기자

민주당 대선후보 열린 인터뷰 - 한화갑 고문2 / 김정훈 기자

민주당 대선후보 열린 인터뷰 - 한화갑 고문3 / 김정훈 기자

민주당 대선후보 열린 인터뷰 - 한화갑 고문4 / 김정훈 기자

민주당 대선후보 열린 인터뷰 - 한화갑 고문5 / 김정훈 기자


클릭! 한화갑 고문 열린인터뷰 동영상 보기(2시간 20분)

"당권에 도전하면 앉아서 될텐데, 왜 안방(당권)을 버리고 찬바람을 쐬면서 밖(대권)으로만 돌아다니느냐.(지정패널 정대화 교수)"

한화갑 고문과의 특별 열린인터뷰 초반은 그 질문에 집중됐다. 이에 대해 한 고문은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라면서 "지금은 당원보다 국민을 위한 봉사를 할 때"라고 말했다.

한 고문은 "거기(경선 출마)에는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을 수 있지만 실패도 성공이 될 수가 있다"면서 대권도전을 "투자"에 비유했다.

한 고문은 이인제 대세론에 대해 "투표 당일 시점이 중요하지 오늘의 시점이 중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솔직하게 다 말하겠습니다.
뭐든지 물어보세요"

27일 한화갑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 두 문장을 제일 많이 사용했다. 실제로 그는 어느 자리에서보다 시원시원하게 답했고, 너무나 솔직한(?) 나머지 패널들이 더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기 힘들 정도였다.

한 고문은 지난번 개각과 청와대 비서진 개편 당시 박지원 씨의 재기용을 사전 양해한데 대해 "그 비판은 달게 받겠다"며 어쩔 수 없음을 설명하고서 "그래도 양해를 했으면 당당히 이야기하지 안했다고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한 고문의 솔직함은 2부 마지막 '인사청탁' 부분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그는 검찰 인사 청탁을 받을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의외로 순순히 "있다"고 답했다. 추궁이 이어졌다.

유시민 "어떻게 하셨습니까."
한화갑 "안한 경우도 있고, 만약 그 관계자를 알면 전화를 합니다. 모르면 전화하기가 조금 그렇지요. 그리고 정치인은 뭐든지 되든 안되든 유권자가 요청하면 행동을 해줘야 합니다."

유시민 "지금 답변은 상당히 문제 있는 발언인데요."
한화갑 "아, 제가 거짓말을 할 수는 없죠. 솔직히 얘기하는데 그런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그 외에도 다른 건들도 많이 있어요. 그리고 답을 안주면 말이죠, 거기에 대해서 돌아다니면서 비난하고 다녀요."

유시민 "실세가 아니다, 이 말입니까?"
한화갑 "그게 아니라, 유권자이니까, 다음에 표 안준다, 이러고 다녀요. 완전히 표 관리 차원에서, 죄송한 얘기지만 되든 안되든 부탁을 합니다. 그런 때가 되면 부탁이 많이 와서 제가 그럽니다. '이렇게 많은 것을 누구를 해주라고 할 수 있느냐, 그래도 얘기하겠지만 안되더라도 원망 말어.'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에도 한참 이어진 공방. 결국 유시민 씨는 "너무 이렇게 말씀하시니까, 또 추궁하기가 곤란하네요"라며 손을 들었다.

한 고문이 2시간 20분 동안 쏟아낸 솔직함. 동영상으로 모두 생생히 볼 수 있다.
'그래도 현재의 한화갑 지지율이 너무 낮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한 고문은 "한 택시기사가 '황영조 선수도 처음부터 1등으로 달린 것은 아니다'면서 열심히 하라고 했다"면서 "대선후보가 못되어도 한화갑 같은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듣는, 정도를 걷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한 고문은 중도개혁포럼의 특정후보 지지 움직임에 대해 "처음부터 (이인제 고문 지지를) 표방하고 나왔어야 했다"면서 "우려했던 점이 (현재) 표출되고 있으며 이것은 공정선거에도 보탬이 전혀 안된다"고 답했다.

한 고문은 또 경선 후 상황에 대해 "나는 당의 정통성과 연속성을 겸비한 사람"이라면서 "그런 소중한 자산을 가지고 가야 하는 입장이기에 당을 깨는데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고문은 "남·북 관계가 안정화 되고, 교류협력이 촉진돼서 통일 방향으로 본격 진입하게 되면 '전시작전권'을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행 호주제와 국가보안법은 각각 남녀평등과 인권신장을 위해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화갑 고문과의 열린인터뷰 본 내용이다.

유시민 네티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마이뉴스> 민주당 경선주자 특별 열린인터뷰 세 번째, 오늘은 한화갑 민주당 상임고문 편입니다.

조금 전 오프닝을 했는데,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서 새로 하고 있습니다. 이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한 고문께서도 아까 모두 발언까지 했는데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한 고문께서는 "옥에도 티가 있는데 사람 하는 일에 어찌 실수가 없겠는가"라면서 "손해배상 청구는 안하겠다"고 하셨습니다(웃음). 저희 열린인터뷰에는 '성역'과 '금기'가 없습니다. 어떤 답변이 불확실하고 모호하면 계속 질문이 따라 나옵니다. 방송과 다르게 형식적 제한도 없습니다.

진행 순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전 10시15분부터 오전 11시5분까지 1부, 10분 쉬고, 오전 11시15분부터 낮 12시15분까지 2부가 진행됩니다. 서로 합의되면 20분 한도에서 연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리겠습니다.

패널은 정대화 상지대 교수, 정운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진행에는 저, 유시민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민주당 한화갑 상임고문에게 먼저 '모두 발언' 3분의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열린인터뷰 끝에 1분 정도 정리 발언할 시간도 있습니다.

한화갑 우선 저는 정정당당하게 저의 장점을 가지고 경쟁에 임하겠습니다.

우리 정치 풍토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흠집 내서 경쟁하느냐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모든 정치는 장점경쟁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어떤 자리입니까. 국가의 원수이고 대외적 대표입니다. 그래서 품격과 경륜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조건이 무엇입니까. 첫째 애국심과 민주주의에 투철해야 합니다. 권모술수와 거짓말보다는 해야 될 일과 안될 일을 구분하고 해야 할 일만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국가경영에 대한 철학과 사상을 가져야 합니다. 이것을 위해서는 정책을 마련하면서 '국민은 무엇을 원하나'를 생각해야 합니다. 국민은 부패 없는 사회를 원합니다. 지역 간, 계층 간 차별이 없기를 원합니다. 행복한 가정 원합니다. 직장을 모두 가지고 아버지와 자식, 아내와 남편 사이에 행복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 이런 정책으로 국민을 편하게 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남북문제에 있어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고, 아시아의 중심 국가로서 세계평화에 기여해야 합니다. 이것은 외교력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도자의 성실과 정직입니다. 그래야 신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을 하나로, 국가를 일류로, 한국이 세계로 나아가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많은 지도·편달을 바랍니다.

유시민 이제 본격적으로 괴롭힐 시간입니다. 경선이 사실상 시작됐습니다. 제일 큰 관심사가 제주경선인데요. 정 국장께서 질문해주시죠.

정운현 지난 25일 마감된 제주경선에서 선거인단이 6만5000명이나 대거 응모했습니다. 이 결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막판 집중적으로 몰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부 후보에서는 금전살포나 조직적 동원이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고문 진영도 조직적 동원이나 금품 살포를 한 일이 있습니까.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화갑 솔직히 국민참여 경선제의 기본 취지는 국민이 자기발로 걸어와 참여를 신청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이런 현실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돈을 뿌리고 조직 동원을 한 것이 아니라 친한 사람들끼리 돕기 위해서 왔을 것입니다. 제 주변에서도 그런 것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본래 취지에 어긋나지만 그렇지 않으면 경선에 참여할 사람이 없으므로 어쩔 수 없습니다.

정운현 추가 질문을 하겠습니다. 5년 동안 제주도지부 후원회장을 하셨는데요. 제주지역이 한 고문의 텃밭이라는 해석이고, 주간지 여론조사에서 7.7% 약 4위를 했습니다. 이번 제주 경선에서 몇 위를 예상하시고, 몇 위를 희망하십니까.

