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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넷과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들이 6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 회동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의 반값등록금에 대한 태도와 입장을 규탄하고 있다.
 등록금넷과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들이 6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 회동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의 반값등록금에 대한 태도와 입장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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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넷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공동으로 진행한 서울 주요 4년제 사립대학의 계절학기 등록금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에 따르면 반값등록금 이슈가 일반학기 등록금에만 집중된 사이 여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계절학기 등록금 인상에 열을 올리고 있는 대학들이 있었다.

조사대상 대학들의 26%가 계절학기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들 대학의 평균 인상률은 6.5%로 나타났다. 올해 등록금 인상 상한율인 5.1%를 넘어서는 수치다. 올해 계절학기 등록금을 13.3%나 인상한 건국대의 재학생 설동명(기계항공공학 4학년)씨는 "학점당 8만5000원이라 얘기하니 몇 년 전에 계절학기를 들은 친구들은 '그렇게 많이 올랐어?' 하며 놀라요"라고 말했다.

"일반학기에 비해 싼 것일 뿐, 절대 적은 금액 아냐"

일반학기 등록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수강인원도 적기 때문에 계절학기 등록금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하지만 계절학기 등록금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일 뿐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일반학기 등록금과 마찬가지다.

올해 고려대의 계절학기 학점 당 등록금 인상률은 2.75%로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편이지만, 금액은 11만2000원으로 조사대상 중 3위를 기록했다. 한 과목(3학점 기준)을 듣기 위해선 33만6000원을 내야 하는 것이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조정표(미디어학부 2학년)씨는 "계절학기는 학점 채우려고 듣는 게 대부분이다. 상대적으로 일반학기에 비해 싸지만 절대적으로 보면 계절학기 등록금도 비싸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한편, 계절학기 등록금을 일반학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받는 대학들도 있었다. 서울기독대와 한영신학대는 일반학기 등록금의 1/18을 계절학기 등록금으로 책정하였다. 한영신학대는 학점당 18만2700원(4학년 기준)을 받고 있었다.

또한 이번 조사대상 중 계절학기 등록금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된 서울기독대는 학점당 22만2000원(이낙연 의원실 자료)이다. 서울기독대에서 한 과목(3학점 기준)을 수강하기 위해서는 타 대학의 두 배가 넘는 66만6000원이 필요하다.

대학별 계절학기 등록금 인상 내역
 대학별 계절학기 등록금 인상 내역
ⓒ 이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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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상에 대해 상의도, 고지도 없었다

조정표씨는 "학교에서 계절학기 등록금 인상에 대해 공지한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설동명씨는 "계절학기 등록금은 학생들과 상의 없이 인상하기 때문에 다음에 수강할 학생들은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며 학교의 일방적 인상에 불만을 표했다. 한양대 인문계열에 재학 중인 A씨는 "계절학기 등록금 인상이 알려진 후 학생들은 학교에 지속적으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학교는 묵묵부답이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등록금심의위원회'는 위원회 구성 및 권한 등의 문제로 그 역할에 있어 미흡한 점이 존재하지만, 대학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던 등록금 결정 방식에서 탈피해 대학 구성원들과 논의를 통해 등록금을 결정한다는 데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계절학기 등록금은 그 논의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 틈을 이용해 몇몇 대학들은 터무니없는 인상률의 계절학기 등록금을 고지하고, 계절학기 등록금 산정에 있어서 학생들과의 협의는 나 몰라라 하는 실정이다. 학생들은 계절학기 등록금 또한 민주적 협의체에서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계절학기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약 20~30%의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각 대학들은 계절학기 등록금으로만 한 해 동안 수억 원을 학생들로부터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감시는 전무한 실정이다.

계절학기 등록금도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등록금 인상 상한율 적용범위에 포함시켜 대학의 일방적인 인상을 막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동시에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계절학기 등록금도 일반학기와 마찬가지로 심의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 또한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이형섭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기자단 '오마이프리덤' 기자로 등록금넷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계절학기,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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