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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을 인솔하고 견학을 왔더군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벼를 쌀나무라고 가르치시는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요즈음 벼를 알고 있는 청소년들은 얼마나 될 것인가? 우리 교육의 문제점이 수없이 지적되어 왔지만 교사들부터 이렇게 잘못 알고 있다니... 한숨을 쉬면서 걱정을 하는 사람은 이 행사 의 주관자 중 하나인 강원도 양구군청에 근무하는 윤병언 씨이다.

11월 10일부터 12일(일요일)까지 서울 중구 필동의 <남산골 한옥마을(02-2266-6937)>에서 '쌀과 김치 그 어울림의 한마당'이라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주최는 서울특별시, 주관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과 전업농중앙연합회이다. 비가 온 데다 평일이어서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유치원 아이들이 견학하러 온 것이 돋보였다.

우리 민족의 주식인 쌀과 가장 중요한 부식 김치에 대한 모든 것을 선보이는 것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우선 받아본 전단에는 김치에 관해서 '김치의 역사와 유래', '팔도특미김치', '김치의 영양과 효능', '김치담그기'에 대한 설명이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고, 쌀에 대해서는 '겨레와 쌀', '쌀의 질병예방 및 퇴치효과', '농산물 수입개방', '왜 쌀은 자급해야 하나?', '좋은 쌀 고르는 요령' 등의 자료가 들어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각종 지방의 특산물(농산물)이 전시, 판매되고 있었으며, 한쪽에서는 '사라지는 농경문화 전통계승 체험의 장'이 열리고 있었다. 이 체험의 장에는 예전에 우리 조상들이 농사지으면서 사용했던 농기구들이 전시된 것은 물론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게 해서 특히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체험의 장에는 '쌀의 집(저장창고), 디딜방아, 절구, 인력탈곡기, 지게, 닭장, 호리연장, 쟁기, 써레, 가래, 도리깨, 우마차' 등이 전시되어 있었고, 탈곡체험, 허수아비 만들기, 새끼 꼬기 등은 직접 해볼 수 있다 한다. 또 우리 쌀 시식회와 국산·수입농산물 비교전시도 같이 하고 있다.

이 체험의 장을 직접 주관하는 곳은 강원도 양구군청과 전업농중앙연합회 양구군지회로 지금도 양구에 가면 선사박물관과 함께 농기구 박물관을 운영하는데, 고인돌 놓기 체험, 자연경관과 더불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초대하고 있었다.

김치와 관련된 행사는 안쪽 '윤택영 가옥'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생소한 팔도의 특미김치 전시와 김치 담그기 시연이 있었고, 김치강좌와 주한 외국인 김치 담그기 실습, 어린이 김치 담그기 체험 등의 행사를 운영한다고 한다.

전시된 김치 중에는 북한의 특산김치도 많이 소개되었다.
함경도의 '콩나물김치, 통대구김치, 가자미식혜', 양강도·자강도의 '갓짠지', 평안도의 '겨자김치, 삶은 무김치, 매화김치', 황해도의 '감김치, 닭김치, 가두배추보쌈김치' 등 신기한 김치들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사찰김치로 '통도라지김치, 연근물김치, 취나물김치, 상추불뚝김치, 돌미나리김치, 들깻잎김치, 근대김치, 열무오이소박이, 쑥갓김치' 등 다양한 김치가 소개되고 있었다. 물론 남한 쪽의 김치들도 소개되었는데 경상도의 '통오징어소박이', 경기도의 '고구마줄기김치', 제주도의 '동지김치', 등은 독특한 것이었다.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천우각광장에서는 광명농악과 마들농요의 흥겨운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쌀밥과 김치를 멀리하는 민족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신체구조는 쌀밥과 김치에 맞게 길들여진 것이라는 의학지식을 알 필요가 있다.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해서도 우리 신체구조에 잘 맞는 쌀밥과 김치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북돋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식구들과 함께 남산골 한옥마을로 가보는 것이 어떨까?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며,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해 귀중한 체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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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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