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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성동(55)이 조계종이 주관하는 2002년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작품은 젊은 승려 '능현'의 방황과 구도를 향한 몸부림을 그려낸 <꿈>과 지난해 뒷부분이 완전히 개작된 후 '깊은 강' 출판사에 의해 재출간된 <만다라>.

자신의 소설적 분신에 다름 아닌 '법운'을 피안(彼岸)행 차표를 찢어버리고, 속세로 달려가게 했던 79년판 <만다라>. 하지만 22년의 세월은 법운을 입선(入禪)의 죽비 소리 들리는 산으로 돌려보냈다. 이는 2001년판 개작 <만다라>를 이전 판과 구분 짓는 가장 명확한 변화. 이 변화는 곧 작가의 변화이기도 했다.

영민한 문학청년에서 성불(成佛)을 꿈꾸던 승려로,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와 소설가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김성동. 요사이 부쩍 "정말이지 산(사찰)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에게 불교계가 주는 이번 상은 그 의미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그의 작업실로 전화를 넣어 소감을 물었다.

"그간 불교라는 이름과 관계가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파계승 아닌가(웃음). 상은 세속적인 의미의 것이지만, 상징적인 측면에선 나를 문학적으로 복권시켰다는 뜻도 담겨있다. 청년시절 잔뼈가 굵은 곳(불교계)에서 나를 작가로 공인해줬다는 것이 고맙다. 그런 의미에서 이전까지 받은 어떤 세속적 상보다 내게는 의미가 큰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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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인 <꿈>과 <만다라> 개정판. ⓒ창비·깊은강
1947년 충남 보령에서 출생한 김성동은 서라벌고교를 수학했고, 1975년 <주간종교> 현상공모에 <목탁조(木鐸鳥)>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 등단작이 문제가 되어 만들지도 않은 승적(僧籍)까지 박탈당한 그는 환속(還俗) 후 78년엔 중편 <만다라>로 '한국문학'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는 이를 장편으로 개작, 독서계에 뜨거운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유장하면서도 섬세한 문체, 정확한 한국어의 사용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있으며, 85년에는 '신동엽 창작기금' 수혜, 98년에는 '행원문화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만다라> <집> <국수(國手)> <피안의 새> <붉은 단추> <미륵이 세상 꿈의 나라> 등이 있다.

현대불교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5월에 있을 예정이며, 상금은 500만 원.

만다라

김성동 지음, 새움(2015)


꿈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성동 지음, 창비(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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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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