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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희망이 있는 다문화가족 다문학축제'가 오는 8일(일) 오후 3시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따기배움터 시청각실에서 열린다
▲ 고양 다문학축제 포스터 '꿈과 희망이 있는 다문화가족 다문학축제'가 오는 8일(일) 오후 3시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따기배움터 시청각실에서 열린다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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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어 떡어 뺑 엄 붕
그 뜻은 물방울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것을
대나무 통에 계속 받으면 나중에 물이 가득 찬다는 것이다.
우리가 계속 공부를 하다보면
다음에 어느 순간 많은 지식을 안다.
그렇듯 돈을 조금씩 조금씩 모으다 보면
많은 돈도 모을 수 있다.

- 윈니따(캄보디아) 시 '떡어 떡어 뺑 엄 붕' 모두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외국 남성과 결혼하는 한국 여성과 결혼을 통한 외국 이주여성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국내 업체에 취업하는 외국인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제 피부색과 얼굴 생김새가 좀 틀리다고,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고, 다문화가족을  콩깍지 낀 눈으로 바라보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그들도 이제 엄연히 한국 국적을 가졌거나 한국 국적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이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다문화가족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어떻게 이웃사촌처럼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을까. 문학인들은 그 해답으로 한글로 쓰는 생활글 및 문예창작활동을 내세우고 있다.

문학인들은 이러한 문예창작활동이야말로 다문화가정 및 결혼 이주여성들에게 한국문화에 대한 발빠른 이해와 이웃끼리 소통을 이어가는 지름길이라고 여긴다. 이들 문학인들은 문예창작활동을 통해 다문화가족의 어려움과 기쁨을 직접 듣고 이해할 수 있으며, 나아가 다문학축제를 통해 참가자 및 일반인들에게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식을 올바로 갖게 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 문학인들이 이번 다문학축제를 여는 목적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축제를 통해 예술문화에서 소외받고 있는 결혼 이주여성들에게 다양한 문화에 따른 향수를 느끼게 한다는 것. 둘째, 다문화 이주여성들에게 문학적 감수성이 담긴 시와 생활글 창작을 통해 자기표현과 내국인과의 문화적 교류를 나눌 수 있게 한다는 것. 셋째, 젊은 다문화가족들에게 재치 발랄한 상상력과 정서를 맘껏 발휘하게 해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 한국생활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움을 준다는 것.

다문화가족들이 부르는 꿈과 사랑시  

"이번 행사는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2009 창작21 평화문학제 일환으로 펼쳐지는 다문화 행사입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결혼이주여성 및 외국인 노동자들이 직접 한글로 지은 시를 낭송하는가 하면, 모국어로 낭송하거나 또는 자기 나라의 시나 한국의 시를 낭송하는 등 국내 유일의 다문화 다문학 행사입니다" - '모시는 글' 몇 토막

낙엽을 하나 둘 떨구는 늦가을이 다가오는 초겨울과 마지막 씨름을 힘겹게 하고 있는 11월 들머리, '꿈과 희망이 있는 다문화가족 다문학축제'가 오는 8일(일) 오후 3시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따기배움터 시청각실에서 열린다. 창작21작가회가 주최하고 계간 <창작21>, 고양작가회의가 주관한다. 후원은 경기문화재단.

캄보디아, 중국, 베트남, 미얀마, 우즈벡키스탄, 캄보디아, 모로코, 필리핀,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 등이 참가하는 이번 다문학축제는 모두 2부로 나뉘어져 있다. 권보현 시인 사회로 열리는 제1부는 문창길 시인(창작21작가회 대표) '인사말'을 시작으로 시인 이기형, 민영 '축사', 정수남(고양작가회의 회장) 소설가 '격려사'로 이어진다.

제2부는 '여는 공연'으로 가수 진우(작곡가, 시노래 풍경 대표)가 나와 다문화가족을 어루만지는 노래를 시작으로 다문화 가족 시낭송이 이어진다. 이번 시낭송에는 알렉산드리아(우즈벡키스탄), 윈니따(캄보디아), 수와유미(일본), 정태옥(중국), 숙아띤(인도네시아), 엔지지(필리핀), 파카판(태국), 란틴뇨 르윈(미얀마), 라시드(모로코), 등 터 융(베트남), 서영근(중국동포시인), 최미성(중국동포), 고오노 에이지(일본 작가)가 참가한다.

