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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부터 2011년 <오마이뉴스> 지역투어 '시민기자 1박2일'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투어에서는 기존 '찾아가는 편집국' '기사 합평회' 등에 더해 '시민-상근 공동 지역뉴스 파노라마' 기획도 펼쳐집니다. 맛집, 관광지 등은 물론이고 '핫 이슈'까지 시민기자와 상근기자가 지역의 희로애락을 낱낱이 보여드립니다. 7월 지역투어지인 대구경북과 울산을 만나 보세요. [편집자말]
인구 108만이 살고 있는 울산. 사람들이 흔히 '공업도시' 혹은 '공해도시'로 부르는 울산은 생각보다 역사가 깊고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다. 끝없는 수평선를 풀고 있는 동해와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가지산을 끼고 있는 울산은 곳곳에 아름다운 경치를 숨기고 있는 관광도시이자 여름 휴가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예로부터 비소가 섞인 철이 많이 나와 힘이 셌던 울산에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8경이 있다. 먼저 <세종실록지리지>에 나타난 울산 8경부터 살펴보자. 성루화각, 전함홍기, 동봉일출, 산사송풍, 강정매설, 조대소우, 염촌단염, 남포월명이 그 비경이다.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경치 숨기고 있는 울산은 어떤 곳?

무대왕비가 남편처럼 호국룡이 되고자 이 바다에 묻혔다는 대왕암
▲ 대왕암 무대왕비가 남편처럼 호국룡이 되고자 이 바다에 묻혔다는 대왕암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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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루화각(城樓畵角)은 세종 초기에 지은 병영성과 그 튼튼함을 감탄하는 것이며, 전함홍기(戰艦紅旗)는 왜구를 막기 위해 전함에 나부끼는 홍기를 말한다. 동봉일출(東峯日出)은 동대산 봉우리에 아침 해가 막 솟아오르는 풍경이며, 산사송풍(山寺松風)은 함월산 백양사에 올라 훈풍과 5월 송림 사이로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람을 맞는 모습이다.

강정매설(江亭梅雪)은 태화강에 제방이 없던 옛날 강정에 내린 설경을 노래한 것이며, 조대소우(釣臺疎雨)는 낚시터에 앉아 성 가시게 오는 비도 잊은 채 낚싯대만 바라보는 어옹이 지닌 여유로운 모습이다. 염촌담연(鹽村淡烟)은 봄날 아지랑이 너머 소금가마에서 피어오르는 몇 줄기 연기를, 남포월명(南浦月明)은 개운포 어느 누대에 올라 처용암과 동백섬이 보이는 달밤에 바다를 바라보면 잔잔하게 출렁이는 은빛물결이 아름답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광복 뒤에 새롭게 정한 신울산 8경은 염포귀범(鹽浦歸帆, 돛을 단 고기잡이배가 그림처럼 떠 있는 어촌풍경), 서생모설(西生暮雪, 서생포왜성에 눈 오는 풍광), 문수낙조(文殊落照, 문수산 뒤로 타는 듯한 붉은 노을이 일렁이는 해질녘 광경), 삼산낙안(三山落雁, 태화강 하류 삼산평야를 따라 기러기가 떼를 지어 앉은 고즈넉한 운치)이다. 

그 다음으로 태화어간(太和魚竿, 용금소에 낚시를 던져놓고 세월을 낚던 태공들과 그 뒤로 우뚝 솟은 바위를 등지고 흐르는 태화강 푸른 정취), 무룡산조(舞龍山朝, 동쪽 무룡산 기슭을 따라 아침해가 막 떠오르는 일출), 학성세우(鶴城細雨, 새싹이 움터 나오는 학성공원에 봄을 알리는 가는 비가 흩날리는 풍광), 백양효종(白楊曉鐘, 고요한 밤 적막을 깨고 은은하게 들려오는 백양사 새벽 종소리)이다.  

동녘은 동해, 서녘은 경북 청도군, 밀양시, 양산시, 남녘은 부산 기장군, 북녘은 경북 경주시와 어깨를 맞대고 있는 울산광역시. 울산은 삼한시대에는 진한에 속한 굴아화촌(掘阿火村)이었으며 삼국시대에는 신라 중심지였다. 고려 태조 때에는 흥례부로 승격되었다가 공화현으로 떨어졌으며, 1018년(현종 9) 울주로 이름이 바뀌어 방어사를 두었다가 1397년(태조 6)에 진을 두고 병마사가 지주사를 함께 맡았다.

