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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신:6월 15일 오후 4시 30분--"만세, 만세"--김정일 직접 공항 환송--아름다운 포옹...55년 반목의 역사와 이별하다



- 남북정상 공동성명 합의 뒷얘기
- 서울 프레스센터에서의 2박3일
- 남북공동선언 동영상보기 : 임유철 기자

평양이별, 두 정상은 헤어졌다.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20여분간의 평양이별, 그것은 55년 반목의 역사와의 이별이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파격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6월 15일 오후 4시 평양공항에서 있었던 김 대통령 환송식장에 김정일 위원장은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공항에까지 나와 국빈을 환송한 예는 극히 드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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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특별취재반

오연호 이병한 박수원 공희정 배을선 홍성식 이종호 노순택 기자



"만세, 만세, 만세"
꽃을 들고 한복을 입은 평양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눈물을 흘리며 평양을 떠나는 김대중 대통령과 그를 환송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향해 외쳐댔다.

김 대통령이 비행기 트랩을 오르기 직전, 두 정상은 포옹을 하고 굳게 악수를 나누었다. 김 대통령은 뒤로 돌아 아쉬운 작별인 듯 천천히 트랩을 올랐다. 비행기 문앞까지 이르러 김 대통령은 뒤로 돌아 손을 흔들었다. 김정일 위원장은 계속 손을 흔들었고 간간히 박수를 치기도 했다. 김 대통령도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김정일 위원장을 향해 박수를 쳤다.

대한민국.

네 글자가 선명히 박힌 비행기가 서서히 미끄러지자 김정일 위원장은 다시 손을 흔들어댔다. 비행기가 4시 25분 이륙할 때까지 김정일 위원장은 제자리에서 손을 흔들었다. 약 20분간의 '극진하고도 파격적인 환송'이었다.

두 정상간의 '신뢰'는 이 환송식장에서 재확인되는 듯했다. 평양공항의 이별, 그 장면에는 55년간의 반목의 역사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결의 시대는 그렇게 가고 있었다. 자주통일-남북경협-이산가족재회... 이미 합의한 남북공동선언, 이제 실천만이 남아 있다. 실천은 두 정상만이 아닌 7천만의 몫이지 않을까?

제24신: 6월 15일 오후 1시 30분 고별오찬 "55년간 반목 역사 마감, 평양도 울고 서울도 울었다, 이제 실천만 남았다"

두 정상과 수행원들이 합석한 고별오찬이 백화원 영빈관에서 12시경부터 진행됐다. 임동원 특별보좌관은 우리측을 대표한 고별사에서 "두 최고지도자의 인간적 신뢰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힘차게 열어나갑시다"라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은 꼭 우리의 초대를 받아들여 서울을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부탁했다.

고별오찬은 처음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했으나 고별사가 끝난 후 식사를 시작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발전. 역시 대화주도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그는 "김정일위원장의 술실력이 나타났다고 하더라"라면서 한국언론의 그에 대한 보도내용을 언급해 다시 폭소를 연출했다.

김 대통령은 오늘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비행기로 귀환한다. 애초앤 승용차로 판문점을 통해 돌아올 예정이었다.


제23신: 6월15일 오전 9시40분 프레스센터 "김대통령의 가장 길었던 하루"


정상회담 후속조치와 김대중 대통령의 귀로에 관심이 쏠려있는 기자들. 어제(6월14일) 새벽까지 기사를 처리하느라 이곳은 모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오전 10시가 조금 안된 시간 이들에게 평양으로부터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도착했다. 평양 공동취재단은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에 서명한 후의 김대중 대통령을 이렇게 묘사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15일 새벽 1시께가 돼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김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차 회담에 들어가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에 합의, 서명한 14일을 "김 대통령의 가장 긴 하루"라고 표현했다."

취재단은 또 김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 남몰래 부담을 느끼고 있었음을 전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밤 11시20분께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에 서명한 뒤에야 긴 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서울을 떠나올 때 국민들에게 만남 자체가 성공이라고 누차 얘기했지만 김 위원장의 적극적인 태도와 국민들의 기대를 생각할 때 공동선언 채택은 불가피했고, 선언문의 합의가 무난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평양에서의 마지막 밤. 역사적인 남북공동성명에 서명한 밤. 김 대통령은 잠을 제대로 잤을까.

"김 대통령은 이날 목란관 만찬이 끝난 뒤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돌아와 김 위원장과 공동선언에 서명한 뒤 자정이 다 돼서야 김 위원장과 작별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수석비서관들과 공동선언에 대한 간략한 촌평 및 향후 대책 등에 관해 논의한 뒤 곧바로 침실로 들어갔다. 김 대통령은 이어 다음날 아침 6시를 조금 넘어 평상시와 같이 눈을 떴다."

이 소식을 접한 한 기자. "노인네가 정력도 좋아."
꽤 힘든 하루였을텐데 새벽 1시에 자서 아침 6시에 눈을 떴다는 소식에 나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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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기록한 남북정상회담(둘째날-13신부터 22신까지)
오마이뉴스가 기록한 남북정상회담(첫째날-1신부터 12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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