한화갑 저는 1등을 희망하고 1등을 예상합니다. 그런데 저만이 제주에 기여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4·3문제. 그 때 원내총무라는 유리한 입장이었습니다. 제가 우리 당에서 4·3특별위원회를 먼저 구성하자고 했습니다. 제가 주장해서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제주도에서 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산 관계에서 관광센터, 추사 기념관을 새로 짓는 문제 등이 있습니다. 추사 기념관은 제가 가서 보고 너무 초라해서 제가 자진해서 예산을 내려보내도록 추진했습니다. 그것은 원내총무로 있어서 그런 도움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가지고 전부 표가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고민스러운 것이 저의 인지도가 낮은 것입니다. 많이 알리고 노력하면 객관적으로 봐서도 1등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대화 경선까지 앞으로 두 달 이상 가야 하는데, 초반에 조직동원 양상이 나타나면 나중에 경선이 심해지면서 불공정 경선 우려가 있지 않습니까. 제가 보건데 특별한 다짐이나 제한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화갑 그것은 선관위가 할 일입니다. 다만 저는 여기서 거짓말을 못하니 솔직히 말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앞으로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바쁜 국민이 살기도 바쁜데 누가 올 수 있겠습니까. 이게 현실입니다.

시행하는데 있어서 어떤 문제점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간과했던 것입니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지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리하면 공정성 시비가 사라질 것입니다. 또한 이 기회에 법적으로 합법화시켜서 정착시켜야 합니다.

유시민 이인제 고문은 2만명, 노무현 고문은 1만5000명, 한화갑 고문은 얼마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 지역에서 경선 참가 신청서를 얼마나 모았는지 솔직하게 얘기해 주십시오.

한화갑 제 지역구 사람들이 많이 갔습니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어요. 그런데 한화갑 고문이 당권으로 갈 사람이라는 등의 유언비어가 난무했습니다. 또 한 고문은 호남 사람이라는 지역 감정를 조장하는 더티 플레이도 있었어요.

유시민 1만명 이상 모으셨나요.

한화갑 그렇습니다. 그 내역은 제가 알고 있지만, 공개하지는 않겠습니다. 그 분들은 정치와 무관한 사람들입니다. 성직자들이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정대화 당권에 도전하면 앉아서 되실텐데, 왜 안되는 길만 가느냐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한 고문은 당내 지지도는 튼튼합니다. 그런데 왜 안방을 버리고, 찬바람을 쐬시면서 밖으로만 돌아다니십니까.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화갑 우선 최고위원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제게 큰 문제가 아니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저도 쉬운 일을 하면 좋은데 왜 어려운 일을 하는가 하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당원을 위한 봉사보다 지금은 국민을 위한 봉사를 선택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거기에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도 성공이 될 수가 있습니다. 한국적 상황 아래 정치를 계속하면 투자가 될 수 있어요. 대국민 봉사에 앞장 서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나온 것입니다. 또 솔직히 제가 비교적 장점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에 뛰어든 것입니다.

정운현 당권을 포기하고 대권에 도전한 것을 두고 본선 전에 당을 깰 구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던데요.

한화갑 저에게 당을 깰 힘이 있습니까?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저는 대통령과 정치를 함께 해온 사람입니다. 대통령이 총재직을 그만 두었지만 당원으로 남아 계십니다. 대통령이 아직 당원인데 제가 당을 깰 수 있겠습니까? 깰 힘도 없지만 깰 명분도 없어요.

유시민 이인제 대세론과 필패론이 있습니다. 만약 이인제 고문이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뒤, 지방선거에 졌을 경우 민주당이 깨지는 것 아니냐 하는 관측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한 고문이 최고위원 경선에서 1등을 해도 아무런 정치적 실익이 없지 않겠습니까.

한화갑 처음 듣는 이야기예요. 진작 해줬으면…(웃음). 저는 지금까지 정치를 정략적으로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정치는 현실문제 해결의 연장입니다. 지방선거에 패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어떻게 이길 수 있겠어요? 이길 수 있다는 각오로 해야죠.

유시민 본선 전에 어떤 경우에도 당을 분열시키거나 깨는 데 참여하지 않겠다는 얘기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한화갑 예. 저는 정통성과 연속성을 겸비한 사람입니다. 그런 소중한 자산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대화 당권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다고 얘기하셨는데, 한 고문에게는 두 가지 딜레마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현실 정치적인 딜레마와 도덕적 딜레마인데, 후자부터 얘기하자면 한 고문은 정권 출범 초기 '차기 대통령 후보는 비(非)호남 출신'이라고 얘기하셨습니다. 또 대권이나 당권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고 하셨는데 이것은 분명히 약속 불이행이고 약속 번복입니다. 하지만 언론사들의 여론조사를 보면 당내 지지도는 1위인데 대통령 후보로서는 7위이거나 지지율이 1% 정도로 나왔던 때도 있습니다.

한화갑 3위 할 때도 있었어요(웃음).

정대화 결국 국민에게 봉사할 기회를 안 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화갑 우선 (약속 불이행과 관련해서)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어요. 비(非)호남 후보론도 확대 보도된 것입니다. 당시 기자들이 '한 선배도 다음에 대권에 도전할 것 아니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나는 '성공한 대통령을 만드는 게 소원'이라고 얘기했어요.

그리고 정권 초기였는데 내가 나가겠다고 얘기할 수 있겠어요? '지금 대통령도 전라도 출신인데, 전라도 출신이 또 다음에 대통령을 하겠다고 얘기할 정치인이 있겠느냐'라는 얘기였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청와대에서도 그 얘기가 나왔대요. 그래서 나하고 청와대 사이에 교감이 이뤄진 것 아니냐 하는 오해가 생긴 겁니다.

저는 후보로 출마하기 전에 지지도가 높지 않았어요. 원내총무와 사무총장을 하면서 TV에 자주 나온 사람입니다. 기자들이나 정치권에는 잘 알려졌지만, 일반 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전국노래자랑에 나와서 노래를 불렀지만, 저는 이제 신곡을 냈습니다. 그러면 (신곡을) 선전할 기회가 필요하지 않겠어요?

이인제 우세론이니 필패론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런 식으로 얘기한다면 현재 야당 후보의 지지도가 훨씬 높지 않습니까. 그러면 뭐 하러 (여당에서) 경쟁을 합니까. 투표 당일 시점이 중요하지 오늘의 시점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97년 대선 전에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찬종 씨가 압도적으로 1위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유시민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중도개혁포럼에서 국민지지도가 높은 후보를 지지하려다가 내부 반대로 실패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중도개혁포럼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화갑 누구든지 당내에서 뜻이 맞으면 정치적 목적으로 서클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거기에 대해 시비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정직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이인제 고문 지지를) 표방하고 나왔어야 했습니다. 우려했던 점이 (현재) 표출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공정선거에도 보탬이 전혀 안됩니다.

정운현 한 고문에게는 '리틀 DJ'라고 하는 애칭이자 별칭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 고문이 DJ와 닮은 점, 그리고 차별점 등을 얘기해주시죠.

한화갑 이런 질문은 상상도 못했어요(웃음). '리틀 DJ'라는 말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예전에 국회 대정부 질문이 끝나고 여야 간 악수하는데 웃어요. 왜 웃냐고 물어보니까 대정부 질의할 때 제스처나 어투, 억양 등이 (김대중) 대통령과 닮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기자들이 '리틀 DJ'라고 쓴 겁니다.

당시에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한편 자랑스럽기도 했어요. 왜 부담스러웠냐 하면 대통령은 한 분인데…. 그래서 대통령 앞에서 말을 안했어요. 그것을 좋은 자산으로 활용할 것입니다. 그 분과는 저와 평생동안 정치적 스승과 제자의 관계입니다. 그것도 자산으로 활용할 것입니다.

차이점은 일단 성도 다르고 이름도 다르고 성격도 다릅니다. 후회한 적이 있는데 제가 직언을 잘 했어요. 그래서 제가 다듬어지지 않는 사람으로 보였을지 모릅니다. 한편으론 나만이 직언할 수 있다는 것을 큰 자랑으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80년대 감옥에 가서 생각해 보니 철없는 애가 밖에서 들은 얘기를 다 말하니 대통령이 '가장'으로서 얼마나 좀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제가 성격을 좀 바꿨어요.

정운현 직언은 긍정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것입니다. 그것이 완곡하건, 비위가 거슬리는 방식이건 간에 충직했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어떤 사안, 어떤 시점에서 직언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두 가지만 소개해 주십시오.

