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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가수 강현수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에 출연

<조성모>, <핑클>, , 이 네팀의 공통점은 음반을 나오면, 최소한 100만장 이상을 파는 우리나라 최고의 흥행 가수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네 팀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요일 저녁 6시10분)의 한 꼭지인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에 출연했다는 것이 있다.

일밤의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는 출연팀이 '무료공연' 한 시간 전에 임시 무대 주위를 돌면서 자신들의 콘서트를 알려서 일정 인원 이상(처음엔 5000명이었다가 언제부턴가 일만 명으로 바뀜)이 공연장에 모이면 공연을 하고, 인원이 부족하면 공연이 취소된다는 내용의 꼭지이다.

여기서 일밤이 처음 주장한 '한 시간전부터 홍보'라는 것은 거짓말로 이미 밝혀졌다.(인터넷을 통해 미리 출연자와 장소를 알린다고 일밤측에서 시인을 했음) 하지만 설사 미리 공연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다고 해도, 한번에 5000명이상을 모을 수 있는 가수나 그룹은 우리 가요계에서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더구나 만에 하나라도 5천명이 모이지 않는다면 출여했던 가수나 팀은 상당한 수모를 겪을 수 있기에 출연이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주(11월 19일)에 열린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는 충격일 수 밖에 없었다. '강현수'라는 거의 무명에 가까운 가수(최근 2집 발표후 쿠데타라는 곡으로 활동하고 있다)가 웬만한 유명 가수들도 꺼려할 만한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에 출연한 것이다.(강현수는 일밤의 '국토 대장정'과 '서바이벌 대작전'에 참여했었다)

처음 담당자를 찾아갔을 때는 피디는 현실적 어려움을 들면서 거절을 하다가 "만일 2천명이 안 모이면 2집활동을 접겠다."라면서 강력하게 요구하자 들어준다.(강현수가 피디를 찾아가 앞의 얘기를 하는 것을 카메라로 촬영해 보여주었다)

피디는 강현수의 현실을 고려해(?) 1시간이 아닌 24시간을 준다고 하면서 강현수에게 계속해서 다시 생각을 고치라고 하나, 강현수는 끝까지 출연의사를 밝힌다.

공연 하루전부터 공연 사실을 알리려 공연장 주위를 돌지만, 생각대로 쉽지 않다. 특히 기존의 출연자들이 우리나라의 유명가수들이어서 비교적 쉽게 선전을 했던 것에 비해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어느 미용실에 들어가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 강현수 뒤에 있던 점원 아가씨가 무시하는 말투로 "실물 보다 포스터가 훨씬났네"라든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일밤측에서도 이러한 강현수가 안 됐는지 GOD(이전 콘서트에서 일만 명 넘게 성공)에게 강현수를 보내 부산 콘서트를 성공했던 비결을 전수 받게 한다. 그리고 일밤의 <천하일품> MC인 박경림을 함께 보내준다.

박경림과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 메인 MC인 김진수의 인지도와 인기를 힘입어 약간의 성공가능성이 보이면서 주어진 홍보시간을 다 사용한다. 눈을 가린 채 공연장 위로 올라간 강현수는 생각보다 많이 모여 있는 관객들을 보고 감격과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공연의 최소 필요인원인 5천명에 약간 못 미치는 4362명이 공연장에 와서 콘서트는 열리지 못해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 이후 처음으로 공연 실패라는 전적을 남기면서 끝났다.

사랑이 없는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

솔직히 처음부터 불가능 했던 일이었을 것이다.(강현수라는 가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나마 4천명이 넘게 모인 것이 신기할 뿐이다. 하지만 이 4천명도 강현수 때문이라기 보다는 박경림과 김진수 그리고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한 부분이라는 것에 의해 왔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는 신인 가수로서는 현실적으로 힘든 것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괴로움, 주변 사람들의 냉냉한 반응들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또다른 형식의 관음적 욕구를 불려일으켜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더구나 추운 날씨에 공연장까지 찾아온 관객들(일반 보통 시청자)을 일밤에서 제시한 기준에 부족하다고 그냥 돌려 보내는 것은 관객이 방송국에서 볼 때 능동적인 참여자가(그 추운날 공연장까지 가는 행위를 쉽게 생각하면 안 될 것이다) 아닌 그냥 단지 방송을 위한 소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에서 보여주었다.

또 처음에 이 콘서트를 설명할 때 관객 수에 의해 일정 부분이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고해 그냥 <게릴라 콘서트>가 아닌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라 제목을 정했고, 일밤 예고를 보더라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강하게 표현한다. 그렇기에 출연자들이 열심히 뛰어 다니는 것이 자신들의 콘서트를 위해서가 아닌 사랑을 베푸는 행위로 약간이나마 비쳐졌고, <조성모>와 <핑클>의 경우 방송 프로 중 도와준 곳이 나와 최소한의 방송 약속은 지켜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콘서트 개최만을 위해 뛰어다니는 모습만이 보여지고 있다. 백 보 양보해서 '사랑'이 빠진 채로 <게릴라 콘서트>를 진행할 거라면 콘서트라는 명칭에 걸맞게 자신들의 공연 홍보 모습만이 아닌 <게릴라 콘서트>에 참가한 관객들을 위한 공연 연습이나 이벤트가 보여져야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참가팀들은 거의 새로운 앨범 발표와 동시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가 단지 유명 가수나 그룹의 활동 '재개 프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어야 한다. 앞으로는 출연자들이 단지 자신들의 공연을 위한 모습이 아닌 진정으로 <사랑의 게릴라 콘서트>라는 타이틀에 맞게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면서 땀 흘리는 모습이 보여질수 있도록 만드는 일밤이 되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에서 선정한 10월의 나쁜 방송으로 뽑혔습니다. www.ccdm.or.kr로 가면 전문을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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