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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모리 총리가 한일정상회담 직전 가진 K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독도는 국제법상이나 역사적 사실에서나 분명히 일본의 영토"라는 망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KBS노동조합의 26일자 노보특보에 따르면, 모리 총리는 9월 중순 KBS 보도제작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다케시마(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해서도 국제법상으로도 명확하게 우리나라의 고유 영토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입니다"라고 밝혔으나 이 부분은 KBS가 편집과정에서 삭제, 21일 밤 10시부터 30분 동안 KBS 1TV를 통해 방송된 "KBS 특별회견 일본 모리 총리에게 듣는다"에 방송되지는 않았다.

KBS노조는 "일본의 최고 통치권자인 총리가 직접적인 표현으로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한 것은 한일외교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을 불과 며칠 앞둔 미묘한 시기에 당연히 한일관계를 악화시킬 독도 영유권 주장을 KBS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것은 상당한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모리 일 총리는 사전에 질문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 노보는 "제작진은 모리 총리와의 인터뷰 전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내용을 사전통보하고 질문 내용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리 총리는 인터뷰 도중 다른 질문은 자연스럽게 대답하다가 독도 영유권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정색을 하고 일본 외무성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답변서를 그대로 읽었다고 한다.

제작진은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을 하루 앞두고 이 인터뷰가 방송될 경우 정상회담에 미칠 악영향과 국익을 고려해 간부들과 상의해 모리총리의 독도 발언 부분을 삭제했다고 한다.

민주노동당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는 과거 종종 있어왔던 외무상 및 관료들의 망언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라며 "일본 총리가 독도문제에 관해 상대국 국민을 향해 공식 발언한 것은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독도를 자국영토로 편입시킨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은 "이같은 사실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일본에 항의해야 함에도 정부는 일본에 저자세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는 모리 총리 발언에 대해 즉각 일본 정부에 항의하고 국민 앞에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문제가 된 방송에서 삭제된 모리총리의 인터뷰 내용이다.

MC : 이번에는 독도 문제인데 이것은 일본 외교문서를 보면 일본의 영토라고, 최근에는 일본인 몇 명이 호적을 독도로 옮겼다는 것이 확인됐는데 이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기본 입장은?

모리총리 : 우리 나라는 다케시마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해서도 국제법상으로도 명확하게 우리나라의 고유 영토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이것을 꼭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한편 이 문제에 대한 일·한 두 나라의 입장의 차이가 두나라 국민가운데서 감정적인 대립으로 이어져서는 안됩니다. 모처럼 양호한 관계로 나아가고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는 이 문제가 감정적으로 되지 않도록, 두 나라의 우호 협력관계가 적어도 손상을 입게되면 이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니까 한국측도 아무쪼록 냉정하게 대응해 주기 바라고, 우리와 끈질기게 대화를 쌓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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