대선주자 초청 열린인터뷰 일정

다음은 민주당 대선주자 초청 특별 열린인터뷰 일정입니다. 예정인 일정은 확정되는 대로 독자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2월 20일 밤 9시 (노무현 고문)
2월 25일 오후 2시 (김근태 고문)
2월 27일 오전 10시 (한화갑 고문)
▷ 2월 28일 오후 1시 (정동영 고문)
▷ 3월 3일 오후 2시 (유종근 지사·예정)
▷ 3월 4일 오후 2시 (이인제 고문)
▷ 3월 5일 오후 2시 (김중권 고문)
한화갑 80년대 밖에서 들은 얘기를 많이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우리는 수 년 동안 감옥살이나 연금 상태였어요. 상도동과 비교해 동교동은 고생만 했어요. 상도동은 그래도 국회의원도 하는데 동교동은 하는 일이 없지 않냐는 거였죠. 그래서 우리 민주화 투쟁 업적을 국민에게 어떻게 알리느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지금 생각하면 당시 김 대통령이 듣고 기가 막혔을 거에요. 내가 당수를 했냐, 감옥 가고 감시 당하고 있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말이죠.

이희호 여사도 밖에서 들은 이야기를 대통령께 전달하곤 했는데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화갑 씨는 바른 말을 하지 않느냐. 우리 같이 바른말 합시다, 그래서 외부 여론을 (DJ께) 잘 전하자'고 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감옥 가서 생각해 보니 '너 그러다 어쩌려고 그러냐'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건 솔직한 말이에요.

유시민 최근 권노갑 전 고문이 '한화갑은 안된다, 부적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권노갑 전 고문은 어떻게 보면 민주당 양자인 이인제 고문을 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 '이인제-권노갑 대권동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화갑 그것에 대해 비판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를 도와주는 것도 안 도와준 것도 그 분(권노갑 전 고문)의 생각입니다. 누구든 자기 생각대로 할 자유가 있는 겁니다. 다만 제가 나선 것은 국민에 대한 봉사라는 측면도 있지만, 솔직히 역대 대통령이 물러난 다음을 보세요. 끝나고 나면 주변의 세력들이 모두 퇴장해 그 정치적 사상이 이어지지 못했어요. 우리가 겪은 고통과 수난은 상상할 수도 없고 정권교체와 사상을 이뤄냈는데 일회용으로 끝나고 마무리 못 지으면 옳은 방향이 지속적이지 못합니다.

유일하게 전두환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었지만 끝이 좋지 못했어요. 물러난 다음 많은 정치적 갈등을 겪고 협조도 되지 않았죠. DJ 이후에도 그 정책과 정신이 이어지길 원했어요. 그래서 생사고락을 같이 한 사람 가운데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죠. 권노갑 전 고문을 만났을 때도 그랬어요. '나를 지지 안해도 좋다. 다만 싸움으로 비칠 수 있으니까, 소리만 안 나게 해달라'고 말이죠.

ⓒ 오마이뉴스 권우성

유시민 지금 (민주당은) 집권 여당이긴 하지만 야당이란 얘기를 듣고 있는데 4·13 총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한 고문은 당시 공천 심사에는 관여 안한 걸로 아는데요. 제가 듣기로는 이른바 계보원을 많이 챙기지 못한 걸로 압니다. 당시 공천심사위원회가 제 구실 못하고 어디선가 만든 명단만 갖고 'Yes'와 'No'만 결정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입니까.

한화갑 제가 관여 안해서 모르겠습니다. 다만 주변 사랑 중 한 사람도 챙기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선거 때 저보고 '전라도 맡아라' 하더군요. 하지만 전라도는 어차피 김 대통령을 보고 투표하지 한화갑 보고 하는 건 아니니까, '넌 할 일 없으니 거기나 가라'는 거죠. 그러다 중앙당에서 서울 주변에서 유세하니까, '올라오라'고 해서 가면, 다시 '내려 가라' 그럽니다. 누가 그렇게 시키는 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정치 속에서 일어나는 작용과 반작용입니다. 하지만 제가 그것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유시민 그 때 서울의 한 호텔에서 실세위원회 7명이 모여 결정했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한화갑 그 얘기는 처음 듣는데요.

유시민 (공천 심사가) 잘못됐으면 (대통령에게) 직언했어야 하지 않았나요.

한화갑 청와대에서 들어오라는 말 없으면 못 들어가요. 절차가 필요하죠. 하지만 그런 생각은 못했어요. 주변에 있는 분들이 오죽 잘 모실까 했죠. 제가 뛰어들면 잘 모시기 경쟁인데 잘 모신다는 보장도 없고 왜 끼여드나 생각했죠.

정운현 김 대통령이 '인의 장막'에 갇혀 있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한화갑 그런 취지는 아닙니다. 정당에는 권력이 있어요. 주식회사에는 집중투표제, 집단소송제 등도 있지만, 정치 권력의 주주는 한 주만 많아도 100%를 다 갖는 거예요. 1등 주주가 모든 권력을 갖지, 2등 주주, 3등 주주는 권력이 없어요.

유시민 (김 대통령을) 쉽게 만날 수 없는 상황입니까?

한화갑 아,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있죠. 하지만 (그 때는) 그것 갖고 만날 수는 없었죠.

정대화 다시 경선 얘기로 돌아와서요. '이인제-권노갑 대권동맹'에 동의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는데요. 한 고문께서는 '동교동의 역사적 임무는 끝났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인제-권노갑 동맹'으로 동교동 구파가 현 시점에서 할 역할이 있습니까.

한화갑 그런 말을 한 건 사실입니다. 우리가 동교동에서 대통령 중심으로 모인 의미는 두 가지였어요. 민주화 쟁취와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가 그것이었죠. 우리가 시도한 목적은 달성했고, 남은 것은 대통령의 사상과 원칙을 계승·발전시키는 것이죠. 그것이 뿌리에서 나오면 좋겠고 그것을 제가 해보겠다고 나선 거예요. 권 전 고문도 (이인제 고문과의 동맹을) 대통령 사상을 계승·발전시키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도 가능해요.

정대화 중도개혁포럼 움직임이 있을 정도로 영향이 강합니다. 한화갑 고문은 지지도도 오르지 않고 국민경선 취지가 흐려지는 상황에서 대응 전략은 무엇입니까.

한화갑 구체적으로 폭로 못하니 안 되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유시민 네티즌 질문이 들어와 있습니다. '권노갑 전 고문의 행보에 김심(金心)의 허락이 있었다고 보는가, 아니면 김심은 없다고 보는가'란 질문입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화갑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김 대통령은 중립을 표방했고 관여할 생각은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권 전 고문과 대통령 사이, 저와 대통령 사이, 또 저와 권 전 고문 사이에 전부 일치하지 않지만, 일치하는 면도 있다고 봅니다.

유시민 또 다른 네티즌 질문입니다. '화갑조아'라는 ID를 쓰는 분인데요. 아마도 한화갑 고문 지지자인 것 같습니다. '민주당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은데, 이인제가 민주당의 정통성이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정대화 덧붙여 민주당 인사 파행의 핵심에 권노갑 전 고문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정동영 고문의 반응도 그렇고, 김근태 고문은 불공정 경선 얘기를 하고 대권 국면에서 동교동계 구파와 이인제 고문과의 연합은 최악이란 평가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한화갑 최악이냐, 최선이냐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당 역학 관계에서 있을 수 있고 현실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정통성은 후보가 되면 따질 것 없다고 봅니다. 그 정통성이 제게 있다면 그것을 부각시키면 되는 것이지 상대방은 안된다는 것을 따질 때가 아니라고 봅니다. 한국 정치에 있어 정상적으로 대를 이어 상속되는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유시민 한 고문께서는 지난 2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누구나 당에 와서 문패를 달면 당의 정체성과 색깔은 어떻게 유지되겠냐. 이인제 고문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체성·정통성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은 권모술수나 거짓말로 경선을 치르고 있기 때문에 경선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도 추방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요.

한화갑 누가 정통성 있다, 없다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후보 가운데 나만이 정통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아까 말한 것처럼 누군가 '한화갑은 당권으로 갈 사람, 호남 사람이니 득표력이 작다든지' 등 유언비어를 퍼뜨렸습니다. 이렇게 사안을 흐리고 하게 거짓말 하는 사람들은 정계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합니다. 두 가지는 전혀 다릅니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언론에서 기사화했습니다. 나는 이에 대해 항의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신문에서는 사설도 썼더구요. 유감스럽습니다.

