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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두장지안시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후 병원 바깥의 임시 수용소에서 사람들이 부상자들을 돌보고 있다.
 중국 쓰촨성 두장지안시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후 병원 바깥의 임시 수용소에서 사람들이 부상자들을 돌보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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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이 발생한 5월 12일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9일, 중국의 지인으로부터 편지가 도착했다. 쓰촨성의 비참한 현실을 알리고 각지의 지원을 구하는 그녀의 편지를 번역해서 전달한다. 기자는 일본 도쿄에서 유학 중이며, 편지를 쓴 지인은 도쿄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국인 연구원이다. 편지는 일본어로 쓰여졌고, 내용상 불필요한 부분은 다소 축약했다.... 기자 주

안녕하세요. 유설안입니다.

5월 12일 중국 쓰촨(四川)성의 대지진으로부터 어제로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대지진의 참상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체가 접근하지 못한 지역 또는 중심피해지역 이외 지역의 피해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서, 원조가 아예 도착하지 못하거나 대단히 부족한 지역이 많습니다.

이백(李白)은 <촉도란(蜀道難)>이라는 시에서, "蜀道難、難于上青天(촉으로 가는 길은,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도 어렵다)"고 썼습니다. 이처럼 이곳은 산세가 대단히 험한 데다가 지진으로 산이 붕괴되어서 구조활동의 어려움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합니다. 이번 대지진은 정말로 미증유의 재난입니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이틀째였던 14일에 상하이와 닝보에 출장을 가, 오늘(18일) 오후에 도쿄에 돌아왔습니다.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업무를 하는 틈틈히 메일이나 전화로 쓰촨성에 있는 친척, 친구들과 연락을 하면서 피해지역의 상황, 특히 현재 가장 필요한 구조물자가 무엇인지 정보를 모았습니다.

14일에 중경에 있는 친구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친구의 부친은 피해지역의 공무원으로, 현재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친구를 통해서 부친에게 문의를 해, 피해 중심지역에서는 텐트, 약품, 특히 파상풍항독제가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날 피해지 지원 명령을 받고 병원에서 대기 중이었던 외과의사인 친구와도 연락이 되었는데, 피해지역에는 이불, 텐트, 약품(특히 항생물질)이 대단히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15일에 친척으로부터의 연락에 의하면, 대량의 구조물자가 성도(쓰촨성의 성청 소재지)에 도착하고 있으나, 피해지역의 도로가 산사태로 단절되어서 구조 물자가 가장 필요한 지역에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오늘(18일), 성도로부터 300킬로미터 떨어진 청성현 목어진으로 구조대를 파견한 말레이지아 화교신문 편집장으로부터의 메일에 따르면, 식품, 물, 의약품, 발전기 등 구조물자를 실은 2대의 트럭이 마을에 도착하자, 7000명의 주민들이 환성으로 맞이했다고 합니다. 목어진에 도착한 최초의 구조물자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도착한 의약품이 순식간에 없어질 정도로 부족해서, 특히 항생물질, 진통제, 설사약, 가려움증약, 수면제 등이 절실하다고 합니다.

아직 매장된 채로 살아 있는 생존자의 구출을 기원하면서도, 지진으로부터 거의 1주일이 다 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살아남은 피해자들, 특히 부상을 당하고, 병에 걸려 쓰러지고, 가족을 잃어 시름에 잠긴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피해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제가 가능한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현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중국 국내는 물론이며, 세계 각국으로부터 의연금, 구조물자를 모아나가고자 합니다. 중국의 매체 보도, 현지에서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블로그를 보고 느낀 것은, 피해지 부흥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보다 긴급구원물자가 시급하다는 점입니다. 각국의 구조지원은 대부분은 정부 루트(반관반민 조직인 중국홍십자회를 통해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지역이 대단히 넓기 때문에 피해 지원 창구가 중국홍십자회밖에 없으면, 일손도 부족하고 지원을 보낼 수 있는 지역도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루트의 구조활동이 가동되고는 있으나, 동시에 민간 루트를 이용한 구조활동을 보태면, 보다 신속하게 피해지역에 구조 물자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민간루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원활동을 하고 있는 NGO, 자원봉사 사이트로는 다음과 같은 정보가 있습니다.

중국에서 유명한 안티바이러스소프트웨어 회사 북경단성과기유한공사(北京瑞星科技有限公司)가 매일 비행기 2대를 임대해서 피해지역의 사천성 베이촨시에 구조물자를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민간의 구조물자뿐 아니라 중국위생부(보건복지부에 해당)와 중국홍십자회의 구조물자도 이 루트를 통해 운송되고 있습니다. 단성공사의 웹 사이트에는, 구조원조 전담 페이지가 있습니다. (링크 참조 : http://www.rising.com.cn/2008/helpme/index.shtml) 이 사이트에는 현지점에서 피해지에서 가장 필요한 물자리스트가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또한 기부자 리스트도 공개되고 있습니다. (링크 참조 : http://www.rising.com.cn/2008/helpme/loverlist518.shtml)

조금 전에 단성공사의 24시간 긴급핫라인으로 전화를 해서 확인했습니다만, 외국으로부터의 원조물자는 우편이나 화물운송으로 받고 있다고 합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소염제, 소독약, 텐트, 양초, 장갑, 마스크, 라디오, 전지입니다.

단성공사의 연락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소:中国北京市中関村大街22号中科大廈101室
전화:+86-10-82678866(내선 201, 24시간 중국어 대응)

이미 물자를 보낸 분들의 메모도 사이트에 올라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봉하지 않아도 내용을 알 수 있도록, 박스에 물품의 목록과 수량을 크게 써 주 십시오" 라는 등의 어드바이스가 공개되어 있었습니다.

피해지역에 가장 필요로 하는 구조물자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른용의 종이기저귀, 여성용 생리용품, 반창고, 비닐시트, 비닐봉투 등이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또한 구조물자를 접수하고 있는 민간기구가 여기밖에 없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피해지의 도강연(都江隁)시의 한 민간기구와도 통화를 시도했습니다만 연결되지 않아서, 단성공사의 주소만 명기합니다. 그밖에 신뢰할 만한 루트가 찾아지면, 명칭, 주소, 필요물자 정보 등을 다시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2차 피해를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피해지역의 위생상태가 악화하고 있어서, 감염증이나 역병이 발생하면 큰일입니다. 또한 구조된 피해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신심은 지쳐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현재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지식 및 정보가 대단히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구조 활동을 벌이는 사람들도 충분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재난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어떤 것이 구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가, 어떤 응급조치를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에 대해서 누구나 알 수 있는 간단명료한 지침 같은 것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중국어로 번역해서 인터넷에 올리거나, 중국의 매체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통해 주지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 중에서 또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2차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편지를 쓰는 데에 4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오늘 19일부터 3일 동안 중국은 "전국애도일"이라고 합니다. 피해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지옥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도록, 기원합니다. 이번 재난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가 뼈아프게 느꼈습니다. 그러나 미력한 힘이라도 피해자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여러분에게 편지를 쓰고자 생각했습니다.

어떤 형식이라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힘과 지혜를 빌려주십시오. 장문의 편지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설안 드림
2008년 5월 18일~19일


태그:#중국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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