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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10일 '친박'이란 이름을 걸고 총선에 나가 당선된 당 밖 국회의원 전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로써 '공천 파동' 이후 넉 달째 끌어오던 '친박 복당' 문제를 매듭짓게 됐다.

 

한나라당 밖의 친박 의원은 친박연대(13명)와 친박 무소속 연대(12명) 등 25명이다. 또한, 이미 입당을 신청한 김세연·강길부 등 한나라당 성향의 순수 무소속 의원 5명도 있다.

 

이들이 전원 복당 또는 입당할 경우, 한나라당은 현재 153석에서 183석의 '공룡 여당'이 된다. 모든 상임위의 과반을 차지할 수 있는 절대 과반의석(168석)도 무난히 확보할 수 있으며, 같은 보수계인 자유선진당과 연대가 이뤄질 경우 201석이 돼 개헌선을 돌파하게 된다.

 

우려하던 '공룡 여당'의 현실화에 대해 야당 쪽에선 벌써부터 여당의 독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친박 의원 전원 일괄 받아들이기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험난한 길을 걸어온 친박 의원들의 복당 문제가 드디어 오늘 종착역에 도착했다"며 "친박 의원 전원을 무조건 일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제 우리 당은 제발 계파 이야기가 안 나오는, 그래서 화합되는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복당·입당의 범위는 현직 국회의원으로 한정했다. 검찰에 기소돼 복당에 난항을 빚었던 서청원·양정례·김노식 친박연대 의원들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재판 중인 의원들은) 본인 판단에 따라 좀 뒤에 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하면 또 뒤에 하면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 때 받아들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다만 우리 당 소속이면 우리 당의 당헌·당규에 따라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나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원이 검찰에 기소될 경우 당원권이 정지되며 추후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 출당조치 된다.

 

이날 '친박 무조건 복당' 결정을 발표하면서 박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적극적인 화합을 요청하는 메시지도 보냈다. 박 대표는 "그 (박근혜 전 대표가 요구한 복당) 정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라며 "먼저 모두 받아들인 뒤 당헌·당규 적용을 한다는 것이니 누가 들어도 순리에 맞는 결정"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취임 이후 복당 문제 해결을 모든 당무에서 최우선 순위에 두고 추진해왔음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저에게 (지명직 최고위원, 사무총장 등) 후속 인사를 안 한다고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해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친박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이끄는 친박 무소속 연대도 이르면 11일 복당 및 입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시간 걸리긴 했으나 잘된 선택" 반겨

 

이날 당의 결정에 박근혜 전 대표와 당 밖 친박 의원들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본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잘됐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잘된 선택"이라며 복당 결정을 반겼다.

 

또 박 전 대표는 '복당 결정이 당 화합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죠"라며 "나라를 위해서 언제든지 도움이 되고 옳고 좋은 일이라면 당연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쇠고기 협상' 잘못을 지적하는 등 그간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태도도 한층 누그러뜨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소폭 개각'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그건, 뭐 지금…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도 한나라당의 결정을 수용할 의사를 내비쳤다. 서 대표는 그간 한나라당에 현역 의원뿐 아니라 18대 총선 출마자와 사무처 당직자들까지 받아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서 대표는 이날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한나라당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만시지탄이지만, 복당의 수순을 밟겠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에) 조금 미흡한 것은 실무자들이 의논하겠으나 (당 결정에) 화답하겠다. 당 소속 다른 의원들은 내일 논의해서 전향적으로 (복당)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곧 복당·입당 절차에 돌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서 대표는 자신은 검찰에 기소돼 재판 중인 점을 감안해 "저 개인은 재판이 끝나고 (복당) 하겠다"며 "또 당도 정리할 문제가 있어 (대표인) 제가 마지막까지 남아서 정리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김노식(구속 중)·양정례 등 역시 재판 중인 의원들도 서 대표를 따라 일단 재판이 끝날 때까지 복당·입당 신청을 보류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 여당 독주 우려... 선진당 "소수 의견에 귀 기울여야"

 

야당들은 '여당 독주시대'를 걱정했다. 친박의원과 한나라당 성향의 무소속 전원이 입당하면 한나라당은 183석의 초거대 여당이 된다. 168석만 넘어도 모든 상임위의 과반을 차지해 마음만 먹으면 독자적인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153석으로도 오만했던 한나라당이 더 몸집이 커졌다"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귀를 닫아버리는 정부여당이 될지 주목하겠다"고 말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의회는 수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나라당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박 대변인은 "거대 여당일 수록 소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럴 경우 의회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태그:#친박복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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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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