정대화 어떤 매체에서 발표한 한화갑 고문의 9가지 장점이라고 들어본 적 있습니까?

한화갑 나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것이 있어요? <오마이뉴스>에 초청 받지 못했으면 모를 뻔 했네요.

정대화 DJ의 정치 철학과 이념을 가장 잘 계승 발전시킬 적임자. 한국 경제의 비전을 갖춘 경제 대통령, 종교계의 폭넓은 지지 등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두 달 후 동교동 구파에서 '한화갑 4대 불가론'을 말한 적이 있습니다. 호남 출신,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 출신, 대통령과 같은 고향인 신안, 병역미필 등 4가지입니다.

한화갑 그런데 부모 때부터 원수가 진 것도 아니고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나도 잘 이해 안됩니다. 김 대통령 비서 출신이라는 것은 YS도 장택상 비서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해)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리고 출생 문제 등은 거론할 가치가 없고, 다만 군대문제 미필은 사실입니다.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운동을 한 사람 가운데는 군 미필자 많습니다. 저는 대학 졸업 후 외무고시를 준비하다가 여의치 않아 <새물결>이라는 잡지에서 활동하다가, 중앙정보부(국정원)의 요주의 인물이 됐습니다. 군 입대 불량자가 된 것이지요. 그러다 김대중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시작했습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그 때는 군대를 안 보내면 관직에 나갈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저는 그것을 모두 포기하고 민주화 운동을 한 것이지요. 학교에서 공부한 것을 어떻게든 사회에서 써먹어야 했는데 갈 길 없었습니다. 사방이 막혔습니다.

저는 10살 때 초등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서울대에 입학하게 됐고 기대를 많이 받았지요. 하지만 민주화 운동으로 감옥에 갇히는 등 집과는 연락을 끊고 살았습니다. 나중에 영장이 나왔는데 그것을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6형제 가운데 저만 군 미필입니다. 우리 집안 10명 남자 가운데 9명이 군대를 갔다왔습니다.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투쟁하다가 그런 것이 생긴 것이고 '옥의 티'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대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장택상 씨의 비서로 있었던 기간은 불과 얼마 안됩니다. 하지만 한 고문은 35년 동안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 활동을 하지 않았습니까.

한화갑 특별보좌역이 내 타이틀이었지요. 아마 비서실장 했으면 봐줄지 모르죠. 그러나 그것이 자격 요건이 되고 안되고는 말이 안되지요. 국회에서 원내총무, 당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민주당 최고위원에 1등으로 뽑힌 것은 왜 이야기를 안합니까.

정운현 경북 봉화, 어떤 절의 스님은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에서 대통령이 다시 날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한 고문은 종교가 천주교임에도 불구하고 아버님의 위패를 그 절에 모셨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화갑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임종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불교였고, 그래서 위패를 그 절에 모시게 된 것입니다.

정운현 절에는 언제 처음 가게 됐습니까.

한화갑 95년에 처음 갔습니다. 당시 주지스님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들락거리다가 정작 대통령이 되면 그림자도 안보이더라'며 '당신도 그럴 것 아니냐'며 나무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하고 절 제사 때나 아버지 제사 때 내려 간 것입니다. 또 심심하면 일년에 한두 번 내려가곤 합니다. 그 양반 나름대로 나를 진심으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정운현 차기 대통령이 한 고문이라는 예언을 하던가요?

한화갑 (하하하) 그런 것 없습니다.

유시민 그럼 1부의 마지막으로 네티즌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이하림 씨라는 분이데요. 한 고문은 자신감이 펄펄 넘치는데, 현실적으로 지지도는 매우 낮습니다. 정말 대 역전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구체적인 전략은 있는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한화갑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제가 언젠가 택시를 탔더니 택시기사께서 저를 알아보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황영조 선수가 1등으로 골인하는 장면을 봤느냐'면서 '그렇다'고 하니, 그 기사는 '황 선수가 처음부터 1등으로 달린 것은 아닙니다. 열심히 하십시요.' 큰 용기가 됐습니다.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서 뛰고 있지만 못 되도 후회 안할 것입니다. 정치인으로서 정도의 모범을 보이고 싶습니다. 못 되도 한화갑 같은 정치인이 되야 한다는 말을 듣기를 원합니다.

유시민 1부는 끝이 났습니다. 2부에서는 주로 정책 위주의 질문을 하겠습니다. 잠시 뒤에 다시 뵙겠습니다.

▲ 1부가 끝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한화갑 고문과 지정 패널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유시민 2부를 시작하겠습니다. 1부에서는 당내 경선문제, 개인적·정치적 소신이 많이 나왔는데요. 이제는 정책적인 문제로 넓히겠습니다.

정대화 전두환 정권 초기 한고문께서 감옥에 갔을 때 면회를 온 부인과 키스한 것이 화제가 됐었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한화갑 다행히 특별면회로 창살이 없는데서 면회했습니다. 면회가 끝나고, 남편이 부인을 만났는데 키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집사람은 예상 못하고 멍하니 서 있더군요. 교도소에서는 '신성한 교도소에서 그런 일을 해서 되겠느냐'며 다음에는 창살이 있는 데서 면회시켰습니다.

그래서 면회를 안하고 혼자 돌아왔습니다. 교도소에서는 면회를 안 시켜주면 교도소 책임입니다. 나중에는 교도소에서 저 보고 면회를 하게 해 달라고 사정을 하더군요. 저는 안했습니다. 그래서 창살 없는 데서 면회를 했고, 그 때부터는 교도관이 그냥 피해주더군요. 아내와 키스하라고. 처음에 가벼운 소동이 있다가 나중에는 괜찮아졌습니다.

유시민 정치인들이 정책은 굉장히 원칙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조금 구린 부분인데, 돈 문제를 건드리겠습니다. 공직자 재산등록 절차에 따라 신고된 한 고문의 재산이 얼마입니까.

한화갑 큰일났네. 지난 번에 봤는데…. 3억짜리 전세에 살고 있고, 고향에 15만3000평 임야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임야가 (평당) 서울의 0.1평 땅 값도 못할 것입니다.

정대화 자료를 보니, 지난해 말로 5억5300만원을 등록했는데요. 연도별로 봤더니 매년 재산이 1억씩 올라갔다, 내려갔다 했습니다. 재산 증감이 극심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항간에는 부인께서 억대의 주식거래를 했다는 설도 있었는데 설명해주십시오.

한화갑 (집사람이) 주식거래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집사람이 학교 다닐 때 주식저축이 있었습니다. 25년 동안 교사 생활을 하면서 (주식을) 했던 것이 큽니다. 또 연말에는 증자해서 오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그 때 그 때 팔고 시세 차익을 취했어야 했는데 가만히 놔둔 것입니다.

나중에는 휴지가 돼서 망했습니다. 잘 될 때는 억대까지 될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34평 집을 친구가 사업한다고 해서 담보로 줬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부도를 내서 넘어간 것입니다. 나중에 86년인가 사람들이 돈을 모금해 줬습니다. 그때는 우리 당 기자실에서도 모금해줬습니다. 그래서 은행 빚 얻어 전세로 집을 얻었습니다.

정대화 95년에 2억6400만원이 늘었고, 96년에 2억이 또 늘었는데 왜 그렇게 증가 폭이 큰 것입니까.

한화갑 자료를 못 가져와서 미안합니다.

정대화 재산은 누가 관리하십니까.

한화갑 집사람에게 맡깁니다. 제 이름으로 된 임야는 7400평이 전부입니다.

유시민 지난해 말 후원회를 크게 한 번 했는데, 그 때 몇 명이 왔습니까.

한화갑 행사장 안에 1만명 이상 있었고, 밖에도 1만명 이상이 있어서 내가 2만이라고 했는데 주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왔다고 했습니다.

유시민 몇 만명씩 모이는 후원회가 수지타산이 맞습니까.

한화갑 저는 수지타산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크게 한 것은 이렇게 저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줄 목적도 있습니다. 물론 '후원회 하니 오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 MBC 토론회 때 '불교계에서 많은 분들이 오셨다'고 말했습니다.

유시민 이렇게 대규모 군중집회의 후원회에 대해서 '동원했다'는 등 구태 정치라는 부정적 시선이 많습니다.

한화갑 지난 번 광주에서는 규모를 아주 축소했습니다. 앞으로는 그렇게 안하겠습니다.

