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초등학생 등하굣길 학부모 교통지도' 봉사 동원에 대해 "무임 노동에 기댄 말뿐인 봉사활동을 없애고 어린이 안전은 당연히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7일 페이스북 등에 올린 '이재명의 합니다_소확행 공약 22' 글에서다.
이 후보는 "등하굣길 교통봉사는 말이 봉사지 사실상 강제 할당이다 보니 사정이 있는 부모들은 알바까지 구해야 한다"면서 "등하굣길 봉사활동은 갈수록 학부모들의 스트레스이자 단골 민원"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후보는 "(학부모 교통봉사는) 맞벌이 가구 증가, 육아와 직장의 병행 등 변화된 가족상,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학부모의 무임 노동에 기댄 말뿐인 봉사활동을 없애고 어린이 안전은 당연히 국가가 책임질 것"이라고 공약했다. (관련 기사 :
'녹색 어머니 알바', 이 학교에는 그런 거 없어요 http://omn.kr/oa4i)
이 후보는 공약 실현 방법으로 다음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사회적 일자리를 활용하여 등하굣길 교통안전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낮은 처우를 개선하고, 안전교육을 강화해 안전사고 대응 능력도 더 키우겠습니다. 둘째, 신설학교는 설계 단계부터 안전이 보장된 통학로 설치를 의무화하겠습니다."
'녹색 알바' 거래 현장... "녹색어머니, 히어로를 구해요"
이재명 후보가 이런 공약을 내놓은 건 일부 학부모들이 녹색어머니회 등으로 인해 고충을 겪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위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녹색어머니회 교통봉사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앱에 '시간당 1~2만 원의 녹색 알바'를 구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지난 5월 23일 당근마켓에 올린 글 '녹색어머니 구해요'에서 다음처럼 거래 글을 올리기도 했다.
"6월 2~3일 이틀입니다. 하루 2만 원 연이틀 4만 원에 히어로를 모십니다. ㅜㅜ"
큰사진보기
|
▲ 국회 교육위 서동용 의원실이 조사한 "녹색 알바" 거래 글. |
ⓒ 서동용 의원실 | 관련사진보기 |
서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 가운데 여전히 녹색어머니회를 비롯한 학부모 교통안전봉사제도를 운영하는 학교가 43%였다.
서울 지역 한 학부모는 지난 4월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보낸 민원에서 "엄마들이 봉이냐"면서 "각 가정에 엄마들이 주부라고 해서 한가한 것은 아니며 직장 맘들은 그런 정책에 따라가느라 회사에 눈치를 봐야 한다"고 적었다.
인천 지역 한 학부모도 지난 3월 17일 인천시교육청에 보낸 민원에서 "분명 학기 초에 맞벌이고 시간을 뺄 수 없음을 말씀드렸는데 (교통봉사활동) 시간표가 짜졌다"면서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제가 녹색어머니 활동을 하면 저 대신 누가 출근해주실 거냐"고 하소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