캄보디아, 중국, 베트남, 미얀마, 우즈벡키스탄, 캄보디아, 모로코, 필리핀,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 등이 참가하는 이번 다문학축제는 모두 2부로 나뉘어져 있다
▲ 다문학축제 캄보디아, 중국, 베트남, 미얀마, 우즈벡키스탄, 캄보디아, 모로코, 필리핀,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 등이 참가하는 이번 다문학축제는 모두 2부로 나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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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는 어렵지만 공부하기가 재미 있어요"

작은 걱정이다.
작은 아이들이다.
남편의 불평이다.
어리석은 아줌마들이다...
나는 거의 안 자고 기계적으로 밥을 먹는다...
하지만 다른 것도 언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크고 화창한 것에 대한 꿈이다.
불후의 지식에 대한 꿈이다.
온 누리의 행복에 대한 꿈이다.
그 꿈이 이렇게 우둔하게 깨져서 정말 아쉽다...

복지관 다닌 지 벌써 1년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어는 어렵지만 공부하기가 재미 있어요" 라는
말밖에 모른다.
내 사전이 구멍이 생길 때까지 사용했다.
수 많은 종이를 가득 써 넣었다.
내 지친 뇌가 이미 아무것도 습득하지 못 한다.
머리가 빈 컵과 같다.
"한국어는 어렵지만 공부하기가 재미 있어요" 라는
말만 자꾸 반복된다.
- 박 알렉산드리아(우즈벡키스탄) 시 '작은 문제를 피할 수가 없다' 모두.  

특별문화공연도 볼거리다. 특별문화공연에는 소모뚜(미얀마인, 다국적밴드 단원), 소모뚜(스탑크랙다운밴드), 정준찬(판소리 명창, 흥양예술단장)이 나온다. 이들은 이번 특별문화공연에서 다문화가족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다양한 문화를 서로 살갑게 아우르며 새로운 희망과 사랑을 꿈꾸는 내용을 담은 문화공연을 음표에 실어낸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문화 이주민들이 나와 한국 시인들 시를 낭송하는 순서다. 이 자리에는 고오노 에이지(일본인, 문학평론가)가 나와 윤동주 시인이 쓴 '서시'를 일본어로 낭송하며, 여러 나라 시를 결혼 이민여성들이 낭송한다. 국내 초청시인들도 시를 낭송한다, 시인 이기형, 박남희, 권혁수, 강경희, 김옥전, 서영근(조선족 시인), 정세훈, 문창갑, 이교상, 김신영, 이현채가 그들.

이번 다문화축제를 기획 연출한 문창길 대표는 "다문화가족들의 어려움과 기쁨을 직접 듣고 이해하므로서 참가자 및 내국인들의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식을 올바로 갖게 하는 계기를 갖도록 했다"며 "예술문화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결혼 이주여성들이 수준 높은 문학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문 대표는 이어 "다문화 이주여성들의 문학적 감수성이 담긴 시와 생활글을 통해 자기표현과 다민족 간 소통의 촉매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이번 축제를 통해 다문화가족들이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 한국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세상이 꽃의 씨를 뿌리고,
길이 없는 손은 무감각하고

부드럽고 섬세한 손가락이 소리를 내며
민족의 독립의 날개가 옮겨지는 건 언제란 말이요?

문이 독립의 섬광을 발하고
형언할 수 없는 채찍질을 망각하는 건 언제요?
비통함이 사그러들고
우리의 독립의 바람이 부는 건 언제란 말이요?

여기가 내가 간청하는 곳이라오,
내 몸을 묻고,
꽃을 받고 나의 시를 들을 수 있는.

저기가 내가 좋아하는 곳이라오.
내 몸이 그 명을 다 할 때
민족이라는 보물이 나를 이끌기 때문이라오
- 루스땀 에펜디(인도네시아 시인) '탄식' 몇 토막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보냅니다



태그:#다문학축제, #창작21작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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