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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민간자격서비스 사이트에 나와 있는 한자자격시험 종류.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민간자격서비스 사이트에 나와 있는 한자자격시험 종류.
ⓒ 인터넷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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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초·중·고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 방침 발표를 전후로 한자 사교육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한자자격시험 종류가 36%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누리집에 따르면, 이날 현재 한자자격시험은 모두 83종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와 올해 새로 생긴 한자자격시험은 전체의 36.1%인 30종에 이르렀다. 올해에만 6종의 시험이 더 늘어났다.

한자자격시험 83종... 초등생 응시 추세 가파르게 상승

교육부는 지난해 9월 초·중·고 교과서 한자병기와 초등학교에서도 필수 학습 한자를 선정하겠다고 발표해 '한자사교육 시장에 불을 붙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한자자격시험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러지지만, 주 응시생은 초·중학생이며 이 가운데 초등학생의 응시 추세가 가파르다는 게 교육계의 분석이다.

전체 83종의 시험 가운데 '한국한자어능력인증시험'(조선에듀케이션), '한자능력검정시험'(한국어문회), '한자급수인증시험'(한국교육문화회) 등 12종은 국가공인시험이며, 나머지 71종은 민간공인시험이다.

한국어문회는 오는 23일 한자능력검정시험을 실시한다. 그런데 검정료는 급수별로 1만5000∼4만 원이다. 2012년 현재 이 시험 누적 응시생은 전국 초·중·고생을 포함해 모두 800여만 명이다. 이 시험은 한자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네이버> 책 누리집 검색결과 제목에 '전국한자능력검정시험'이라고 쓰인 시험 대비서만 161권에 이르렀다.

노경훈 한글문화연대 실장은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정책이 논의된 지난해부터 사교육 자본이 한자교육으로 몰려들고 있으며,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한자급수시험의 급증"이라면서 "이런 급수시험의 주 고객은 초등학생인데, 이들은 대부분 한자학원의 힘을 빌려 시험을 준비한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4월 29일 교육부는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초등 적정한자(필수 학습 한자) 수를 제시할 것"이라면서 "이를 학교시험 등에 출제하지 않도록 명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필수 학습 한자가 발표되는 순간 학교 밖 한자자격시험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사교육 연계 한자자격시험 기름 부어

한자 통신판매사업자로 등록한 전통문화연구회와 '사이버 서당' 사업을 '공동 전개'한다는 내용을 담은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의 홍보물.
 한자 통신판매사업자로 등록한 전통문화연구회와 '사이버 서당' 사업을 '공동 전개'한다는 내용을 담은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의 홍보물.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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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자병기운동을 해온 단체들이 한자자격시험 사업과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최근 확인된 바 있다.

초·중·고 교과서 한자병기 운동의 '몸통' 노릇을 해온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회장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아무개 한국어문회 이사장이 유료 한자자격시험을 주도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어문회는 가장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전국한자능력검정시험을 주관하고 있다(관련기사: 한자 병기 요구 단체들, 한자로 '돈벌이'?).

언론사 가운데 한자병기를 앞장 서 외친 <조선일보>의 자회사인 조선에듀케이션도 유료 한국한자어능력인증시험을 주최하고 있다.

또한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자체가 한자 통신판매업을 겸하는 전통문화연구회와 손잡고 '사이버 서당' 등의 한자 사교육을 벌이는 사실 또한 밝혀졌다. 이한동 전 총리가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 전통문화연구회는 한자자격시험인 한자한문능력검정을 새로 만들어 올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했다(관련기사 : '한자병기' 주도 최대 조직, 사교육업체와 손잡아).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한자병기 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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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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