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입학식이 열린 한 중학교 운동장에 신입생과 재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나열해 있다
 입학식이 열린 한 중학교 운동장에 신입생과 재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나열해 있다
ⓒ 박석철

관련사진보기


2006년 말이었다. 교복 값 담합 사실이 들통나자 대형 교복 업체들이 교복 값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런데 오는 3월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대형 교복업체들이 교복값을 은근슬쩍 올렸다는 소식이다. 교복 디자인을 살짝 바꾸거나 자석 등을 부착했다는 이유로 업체들이 가격을 15% 정도 인상, 적어도 30만원은 줘야 교복 한 벌을 입을 수 있단다.

아이들 셋을 키우는 나같은 학부모 입장에서 이런 뉴스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교복 구매는 물론, 시대에 민감한 디지털 장비와 학습 자료 구입, 사교육비 지출 등 경제 위기와 상관없이 학부모 허리는 끊임없이 휘고 있다.

첫째는 교복 두 벌로 고교 시절을 마쳤고, 둘째는 중학교를 마치고 올해 고교생이 되므로 당장 교복을 맞춰야 하는 처지에 있다. 내년에 중학교에 진학하는 막내까지 있으니 한 벌에 30만원이라 가정했을 때, 더 이상의 가격 인상이 없다는 가정에서, 중·고 시절 동복과 하복을 합쳐 두 아이 교복값으로만 얼마를 지불해야 할까?

올해 고등학교 진학하는 둘째 아이 올해 동복 30만원, 하복 20만원 총 50만원, 막내 아이역시 중·고등학교 진학시 동·하복 50*2=100, 총 150만원이 든다. 물론 두 아이가 중고 시절 각각 한 벌씩만 입는 것으로 계산했을 때이다. 그렇다고 다자녀(?) 가정에 교복 구입시 국가가 무슨 특별한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니다.

교복 문제, 학교 직영 급식제를 적용하면 어떨까?

교복 매장
 교복 매장
ⓒ 한미숙

관련사진보기


학교 급식이 위탁에서 직영 급식으로 전환되면서 많은 폐단이 사라졌다. 위탁 급식은 업자가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질 저하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런데 학교가 직영급식제를 시행하면서 그런 손익계산이 사라지고 질이 좋아졌다. 결국 학교가 학생들의 건강권을 챙겨낸 셈이다.    

위탁 급식을 교복 개별 구입에 비교할 수 있다면, 직영 급식은 교복 공동 구매와 대비할 수 있다. 그만큼 장점이 많다. 소비자인 학생과 생산자인 업체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한 것이다.

학교 급식이 직영으로 전환될 때 각 시도 교육청과 단위학교의 의지가 깊이 작용했다.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회의 적극적인 의지가 결합하면 교복 공동 구매 또한 얼마든지 가능하다. 교복 업체의 입장에서도 '박리다매'로 얻는 이익을 감안하면 결국 학교와 업체가 모두 승리하는 것이다.

교복이 비싼데 차라리 사복 입히면 어떠냐는 주변인들의 항변(?)도 있다. 한때 교복 대신 사복을 착용케 했으나 사복은 부익부 빈익빈의 상징으로 인식돼 다시 교복으로 전환되었다. 중·고 시절 각 3년 동안 교복 한 벌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소비 조장이나 계층간 위화감을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교복 착용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교복 공동구매로 성공한 학교들이 많다. 시도교육청 단위로 정보를 공유하고 단위 학교에 사례를 제시하여 공동구매의 장점을 살려낸다면 최소한 교복 구매로 발생하는 학부모의 탄식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태그:#교복 공동구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