정운현 최근 전경련에서 '부당한 정치자금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법인세 1%를 정치자금으로 지원해 선거공영제를 하자는 말도 있습니다. 반면 민주노동당에서는 법인세 1%를 지원하는 것은 '신정경유착'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화갑 법인세 1% 문제가 언론보도를 보니 7000억 내지 8000억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정치자금으로 쓴다면 국민적 여론이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당이 후원금을 모을 수 있는 한도가 200억입니다. 선거가 있으면 400억 정도 됩니다. 정치자금법에 당원끼리 주고받는 것은 예외로 합니다. 따지고 보면 기부 한도가 없는 것이죠. 그래도 7000∼8000억원은 낭비 요소가 있습니다.

저는 이 문제는 조심스럽게 다뤄야지 함부로 찬성을 안합니다. 그 다음 재계의 말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맑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특히 여당은 원하면 무한대로 (정치자금을 조달해서) 썼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재계가 자기 권리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재계 입장에서도 정치자금으로 많이 빼앗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정대화 현행 선거법 때문에 모든 후보자들이 범죄자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후보는 6억원 이상을 걷을 수 없고, 도지사는 10원도 못 걷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경선 치르겠는가'라는 말을 합니다. 이번 경선에서 얼마를 한도로 쓰시겠습니까.

한화갑 아무리 부자더라도 자기 돈을 쓰면서 정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필요해서 만드는 것이 정치자금입니다. 얼마 한도냐고 했는데 한도가 없습니다. 시민단체에 전화를 했습니다. '돈 적게 쓰자는 데에 서명을 하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하고요.

예를 들면 경선에서 모을 수 있는 돈은 3억원입니다. 지방선거 공고해야 나머지 3억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전에는 3억원밖에 못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 대통령후보 경선 기탁금이 2억5000만원입니다. 결국 합법적으로 하려면 경선자금으로 5000만원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부족합니다. 그래서 '서명은 하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봐주라. 우리도 법을 지킬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도적으로 정착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이런 부탁 두 가지를 하면서 서명했습니다.

정대화 97년 대선 비용이 법적으로 310억원입니다. 선관위에서는 310억원 중 10%를 경선 비용으로 쓸 수 있는 개정안을 냈지만, 국회나 정치권에서는 논의가 전혀 안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법이 미비해서 그렇다는 것인데 국회나 당에서도 법 개정 의향이 없는 것 아닙니까.

한화갑 국민경선제을 지금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여·야 간 논의가 될 것입니다. 지금은 하여튼 불법이고 범법이 될 수 있는 요소가 많습니다.

유시민 7명의 주자가 뛰고 있는 양상인데, 한 고문이 다른 후보와 구별되는 자신만의 정책 두 가지를 꼽는다면 무엇입니까.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화갑 첫 번째는 정직하고, 솔직하고, 권모술수가 없는 후보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통일안보, 외교문제가 저의 장점입니다. 햇볕정책이나 포용정책에 있어서 김대중 대통령이 입안하는 것을 옆에서 많이 지켜봐서 익숙합니다.

실질적으로 저는 지금 외교문제에 많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작년 7월 독일을 방문해서 독일 수상 만났습니다. 또 작년에 일본에서 수상을 만나 한·일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수상급을 만난 정치인은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제외하고 제가 처음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제임스 베이커를 만나서 정책 조율 기구를 만들었는데, 제가 아시아쪽 공동 의장입니다. 그래도 한·미 관계, 미국과 아시아의 역할, 외교적인 문제에서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정대화 한·미 관계에 대해 묻겠습니다. 현재 '평시작전권'은 회수한 상태지만, '전시작전권'은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되신다면 '전시작전권'을 환수할 것입니까.

한화갑 이 문제는 솔직히 주권국가로서 자존심을 생각한다면 환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반도 정세상 우리가 책임질 것인지 아닌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안정화 되고, 교류협력이 촉진돼서 통일 방향으로 본격 진입하게 되면 '전시작전권'을 환수해야 합니다.

정대화 용산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화갑 우리 땅인데…. 문제는 미군기지를 옮기는 데 우리가 그 비용을 분담해야 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래서 예산상의 조처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서울시민의 생활권 보장을 미국에 요구해서 가능한 한 옮길 수 있으면 옮겨야 합니다.

유시민 서울에 있으면 애국이 아니고, 지방에 있으면 애국이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화갑 딴 데로 옮기더라고 우리가 예산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서울 한복판에 있다는 것은 서울시민의 쾌적한 환경에 지장이 있으니까 옮겨야죠.

유시민 일종의 '서울 중심주의' 아닌가요.

한화갑 지방의 생활 환경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정대화 한·미 행정협정(SOFA) 개정 논의가 수십 년 간 있어 왔습니다. 환경 문제, 재판관할권 문제가 있고, 특히 대미 협상에서의 저자세를 문제제기하고 있는데요.

한화갑 저는 더 개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외교문제로 우리 국력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력배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개정을 위한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대화 외교문제와 관련해서 한마디로 대미외교는 당당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한화갑 그렇습니다. 미국에 대해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력할 것은 하는 게 진정한 친미에요.

유시민 네티즌이 보내주신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최근 주한 미 대사와 식사를 하면서 면담을 했지요? 다른 대선주자들도 차례 차례 했는데 집권 여당의 후보로서 모양새에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한화갑 젊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해합니다. 그런데 대사가 집에서 밥 한 끼 먹자고 초청한 거예요. 그 다음에는 우리 집으로 초청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런 차원에서 봐 주세요.

유시민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나 우리 대통령에 대한 예우 문제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셨나요.

한화갑 그런 문제를 제기해 본 적은 없습니다. 거론된 적도 없습니다. 다만 부시 대통령의 대북관에 대해서는 제가 미국에 가서 미 의원 20여 명을 찾아다니며 얘기했습니다. 북한과 대화의 당위성에 대해서 말이죠.

유시민 역시 네티즌 질문입니다. 오늘 <오마이뉴스>에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의 인터뷰 실렸는데, 제목이 "좌파정권 재창출 용납할 수 없다"입니다. 우선 김대중 정부를 좌파정권이라고 규정할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화갑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지난번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DJ의 사회보장정책이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미국 프리드만 교수는 "자본주의의 복지정책은 상당 부분 사회주의를 모방한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자본주의를 수정하는 과정이 사회주의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선진국일수록 사회복지가 잘 돼 있습니다. 김용갑 의원 식으로 하자면 미국도 좌파정권이 됩니다.

유시민 또 네티즌 질문입니다.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화갑 (그것에 대한 제 생각은) 명확합니다. 그거 없애야 합니다. 인권침해 요소가 있어서 폐지해야 합니다. 지금 북한과의 대결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UN 인권위에서도 폐지를 권고했고, 미 국무성에서도 권고했습니다. 미 국무성에서 해마다 <인권백서>가 나오는데 항상 국가보안법 때문에 문제가 됐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유리하라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권고하겠어요?

유시민 대체입법인가요, 조건없는 폐지인가요?

한화갑 우리 당의 당론은 보수주의자들의 반대로 대체입법입니다. 하지만 대체입법만으로도 폐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운현 과거 선거에서 언론보도로 인해 피해를 본 적이 있으십니까? 그리고 최근 언론들의 선거보도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한화갑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언론과 정부가 세무조사를 계기로 적대관계에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다만 여전히 (일부 언론들이) 여당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한때 일체 기대도 하지 않고 부탁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정정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도 언론은 사회공기로서보다 감정에 치우쳐 정부 여당에 불이익을 주려고 하는 인상이 짙어요.

정운현 3개 공공부문 파업이 진행되었다가 두 부분은 타결이 됐고 한 부문만 남았습니다. 여전히 민영화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한 고문은 기본적으로 공공부문의 민영화에 찬성하면서 민영화의 시기 등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파업을 불러온 것은 정부와 여당이 수수방관했기 때문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습니다.

한화갑 개인적으로 민영화에 찬성합니다. 새 정부 들어서 공기업들은 거의 다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그런데도 경영에서는 주인의식이 희박합니다. 그런데 민영화가 주인의식을 공고화 하고 효율성을 제고해서 기업으로서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공익성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공익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공기업을 돈 벌려고 만드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서 민영화를 해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요.

한화갑 한전의 현재 빚이 30조원에 이릅니다. 재산의 덩치가 크더라도 빚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게 없습니다. 물론 캘리코니아 전례가 있어서 민영화해서 전기로 통제하면 어떨까 하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요금인상 문제도 있습니다. 그런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정대화 한전의 빚이 비효율적 운영 때문만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최근 경상수지에서 흑자라고 하는데요.