울산이란 이름은 1413년부터 불리워졌고, 1599년(선조 32) 도호부로 승격한 뒤, 1895년(고종 32) 도호부가 군으로 바뀌었다. 1914년 부·군을 정리폐합하는 지방제도 개편 때 언양군을 울산군에 합쳤다. 1931년에는 울산면이 읍으로 승격했고, 1934년 동·면을 읍으로 올려 방어진읍으로 승격했다. 1962년 울산읍이 시로 승격함에 따라 시·군이 분리되었고, 1991년 울주군이 울산군으로 바뀌었다.

1995년 1월에는 울산시와 울산군이 합쳐 도농복합형 통합시가 되면서 울산군 모두 울주군으로 바뀌었다. 1997년 7월 15일자로 울산광역시로 승격했으며, 2001년 현재 중구·남구·북구·동구·울주군등  4구 1군 체제로 4읍 8면 46개 동이 있는 행정구역을 이루고 있다. 재정자립도는 87.2%이며 연평균기온은 13.8℃, 연평균강수량은 1274.6mm이다.

나그네가 추천하는 울산 11경

‘ㄱ’자 모양으로 꺾인 절벽암반에 여러 가지 모양을 새긴 바위그림
▲ 반구대 암각화 ‘ㄱ’자 모양으로 꺾인 절벽암반에 여러 가지 모양을 새긴 바위그림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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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을 제대로 둘러보는 길은 크게 2가지다. 첫째는 산과 바위,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는 천전리각석, 반구대 암각화, 석남사, 가지산, 언양불고기 등 5곳이다. 둘째는 동해안을 끼고 옹기종기 앉아 있거나 사지를 쫘악 펴고 드러누워 있는 기기묘묘한 바위와 몽돌밭, 해수욕장이 있는 간절곶, 처용암, 일산해수욕장, 울기등대, 대왕암, 정자해변 등 6곳이다.

[반인 반수상 눈에 띠는 '천전리 각석'] 국보 제147호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 각석은 태화강 물줄기인 내곡천 허리춤 기슭 암벽에 새겨진 그림과 글씨이다. 윗단에는 쪼아 새기는 기법으로 기하학적 무늬와 동물, 추상화된 인물 등이 조각되어 있다. 중앙부 해를 상징하는 듯한 원을 중심으로 양 옆에 사슴 네 마리가 뛰어가는 모습과 맨 왼쪽의 반인반수(머리는 사람, 몸은 동물인 형상)상이 눈에 띈다. 아랫단은 선을 그어 새긴 그림과 글씨가 뒤섞여 있다. 기마행렬도, 동물, 용, 배를 그린 그림 등과 글자 800자가 새겨져 있다. 이 글씨는 왕과 왕비가 이곳에 다녀간 것을 기념하는 내용으로, 법흥왕대에 두 차례에 걸쳐 새겨진 것으로 짐작된다.

[200여 점 그림 새겨진 '반구대 암각화']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산234~1)는 높이 3m, 너비 10m로 'ㄱ'자 모양으로 꺾인 절벽암반에 여러 가지 모양을 새긴 바위그림이다. 1965년 완공된 사연댐으로 지금은 물에 잠겨있는 상태로 바위에는 육지동물과 바다고기, 사냥하는 장면 등 모두 75종 200여 점에 이르는 그림이 새겨져 있다. 육지동물은 호랑이, 멧돼지, 사슴 45점 등이다. 바다고기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모습 등이며, 사냥하는 장면은 탈을 쓴 무당, 짐승을 사냥하는 사냥꾼, 배를 타고 고래를 잡는 어부 등이다.

[비구니 절 '석남사'] 석남사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석남산(石南山)이라고도 불리는 가지산(迦智山)에 있는 비구니 절이다. 이 절은 824년(헌덕왕 16년)에 도의국사(道義國師)가 호국기도를 위해 창건했으며, 한국전쟁 때 폐허가 되었다가 1959년에 다시 고쳐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요 문화재로는 도의국사 사리탑인 석남사 부도(石南寺浮屠, 보물 369)가 있으며, 821년에 도의국사가 세운 석남사 3층석탑(울산유형문화재 22)이 있다.

[영남의 알프스 '가지산']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및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을 끼고 있는 산이 가지산(1241m)이다. 곁에 있는 영취산과 천성산(812m) 등과 함께 1979년 11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 산은 주변에 있는 운문산(1188m), 천황산(1189m), 고헌산(1034m) 등과 더불어 태백산맥 남쪽 끝 산악지대를 만들고 있다. 신불산(1159m), 간월산(1069m), 영축산(일명 취서산 1081m)과 함께 '영남의 알프스'로 불리며 이들 가운데 가장 높은 산이다. 정상에는 바위 능선이 많고 나무가 거의 없고 사방이 탁 트여 가을이면 곳곳이 억새밭으로 출렁인다. 높이 약 40m에 이르는 쌀바위도 인기다.

