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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지방자치의 꽃이라 불려온 지방의회의 무용론은 2년에 한 번씩 되풀이되는 의장단 선거와 매년 반복되는 의정비 인상 논란 때마다 고개를 든다.

성과 없는 해외연수와 국내비교시찰, 업무추진비를 쌈짓돈처럼 지출하는 행위와 함께 갖가지 추태를 보이면서 지방의회 무용론은 다시 힘을 받는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 여건이 극도로 열악해지는 상황도 이러한 여론에 한몫 한다.

올해도 지방의회 244곳이 의정비 인상을 놓고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인천에서도 일부 지방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요청해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물론 지방의원들이 제 역할을 하고, 의정활동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대우와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지방의원 유급제는 시행된 지 6년이 지나도록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동안 16개 광역시·도의회 의원들이 안건 처리 등 공식 업무에 사용한 시간은 대략 106시간이다. 노동자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 8시간을 감안하면 13일가량 일한 셈이다. 이에 비해 전국 광역의회 의원들에게 나간 세금은 지난해 한해만 총390여억 원에 이른다.

옹진군의회 전원, 출석률 100%

인천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장면.
 인천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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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회 의원들의 올해 연봉은 5951만 원이다. 정례회나 임시회 등 회의가 열린 날(105일)만 단순 계산하면 일당은 대략 56만 원이다.

인천시의회와 10개 군·구의회 의원 가운데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회의 기간에 100% 출석한 의원은 150여 명 중 20여 명에 불과하다. 7명 중 한 명 꼴인 셈이다.

<부평신문>은 최근 6대 인천시의회와 10개 군·구의회 의원들의 회기 중 출석률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해 분석해봤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의 출석률을 분석한 결과, 옹진군의회 의원들만이 출석률 100%를 보였다. 의원 7명 전원이 회의가 열린 137일 동안 빠지지 않고 출석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옹진군의회 관계자는 "섬 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하루 전날 배를 타고 남구 용현동에 소재한 의회 청사에 출석하다보니 출석률이 좋았다"고 밝혔다.

반면, 부평구의회의 의원 19명 중 출석률 100%를 기록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또한 6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로 심한 내홍을 겪은 서구의회도 마찬가지였다. 서구의회는 부평구의회 보다 출석률이 저조했다.

출석률 100% 의원은 누구?

지방의회별로 출석률 100%를 기록한 의원은 누구일까? 출석률이 의정활동 평가의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성실성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는 될 수 있다.

먼저 중구의회에서 하승보 의원이 100% 출석률을 보였다. 동구의회에서는 이영복 의원, 남동구의회에서는 안희태·한정희 의원이 개근했다. 연수구의회에서는 정지열·진의범 의원이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

강화군의회에서는 구경희·최승남·박용철·유호룡·고영희 의원이 개근했다. 남구의회에서는 임경임·김현영·박병환·임정빈·이영훈 의원이, 계양구의회에서는 박명숙·이용휘·조동수 의원이 100% 출석했다.

출석률 가장 낮은 의원은 누구?

반면, 지방의회별로 출석률이 가장 낮은 의원은 누구일까? 중구 김철홍(10회 불참) 의원, 동구 이영화(5회 불참) 의원, 남구 박광현(7회 불참) 의원, 남동구 구순회(11회 불참) 의원, 강화군 김종섭(23회 불참), 서구 문순석(15회 불참) 의원, 연수구 이창환(22회 불참), 계양구 김석현(11회 불참) 의원으로 나타났다.

부평구의회에서는 6대 전반기 부의장을 지낸 이춘우 의원의 출석률이 가장 저조했다(64일 출석). 그는 46일이나 상임위원회나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셈이다.

의장단 선거로 파행 겪은 의회, 출석률 저조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남동지부 회원들이 9월 19일 남동구의회 앞에서 의원들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부평신문 자료사진>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남동지부 회원들이 9월 19일 남동구의회 앞에서 의원들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부평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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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신문>이 지방의회 의원들의 출석 현황을 통해 확인한 것 중 하나는 6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놓고 파행을 겪은 지방의회일수록 의원들의 출석률이 상당히 저조했다는 것이다.

서구의회 이상섭(민주통합당) 의원은 7월 8일 오전 2시에 새누리당 소속 의원 7명과 함께 본회의를 열어 의장으로 당선됐다. 이 의원은 지난 3월 술자리에서 상대방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6월에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인물이다.

이에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들은 '한밤의 야합'이라며 의회 운영을 보이콧해, 의회는 2주 동안 파행을 겪었다. 서구의회 의원 14명 중 출석률이 100%인 의원이 없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구의회 의원들의 2011년까지 출석률은 무난했지만, 6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전후로 상당수 의원들이 의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의원별로 보면, 문석순 15회·박구 13회·김진규 12회·박형렬 12회·김병조 12회·이상섭 12회·김영옥 10회·이종민 10회 불출석했다. 대부분 7월에 불출석한 것이다.

남동구의회도 상황은 비슷하다. 출석률이 지난해까진 비교적 양호했으나, 올해 7월 전후로 의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의원들의 출석률이 현저히 낮아졌다. 남동구의회 일부 의원은 7월 11일 후반기 원 구성에 항의하면서 본회의장에 석유통을 들고 들어가 동료 의원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안희태·한정희 의원을 뺀 나머지 의원들의 출석률은 현저히 낮다. 의원별 불출석 횟수를 보면, 구순희·박상준 14회, 이우일 12회, 천정숙·한민수 11회, 조오상 10회, 용해랑 8회 등이다. 운영에 파행을 겪은 의회일수록 의원들의 출석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평구의회에서 출석률이 높은 의원으로는 박창재(108회)·이도재(103회)·유용균(101회) 의원을 꼽을 수 있다. 반면, 이춘우(64회)·손철운(69회)·한금옥(73회) 의원은 출석률이 낮았다.

인천시의회, 출석률 최고와 최저는 누구?

인천시의회 의원 중 본회의 출석률이 가장 높은 의원은 신동수 의원을 비롯해 전원기·허회숙·이수영 의원 등이다. 반면, 가장 낮은 본회의 출석률을 기록한 의원으로는 안영수(77.1%)·윤재상(79.2%)·이상철(81.3%) 의원으로 나타났다. 본회의 출석률 90% 미만을 기록한 의원에는 앞서 3명에다가 김정헌·이강호·김병철·이성만 의원이 포함됐다.

전반기 문화복지위원회에서는 신현환 의원이 출석률 100%를 보였고, 이상철 의원이 76%로 가장 낮았다. 산업위원회에서는 윤재상 의원이 82.9%로 가장 저조했으며, 건설교통위원회에서는 안병배 의원이 96.1%로 가장 높았다. 건교위에서 출석률이 저조한 의원은 정수영(80.4%)·제갈원영(82.4%)·이도형(86.3%) 의원으로 나타났다.

교육위원회 의원 중에서는 강병수 의원이 27.4%라는 아주 낮은 출석률을 보였다. 김기홍(53.4%)·허회숙(64.4%) 의원도 저조했으며, 이에 비해 권용오(98.6%)·김영태(98.6%) 의원의 출석률이 높았다.

강병수 의원의 출석률이 저조한 것은 6대 전반기에 문화복지위원회와 교육위를 겸임했기 때문이다. 김기홍·노현경 의원 역시 교육위와 다른 상임위를 겸임해 출석률이 저조하게 집계됐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지방의회, #인천시의회, #남동구의회, #인천연대, #출석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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