한화갑 그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어쨌든 국민 여론과 공익성 확보 차원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운현 내일 모레가 3·1절입니다. 오는 28일 '민족정기를 세우는 의원모임'에서 친일파 명단 700명을 공개하겠다고 합니다. 의원들의 이런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화갑 저도 거기에 사인한 것 같은데, 확인해야겠네요. 최근에 정체성 문제가 나오는 것도 결국은 역사적으로 소급될 수 있어요. 그동안 우리는 좋은 기회를 놓쳐왔습니다. 늦었지만 그런 사실이라도 알려주는 것은 좋다고 생각해요.

유시민 최근 김 대통령은 구조조정이나 민영화는 노동쟁의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이를 엄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 입장에선 구조조정은 임금·고용보장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입니다. 김 대통령이 너무 사용자 편드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 한 고문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한화갑 저는 대통령 입장에 긍정적입니다. 그것은 사용자 편을 드는 게 아니라 하나의 원칙을 제시한 것입니다. 자본가는 자선사업가가 아닙니다. 자본가는 돈벌이하려고 하는 것이고, 노동자들은 계약에 의해 고용이 된 것입니다. 고용조건 타당성 여부나 개선 여부로 투쟁할 수는 있겠지만, 기업을 하는데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게 원칙입니다.

정대화 그것은 너무 자본가적 시각으로 해석한 것 아닙니까.

한화갑 노동조건, 노동환경 개선은 투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중석을 팔기 위해 이스라엘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노조에서 회사가 얼마 받으면 얼마 내놔라 하는 식으로 요구해 이스라엘쪽이 협상을 안하고 가버렸어요. 나는 그런 걸 얘기하려는 겁니다.

유시민 너무 극단적인 사례 아닙니까?

한화갑 제 원칙입니다. 제가 재산가가 아니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겁니다.

유시민 대량해고가 기업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 것인지, 노조 와해를 위한 의도적인 것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회사의 경영 상태를 알 수 없게 묶어놓은 상태에서 하는 건 불공정 게임 아닙니까.

한화갑 그런 경우 정치적 노조 와해라면 기업 경영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독재에서 가능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합니다. 기업이 잘되면 충원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사용자와 노조가 조건에 합의하고 원칙을 지켜줘야 합니다.

유시민 공공기업은 국가가 사용자인데 김 대통령 말씀은 민간기업이면 몰라도 국가가 사용자면서 사용자를 대표해 편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한화갑 국가라고 해서 다를 것 없습니다. 장사는 원칙대로 해야 합니다.

정대화 한 고문께서는 김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승계하겠다고 말씀했습니다. 최근 대북지원이나 금강산 관광지원은 퍼주기가 아니라 평화유지비용이라고 말했는데, 노사 관계 역시 같은 논리로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화갑 비교하는 발상이 독특하고 우수한데요(웃음). 하지만 그건 다르죠. 북한은 쟁의나 노사 협의 대상이 아니죠. 거리를 줄이기 위한 활동이 필요한 거죠. 하지만 기업은 돈벌이가 목적이고, 우리는 한민족 안정 위해 돈 쓰는 것입니다. 노사(관계에서)는 사용자가 돈벌이 안되면 안하면 되는 것인데 말이죠. 그런데 거기다 (그런 논리를) 붙일 줄은 몰랐네요.

유시민 금강산 관광도 공익적 측면에서 관광공사 등에서 출연하고 보조금을 주는 것이고, 이 경우도 공익성 때문에 적자사업에 돈 대주겠다고 했는데 공기업은 아니라는 겁니까?

한화갑 (대북관광 지원은) 한반도 평화 유지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관광객도 오고 무역이 되고 외자유치가 되니까 평화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공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전체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어야지 노동조합에만 혜택이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유시민 좋습니다. 그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한화갑 좋다가 아니라 내 이야기가 맞다고 해줘야지 않습니까?(웃음)

정대화 한 고문은 자신의 장점으로 정직성을 거론했는데, 권력구조 문제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한 고문은 이원집정부제와 4년 중임제, 내각제 가운데 어떤 쪽을 선호하고 계십니까? 그것을 두고 왔다갔다 하는 것은 너무 정치적이지 않습니까.

한화갑 왔다갔다 하다니요? 저는 내각제를 선호한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내각제를 하면 참여의 폭이 넓어지고 이제는 국민수준도 돼서 가능하다고 봅니다. 나머지도 이원집정부제나 정·부통령제 등도 참여 폭 넓힌다는 차원에서 검토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대화 세 가지 다 검토할 필요가 있지만 내각제를 추진하겠다는 것입니까?

한화갑 추진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개헌을 할 수가 없습니다. 국민의 공감대와 정당 간의 합의가 필요한데, 지금은 둘 다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유시민 네티즌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햇볕정책 추진과정에서 무엇보다 지역주의 극복이 힘들었는데, 이러한 지역감정이나 지역주의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입니까.

한화갑 인사정책의 예를 들겠습니다. 지금까지 각 지역사람을 모아 팀웍을 꾸렸습니다. 그래서 골고루 분배됐지만 팀웍이 풀리지 않았어요. 또 내 지역에 대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이 먼저여서 국가 전체를 위해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지역감정을 인위적으로 해소하려하면 어색해질 수 있습니다.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유시민 탕평책입니까.

한화갑 대한민국의 모든 분야에서 등용하되 권한을 주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원칙입니다. 자신의 팀웍을 구성할 권한을 주고 나서 제대로 하면 칭찬해주고 못 하면 책임을 물어야지 지역안배는 문제가 있습니다.

유시민 (지역주의에 관해)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은데, 인사정책이 중요하다는 겁니까.

한화갑 원칙 갖고 하면 됩니다. 인사정책을 예로 제기한 것입니다.

정대화 좁은 의미에서 제한된 폭에서의 정실 인사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박지원 특보 재기용에 관해 당내 반발이 컸는데 한 고문은 사전에 이러한 얘기를 듣고 양해한 것으로 아는데 사실입니까.

한화갑 그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어요. 미국의 예를 들면 대통령이 당선되면 수천 명이 전부 바뀝니다. 그렇게 해야 (대통령 당선 위해) 같이 노력했던 우수한 두뇌들이 협력할 수 있어요. 그것은 낙하산이 아니라 대통령 몫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이 자격이 있는지 아닌지를 따져야 한다고 봅니다. 회사에서도 충성스런 사람을 데려오는 것인데 국가나 정당에도 어느 비율까지는 인정해줘야죠.

박지원 특보 문제는 (청와대쪽의) 얘기를 듣고 양해했습니다. 지금 청와대 대통령 주변 사람중에 대통령 만들기 과정에서 같이 노력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대통령도 사람이고, 음식도 입맛이 있는데 (그런 사람이 없으면) 일하는데 불편한 거예요. 그렇다고 박지원 특보가 부정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일하면서 너무 앞서고 무리하게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박지원 특보가 나가고 나니 링크 역할이 없어져 청와대가 생동력있게 작동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비판받아도 박지원이 와야 해결되겠다고 해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위해서라면 양해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리고 양해했으면 당당히 얘기하지 안했다고 얘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뭐든지 물어보십시오(웃음).

ⓒ 오마이뉴스 권우성

유시민 김 대통령이 얼마 전 역대 장·차관들을 불러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압니다. 그동안 장관이 7~8개월만에 바뀌는 '파리목숨'이었는데, 한 고문이 대통령이 된다면 임기중에 장관을 몇 백명이나 만들 것인지 궁금합니다.

한화갑 파리목숨이라고요(웃음). 장관은 정치적인 자리라고 언제라도 물러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자주 바뀌는 게 좋은 인상을 줄 수는 없지요. 저는 가능한 한 처음에 임명할 때 능력 있고 자질 있는 분을 추려서 임기를 같이 마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운현 6·15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소강국면인데요. 특히 부시의 '악의 축' 발언 이후 미국이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이 거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북·미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올해 남북관계 전망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고 또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화갑 개인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이 답방했으면 좋겠는데 회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 답방을 바라는가. 야당은 정치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그게 아니라 한반도 평화유지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입니다. 김 국방위원장 답방하게 되면 전쟁은 없고 의좋게 살자고 오는 것입니다.