쇠고기를 얇게 썰은 뒤 양념을 버무려 만든 언양지역에 있는 향토음식이다.
▲ 언양불고기 쇠고기를 얇게 썰은 뒤 양념을 버무려 만든 언양지역에 있는 향토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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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소 도축 24시간 안에 조리하는 '언양불고기']
언양불고기는 쇠고기를 얇게 썰은 뒤 양념을 버무려 만든 언양지역에 있는 향토음식이다. 이 불고기가 유명해진 것은 1960년대부터. 이곳에는 일제 강점기부터 도축장과 푸줏간이 있었는데, 1960년대 이후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모여들었던 노동자들이 이곳 고기맛을 보면서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언양불고기 특징은 한두 마리 새끼를 낳은 암소를 도축한 지 24시간 안에 조리한다는 것.  여기에 양념맛 때문에 고기 맛이 가려진다는 이유로 주로 생고기나 소금구이로 내놓고 있다. 끝으로 일정한 온도를 지키면서 일산화탄소 발생을 막기 위해 백탄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라시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 '간절곶'] 간절곶은 유라시아(아시아, 유럽) 대륙에서 해가 제일 일찍 뜬다는 곳이다. 간절(艮絶)이란 이름은 먼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이 동북쪽이나 서남쪽에서 이 곶을 바라보면 긴 간짓대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곶(串)은 육지가 뾰족하게 바다 속으로 튀어나온 부분을 가리키는 순수한 우리말이며 신라 때부터 고차(古次) 혹은 곶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울산광역시 남구 황성동 668~1에 자리잡고 있는 처용암
▲ 처용암 울산광역시 남구 황성동 668~1에 자리잡고 있는 처용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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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강왕과 망해사 설화가 깃든 '처용암'] 울산광역시 남구 황성동 668~1에 자리잡고 있는 처용암. 1997년 10월 9일 울산광역시기념물 제4호로 지정된 이 섬은 신라 헌강왕이 개운포에 놀이를 와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운무가 심해 앞을 볼 수 없었다. 일관(日官)이 말하기를 바다 용의 조화이니 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왕이 곧 명을 내려 용을 위한 절(망해사)을 세우게 하라고 하자 운무는 씻은 듯이 걷히고 해가 떠올랐다. 이 지역을 개운포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해 용왕이 이때 크게 기뻐하여 일곱 왕자를 거느리고 바다 위로 올라와 춤을 추었는데 그 아들 가운데 하나가 처용이다. 처용암은 처용이 바다에서 올라온 이 바위를 말한다.

야트막한 산이 면적이 무려 28만 평이나 된다는 울기공원
▲ 울기등대 야트막한 산이 면적이 무려 28만 평이나 된다는 울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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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이어지는 '일산해수욕장-울기등대-대왕암'] 울산에서 방어진으로 가는 길을 따라 한동안 달리다 보면 송림이 우거진 야트막한 산이 하나 보이는 곳이 일산해수욕장이다. 그 해수욕장 오른편에 있는 야트막한 산이 면적이 무려 28만 평이나 된다는 울기공원이다. 이 울기공원 안에는 울기등대를 비롯한 고래요골, 대왕암, 용굴, 남근바위, 탕건바위, 자살바위, 처녀봉 등이 오늘도 동해의 검푸른 물을 촐싹이며 세수를 하고 있다.

울산 동구 일산동 산 907번지에 있는 울기공원은 문무대왕비가 남편처럼 호국룡이 되고자 이 바다에 묻혔다는 대왕암이 있어, 대왕암 공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곳에는 대왕암 입구에 고래 턱뼈를 세워놓아 예로부터 고래의 고장이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대왕암에는 현대에서 놓았다는 철교가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고, 이 철교가 끝나는 자리에 서 있는 붉으스럼한 바위가 대왕암이다. 그밖에도 남근바위, 처녀봉, 천연동굴 용굴, 자살바위, 탕건바위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이다. 

[바닷물 수정 같이 맑기로 소문난 '정자해변'] 울산 주전에서 감포로 이어지는 경남북 동해안 31번 국도변에 자리한 정자해변. 이 해변은 바닷물이 수정 같이 맑기로 소문났으며 몽돌이 예쁘게 깔려 있다. 먹을거리도 많다. 막 잡아 올린 싱싱한 횟감도 그만이지만 무엇보다도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주전마을 멸치회다. 이 멸치젓갈은 기장 대변 멸치젓갈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 해변에서 또 하나 볼거리는 일출이다. 그밖에 장생포 고래고기, 태화강 선바위, 태화강 십리대밭 등도 놓치지 말자.



태그:#울산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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