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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낮12시 국방부 민원실 앞에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주최 68차 평화군축집회가 열렸다.
ⓒ 평통사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이틀간 이른바 '동맹국을 위한 전쟁비축물자'(WRSA-K: War Reserve Stocks for Allies-Korea)를 처분하기 위한 첫 한미 협상이 국방부에서 열린다.

이번 협상은 미국이 '동맹국을 위한 전쟁예비비축물자'를 폐기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한국에 저장되어 있는 미국 소유의 전쟁비축물자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협상에는 한국측에서 국방부 탄약팀장 등 10명, 미국측에서는 미 국방부 국제협력관실 아시아팀장 등 8명이 참석한다.

탄약이 99%를 차지하는 전쟁비축물자는 미국 소유이지만 전시가 되면 한국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명분으로 30년 가까이 국민의 세금으로 우리 군이 저장 관리해 왔다.

그러나 전쟁비축물자는 미국이 쓰다 남은 재고와 사용이 불가능한 탄약을 한국에 비축해놓은 것으로서 90% 넘는 물량이 20~30년 이상 된 도태 탄약들이다. 쓸모없는 탄약인 셈이다.

미국은 도태 탄약의 폐기비용을 한국 정부가 부담하면 전쟁비축물자를 한국군이 원하는 만큼 이양하겠다는 입장을 국방부에 전해 왔다.

하지만 미국의 제안은 WRSA탄을 미국으로 회수해 폐기할 경우 소요될 천문학적 비용을 한국에 떠넘기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국방부는 한 줌의 탄약이라도 구입하거나 무상으로도 인수해서는 안 된다.

30년 넘게 한국을 자신의 탄약저장고로 쓴 다음 폐기 비용마저 떠넘기는 것도 모자라 그 일부를 한국에 팔아먹으려는 미국의 제안은 동맹이라는 고삐를 쥐고 쓸모없는 물건을 강매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미군 탄약 폐기하려 새 시설 건설, 한국이 봉인가?

그 동안 직·간접비를 합쳐 5조 원에 이르는 미군 탄약의 저장, 관리 비용은 우리 군이 부담해왔다. 한반도 내 미군 탄약의 저장, 관리 비용은 마땅히 미국이 부담해야하는데도 미국은 이른바 SALS-K(대한민국 내에서의 재래식 탄약보급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아메리카합중국 정부 간의 합의각서)를 통해 우리 정부가 부담하도록 강요해 왔다.

미국 스스로가 WRSA 프로그램의 종결을 선언한 이상 미국은 우리 국민이 그 동안 부담해 미군탄약의 저장관리비를 보상해야 한다. 그런데도 보상은 고사하고 폐기비용마저 우리에게 떠넘기려는 것은 한국을 '봉'으로 여기지 않으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태도다.

▲ 29일 낮12시 국방부 민원실 앞에서 열린 68차 평화군축집회에서 미군 폐기 탄약 인수협상을 비판하는 퍼포먼스가 열렸다.
ⓒ 평통사
국방부는 또 미군 소유의 전쟁비축탄을 처리할 목적으로 영동에 탄약 비군사화시설을 짓고 있다. 국민 혈세로 미군 탄약을 저장하고 관리해 온 것도 모자라 우리 돈으로 미군 탄약처리시설을 짓는다면 미국의 일방적 이익을 위해 우리 국민에게 무제한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다.

지난 2005년에 미국 의회에서 제정된 은 전쟁비축탄을 한국이 인수하지 않으면 미국 국방부가 미국으로 가져가 폐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국방부가 전쟁비축탄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미국에 통보하면 미국은 이를 회수해 가게 돼 있다. 지금 짓고 있는 영동 탄약비군사화 시설도 필요 없게 된다.

국방부는 무상이든 유상이든 전쟁비축탄의 인수를 일체 거부하고 미국이 전량 회수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또 탄약비군사화 시설 건설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

국방부는 미군 탄약을 재활용하여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주장하지만 이는 '폐기탄약' 인수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희석시키려는 기만극이다. 또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국익을 저버리는 자신의 태도를 합리화하고, 국민적 비판을 호도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전쟁비축탄의 인수가 얼마나 부당한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국방부가 미국의 부당한 강요를 뿌리치고 인수를 거부함으로써 국익과 자존심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 또 굴욕적인 SALS-K 합의각서와 의정서, 탄약비군사화 시설 건설 협정 등을 즉각 파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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