야당도 진짜 국민을 위한다면 빨리 오라고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전쟁이 없다, 평화다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올지, 안 올지는 회의적이란 얘깁니다. 6·15 정상회담 이후 진전이 없다고 했는데 사실 엄청난 진전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남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이 그것입니다. 50년을 기다렸는데 남북정상회담한 지 이제 얼마 지났습니까. 급할 게 없어요.

유시민 지금 정해진 시간(2시간)이 막 지났습니다. 한 고문께서 양해한다면, 다른 후보들처럼 약간 시간을 연장하겠습니다. 괜찮겠습니까?

한화갑 한 시간을 더 해도 좋아요(웃음).

유시민 한 시간까지 더 하면 불공정 토론이라고 할테니 약 20분 정도 더 하겠습니다. 네티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차별싫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드리는 질문입니다. 남녀평등을 가로막는 대표적 장애물이 '호주제'라고 생각하는데 그에 대한 한 고문의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한화갑 폐지에 찬성합니다. 전제 조건 없이 적극적으로 찬성합니다.

유시민 '불나방'이라는 아이디를 쓰신 분이 주신 질문입니다. 한 고문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의원님께 물어보세요'라는 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운영자나 의원한테나 의원님이지 네티즌한테도 의원님이냐'라고 항변했더니 '다음 번 개편 때 참고하겠다'는 답변이 왔는데요.

이런 것을 봐도 그렇고, 지금 말씀하시는 것을 봐도 그렇고, 상당히 옛날 사람 같고, 권위주의적인 면도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해서 젊은 네티즌에게 호소력이 있겠습니까.

한화갑 그 이야기를 제가 들었어요. 저희 막내아들이 그것을 보고 집으로 전화했더라구요. '아빠 말이어, 이런 거 해 가지고 말이어, 지지 받을 것 같냐'고, 그래서 당장 비서한테 얘기해서 당장 그런 일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습니다.

그런데 왜 권위주의적이라는 표현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만인하고 어울리는 가장 소탈한 사람입니다. 허허.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우리 사고는 젊은이들하고 비교해서 세대차이가 있겠죠. 그러나 사물을 판단하고 관찰하고 결론을 내리는데 있어서는 같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그 다음은 '서초동 사람'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 질문인데요. 검찰이 중립성을 의심받고 있기 때문에 사건만 나면 특검제 얘기가 나오는데, 혹시 한 고문은 검찰 인사 문제로 검찰 관계자로부터 어떤 청탁 같은 것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한화갑 있습니다. 제가 여당이기 때문에 별로 실세도 아니지만 청탁을 많이 받습니다.

유시민 어떻게 하셨습니까.

한화갑 안한 경우도 있고, 만약 그 관계자를 알면 전화를 합니다. 모르면 전화하기가 조금 그렇지요. 그리고 정치인은 뭐든지 되든 안되든 유권자가 요청하면 행동을 해줘야 합니다.

유시민 그것 때문에 이번에는 이렇게 물어오셨어요. '검찰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검찰이 정치권의 눈치를 본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검찰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느냐'라고 물어왔는데 지금 답변을 그렇게 하셨다면 상당히 문제 있는 발언인데요.

한화갑 아, 그건 제가 거짓말을 할 수는 없죠. 솔직히 얘기하는데 그런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그 외에도 다른 건들이 많이 있어요. 그리고 답을 안주면 말이죠, 거기에 대해서 돌아다니면서 '아무개한테 얘기했더니 말이어, 답도 안주더라'고 비난하고 다녀요.

유시민 '실세가 아니다', 이 말입니까?

한화갑 그게 아니라 유권자이니까 '그 다음에 표 안준다' 이렇게 하고 다녀요. 완전히 표 관리 차원에서, 죄송한 얘기지만 되든 안되는 부탁을 합니다. 그런 때가 되면 부탁이 많이 와서 제가 그럽니다. '이렇게 많은 것을 누구를 해주라고 할 수 있느냐, 그런데 나는 얘기 안할 수 없으니까, 안되더라도 원망 말어.'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유시민 그것은 국회의원, 정치인으로서의 표심을 잡는다는 사적인 이유 때문에 검찰 인사에 개입하는 것 아닙니까.

한화갑 그것을 개입이라고 할 수는 없죠. 내가 임명권자 같으면 개입이 되죠. 그리고 정치 현실이 그렇다는 것은 이해해 주세요.

정대화 현실은 그렇다하더라도 유권자 관리라는 측면보다는 권력과의 관계 측면이 아니겠습니까.

한화갑 그것은 야당도 부탁하고, 여당도 하고 그렇습니다. 진짜 말이죠. 입찰 같은 것도 부탁을 해요. 이런 것은 해줄 수가 없죠.

정대화 정치 현실이 그렇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게 당연하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한화갑 그렇죠.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하지만 꼭 그것이 정도는 아니지요. 그리고 대통령이 되면 거기에서 해방이 됩니다. 그 때는 공정하게 해야죠.

유시민 대통령한테는 아무도 인사청탁 안합니까.

한화갑 허허허, 난 (대통령이) 안돼봐서 모르겠어.

유시민 대통령 말고, 그 가까운 누군가가 대신 (청탁을) 받는다고 봐야 되겠네요.

한화갑 어느 사회나 그런 것이 있겠죠. 그러나 공정하냐, 아니냐가 문제겠죠.

유시민 너무 이렇게 말씀하시니까, 또 추궁하기가 곤란하네요. 하하하.

한화갑 저는요, 절대 정치현실을, 여기서 다들 알고 있는 것을 그렇지 않다고 변명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대화 정권 초기에 원내총무, 당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역할을 많이 하셨는데, 그 때 지역연합이니 민주연합이니 하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고문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의 화해, 목포 방문도 했고, 호주 활용론 등 당시 개혁 논의를 형성하기보다는 구세력과의 타협을 통한 정권 안정화를 추구한 게 아니었느냐는 비판을 받습니다.

한화갑 우리가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입법을 통해서 제도화를 시켜야해요. 그런데 의원 수가 적으니까 그것이 안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현실과 이상의 괴리예요. 원내총무는 현실 문제에 집착해야 합니다. 법을 통과시켜야 제도가 정착되니까 개혁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표를 얻어야 하니까 그렇게 했던 것을 솔직히 시인합니다. 법이 통과 안되면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제도적으로 끌고 가야 합니다.

그리고 전두환 전 대통령 만난 것은, 내가 변명 같은데, 난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목포니까 김홍일 의원이 목포 국회의원으로서 거기 가야 했는데 신병치료차 미국을 가면서 '형님 내가 미국 가는데, 그 사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목포로 오는데 누가 가서 참여해야 하니까 형님이 좀 가시면 안되겠습니까' 하더라구요.

그래서 큰 문제로 생각 안하고 대통령 주변 인물중에 누군가 하나는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갔습니다. 그랬더니 나중에 알아보니 5·18 단체들이 방해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아주 난감해졌습니다. 그런데 목포가 대통령 고향인데 (이곳을 방문한) 전직 대통령에게 불상사가 나면 우리 입장이 곤란하니까, 그래서 5·18단체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정대화 그런 문제가 아니고요. 전두환 씨가 누구입니까. 전두환 씨가 5·18 광주학살의 주역 아닙니까. 또 현재 김 대통령의 집권이라는 것이 광주항쟁의 희생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인데, 이런 말이 정확할 지 모르겠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씻을 수 없는 원수인데, 역사적 타협이라는 것이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고, 이게 정부의 개혁에 혼선을 불러일으킨 것 아닙니까.

한화갑 그 취지를 알겠어요. 그런데 전 대통령이 그 자리에 참석한 것은 불자로서 법회에 참석한 것이고, 저는 그때 그 법회에서 대통령 메시지를 읽었어요. 전 대통령과 우리와의 과거 정치적 관계 때문에 우리가 손님 대접을 안하면 우리한테 질책이 오는 이중고가 있었어요.

그래서 갔다 왔는데,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을 끌고 가는데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는 식으로, '그 대통령이 과거에 나를 감옥에 보냈고, 사형선고를 내렸으니 당신을 용서할 수 없어'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그 쪽에서 불교도들이 전두환을 초청한 것은 전적으로 인권과 민주주의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그들이 한 일이지, 우리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닙니다.

정운현 김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관 건립에 국고를 지원하고 있고, 건립위원회에 명예 고문을 맡고 계시고, 최근에 구미에서는 구미체육관이 박정희 체육관으로 개명했습니다. 그렇다면 김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또 보기에 따라서는 미화라고 보이는데 그런 작업도 일리가 있다고 보십니까.

