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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오이도역 장애인 승강기 추락사고는 성수대교 붕괴사고보다 더 황당하다는 것이 일잔 시민들의 반응이다. 새로 신설된 리프트가 몇 달도 안되어 끊어지다니 있을 수 없는 일라며 분노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뛰어든 장애인 편의시설 건설 업계에 찬바람이 불지 않을까 하는 것도 장애인 단체의 염려이다.

한편 이번 일로 '정치적 필요'나 민원성 사안으로만 머물러 있던 장애인 이동권 내지는 접근권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라는 분위기도 일고 있다. 철도청에 사고대책본부가 차려진 가운데 장애인 단체와 유가족 대표로 구성된 가칭'오이도역 장애인용 수직형 리프트 추락참사 대책위'는 철도청에게 정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아래는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설날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제일 먼저 현장으로 달려 갔던 노들 장애인 야학에서 발표한 규탄 성명서 전문이다.

오이도역 장애인엘리베이터 추락참사를 개탄한다!

1. 민족의 최대명절인 설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 22일 오전 11시 15분경, 고재영(75세)씨와 박소엽(72세, 지체장애3급)씨 노부부가 순천에서 설 연휴를 지내기 위해 역귀성하여 막내 아들 집에서 머물다 큰 아들네로 가기 위해 오이도역에 있는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역사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 순간 엘리베이터 철심이 끊어지면서 5m 정도 추락하여 고재영씨는 두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고, 박소엽씨는 하혈을 하다가 인천 길병원에서 치료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2. 우리는 어이없는 참사를 접하면서, 허탈함과 더불어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오이도역은 2000년 7월 28일에 개통된 역이다. 그곳에 설치된 장애인용 리프트도 S특수엘리베이트에서 설치한 제품으로 마찬가지로 6개월이 되지 않았다. 장애인편의시설을 설치함에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되었던 요인들이 무엇이란 말인가.

3. 우리는 이번 참사가 한 업체의 기술문제이거나 관리 소홀에 국한된 문제로 바라보지 않는다. 지난 1999년 6월 28일 혜화역 장애인리프트에서 이규식씨의 추락사고, 99년 10월 4일 천호역 장애인리프트에서 리프트가 부러지는 이흥호씨의 고장사고 등 일련의 사고에서 잉태된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마침내 오이도역에서의 죽음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

또한 이번 참사는 한 개인에 국한된 사고가 아니라 전체 장애인을 포함한 이동약자들을 죽음의 사각지대 방치한 정부당국의 무책임의 결과이며, 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규정한다.

4. 정부당국은 이번 참사를 단순히 유족들과의 피해보상을 하는 수준에서 마무리 지으려는 안이한 자세를 취한다면 더욱 큰 분노와 화를 재촉할 것이다. 이번 참사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관계당국의 사과, 책임자 처벌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5. 이에 우리는 책임있는 관계당국의 답변과 실천을 요구한다.

- 우리의 요구 -

1. 오이도역 참사에 대한 명확한 진상조사를 위해 관계당국과 장애인계를 포함하는 진상위원회를 설치하라!
2. 오이도역 참사에 책임지는 관계당국은 전국민앞에 공개적인 사과를 하라!
3. 오이도역 참사에 직접적인 관계부처인 철도청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4. 관계당국은 안전하고 편리한 장애인이동권을 보장할 대안을 마련하라!

2001. 1. 26. 노들장애인야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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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eduable.jinbo.net) 사무국장을 맡아 장애인들의 고등교육기회확대와 무장애배움터 실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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