한화갑 저는 두 가지 측면으로 봐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누구를 탄압하고 독재를 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었다는 점과 그 다음 우리는 탄압을 받았던 사람이기 때문에 베푸는 것입니다. 우리가 베풀지 않으면 감정대결이지만, 우리가 베풀면 용서가 되는 것입니다.

유시민 그 말은 맞는데, 과거에 똑같이 탄압을 받았지만 지금은 베풀 위치도 아닌 사람들은 열 받거든요.

한화갑 그 말은 맞소. 나도 변명할 생각 없어요. 나도 과거에 박정희·전두환 대통령 때 감옥 살았던 사람입니다. 어쨌든 잘났든 못났든, 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 대통령을 지냈어요. 그것이 현실이에요. 역사의 현실이에요. 그 대통령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지 인간 박정희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대화 한 고문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4년 전에 김 대통령께서 집권 자체가 불가능했을 겁니다. 만약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밀어줬으면, 아니 '박정희도 현실이고, 전두환도 현실이고, 탄압도 다 지나간 거다'라고 얘기한다면 누가 정권교체를 희망하겠습니까.

한화갑 어쨌든 역사적인 사실까지 망각하자는 것이 아니에요. 그것은 생생히 기억하고, 또 후세에 전달해 줘야 해요. 그러나 현직 대통령으로서 운신의 폭이 한정되는 것이지요.

유시민 그런데 조금 전 친일파 명단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적극 찬성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일제시대의 치욕스러운 과거는 그렇게 하면서 해방이후의 치욕스러운 과거에 대해서는 그렇게 너그러울 수 있습니까.

한화갑 아니 너그럽지 않지요. 대학이나 불교 신도들이 모인 자리에서 내가 이런 말을 했어요. '역대 대통령을 전부 조명해보니 국민들로부터 추앙 받은 대통령이 없어요. 그러니 후손들이 본받을 지도자가 없지 않은가. 5000년 역사에 본받을 지도자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그러니 우리가 역대 대통령에 대해서 공과를 분명히 하자. 공은 공대로 쳐주자. 그리고 과는 과대로 해서 국민에게 알리자.' 내가 그 주장을 했어요. 그렇게 공과를 분명히 알려주는 것입니다.

정운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흔히 존경하는, 좋아하는 대통령 1위로 뽑혀온 게 사실 아닙니까. 역대 대통령의 공과를 구분하자면 앞서서 이승만에서부터 김영삼까지 전직 대통령이 많은데, 대통령 기념관이나 대통령 사료관 등 전시도 하고, 공과를 알리는 것을 만든다면 국민적 지지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유독 현 정권 들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건립해서 영남지역을 의식한 것 아닌가. 그러면서도 표도 제대로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한화갑 그것은 동의합니다.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 얘기가 나왔으니까, 김대중 대통령한테 소위 TK의 대표되시는 분들이 와서 그랬을 때 '내가 탄압 받았으니까 해 줄 수 없어'라고 말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역대 대통령 기념관이 최선의 카드였어요. 우리가 그것을 못한 것이 아쉽고, 그리고 두 번째 베풀고도 칭찬 못 듣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칭찬은 못 들어도 베푸는 것까지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유시민 시간이 거의 다 됐습니다. 네티즌 질문 몇 개를 들어보겠습니다. 정치적인 질문입니다. '플러스'라는 ID를 쓰신 분인데요, 정치인들 이 질문하면 슬쩍 빠져나가는데 이번에는 좀 솔직하게 대답해 주십시오. 만약 후보로 나오지 않으셨다면 나머지 여섯 후보 중 누구를 찍었겠습니까.

한화갑 물론 찍을 사람 있죠. 그러나 여기서 공개하긴 곤란합니다.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유시민 생각해 보신 적이 없는 것은 아니고 찍을 사람을 정해두셨습니까.

한화갑 솔직히 누구를 찍을까 생각을 안 해봤어요. 다. 그런데 제가 참여한다면 누군가는 찍어야겠죠.

유시민 여러분들이 출마하는데 (대통령후보) 자리는 하나고, 낙선하면 뭐 하겠냐고 물어보면 '낙선할 리 없다, 생각해본 적 없다'고 답변하는데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뒤도 안 돌아보고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그 다음에 '마무리'라는 ID를 가진 네티즌이 '끝까지 갑니까?'라는 제목으로 질문을 주셨습니다. 제주·울산 등 초반전에 표를 까본 결과 4등, 5등, 6등을 하게 된다면 중간에 사퇴하실 겁니까. 아니면 그래도 끝까지 가실 겁니까.

한화갑 하하하. 조금 좋은 질문 해주시지 왜 이렇게 곤란한 질문을 하셨어요.

정대화 (등수가) 앞으로도 가시겠지만, 그래도 혹시 뒤로 가신다면.

한화갑 그런 문제는 주변 사람들과 협의해서 그 때 그 때 합당한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유시민 아까 이인제 고문에 대해서 정통성 문제와는 별개로 경선 과정에서 옳지 못한 태도 때문에 이런 것은 안된다고 말했는데, 이런 경우 한 고문이 만에 하나 선거 결과, 당선권에 육박하는 상황까지 못 가면 이 고문의 당선을 막기 위해 다른 후보와 연대하는 문제를 고려하고 계십니까.

한화갑 저는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내가 안될 경우 누가 후보가 되든 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 함께 힘을 합칠 것입니다. 경선 과정에서 누구와의 연대, 그런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유시민본선에서 다자 구도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한화갑 예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역대로 양당 구도였지만 두 사람만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사회 욕구가 다양화됐습니다. 그리고 정치 불신이 만연한 가운데 국민의 지지 속에서 경쟁하기에는 정치 환경이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엄격히 따지면 모두가 20% 미만의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데, 나머지 80%의 충족을 위한 후보가 반드시 나오려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다자 구도가 될 것으로 봅니다.

유시민 87년 대선 당시 '4자 필승론'이 다시 생각나는데, 혹시 한 고문께서는 지금 현재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 비해서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자 간 구도가 되면 해 볼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

한화갑 그것은 제가 후보가 됐을 경우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죠. 그러나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왜냐하면 그 때는 지역대결 구도였고, 지금은 물론 지역적 투표 성향이 있긴 하지만, 그 때보다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전부 경쟁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지역 대표성을 갖고 있지만 어느 면에서는 또 그런 면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전적으로 지역대결은 아닙니다.

정대화 혹시 지금 7명 후보 관계에서 볼 때, 한 고문이 상대적으로 편하게 느끼는 후보를 한두 분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한화갑 이야기할게요. 다들 저는 관계없이 지내지만 김근태 고문이나 김중권 고문이 좋아요.

정운현 대통령은 결단이나 과단성도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조금 부족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결단력을 내렸던 경험이 있다면 이야기를 해주십시오.

한화갑 감사합니다. 저는 그 말에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결심은 웃으면서 하는 것이 좋지, 화내면서 하는 것은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유롭게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덕목 가운데 판단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다음이 결단력입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유시민 이것으로 토론은 마무리를 해야겠군요. 지난 번 김근태 고문과 비교했을 때 너무 화기애애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서 진행자의 역할에 대해 자기비판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고문께서 워낙 매끄럽게 빠져나가시는 바람에….

한화갑 아니, 저는 빠져나간 적이 없어요. 지금 질문들이 웃으면서 등에다 바늘 찌르는 식이라고. 하하하.

유시민 많이 아프셨습니까. 그랬다면 조금 위안이 됩니다. 그러면 끝으로 정리 발언 기회를 1분 드리고 오늘 열린인터뷰를 맺도록 하겠습니다.

한화갑 네티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뵐 수 있는 기회를 준 <오마이뉴스>에 감사를 드립니다. 다른 분들도 여기 나와서 소신을 피력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편견 없이 정확한 판단을 내려서 우리 당의 후보 경선이 유종의 미 거둘 수 있도록 여론을 환기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될 수 있으면 저를 좋게 생각하고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유시민 오늘 토론 평가는 네티즌 여러분께 맡깁니다. 앞으로 네 분 더 모시고, 네 차례 더 토론을 하게 될 텐데요. 제주와 울산은 마감이 됐지만 아직도 다른 지역의 국민 선거인단 신청 기간이 남아있습니다. 토론을 계속 지켜봐주시고,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조직 동원'이라는 문제를 없애는데 네티즌 여러분들이 기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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