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3월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연합과 제1야당 민주당의 통합선언은 한국 정치판을 뒤흔들 만한 사건이었다. 통합은 서로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후로 세월호 참사 그리고 6·4지방선거와 미니 총선이라 불린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있었다.

두 세력이 통합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시작부터 기초선거 후보 갈등을 빚으면서 국민들이 바라는 '새정치'는 없고 계파 싸움에만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에도 반사 이익은커녕 재보선에서 참패하며 당 지지율이 10%대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은 뼈를 깎는 쇄신을 하겠다면서 박영선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를 출범했다. 그러나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새누리당에 끌려 다니는 듯한 모습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지지자들도 점점 떠나고 있다.

진보정당들 또한 분당으로 인해 아무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야권 전체가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김민웅 성공회대 NGO 대학원 교수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2일 전북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김민웅 성공회대 NGO 대학원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김민웅 성공회대 NGO 대학원 교수
 김민웅 성공회대 NGO 대학원 교수
ⓒ 이영광

관련사진보기

- 얼마 전 칼럼을 통해 '지금 우리는 야당의 죽음만이 아니라 정치 자체의 사멸을 목격하고 있다'고 현재의 한국정치를 진단하셨던데요. 그 이유를 듣고 싶어요.
"우선 정치가 집권세력의 권력에 의해 독점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이 3권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언로도 도처에서 통제 당하고 있고요. 이 같은 권력의 전체주의적 경향은 한 사회를 질식하게 하고 창조적 동력을 소멸시킵니다. 한 마디로, 한 나라를 밑바닥에서부터 망하게 하는 거죠. 야당은 이런 현실에 대해 스스로 투쟁력을 포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야당의 죽음만이 아니라 정치 자체가 사멸되고 있다고 한 겁니다.

민주주의는 치열한 논쟁을 거치면서 합리적인 결론과 내용들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대립하고 충돌만 하면 무조건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정치를 위축 시키는 논리가 되고 맙니다. 이념적, 사상적 논쟁도 필요합니다. 그것은 가치 논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상적, 철학적 논쟁의 의미를 폄하하는 것은 우리 정치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기도 합니다.

어느 시대나 위대한 정치사상과 철학은 이념, 사상, 가치 논쟁을 통해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우리 정치는 당장의 실용적 가치가 있는 것만 좇아다니는 정도에 머물러 있습니다. 정치가 권력자들과 자본의 탐욕에 지배되고 있습니다. 이건 정치가 아니라,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일 뿐입니다." 

- 말씀대로 새정치민주연합의 가장 큰 문제는 '야성'을 잃은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되면서 첫 일성이 '더 이상 투쟁하지 않고 타협과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었지요. 국민을 위해 온몸을 던져 싸울 건 싸우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포기한 겁니다. 야당은 강력한 대여 투쟁력이 기반이 되어야 협상이든 타협이든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이런 상대와 협상하는 여당은 어떤 태도로 임하겠습니까? 야당이 야성을 잃으면 기득권 질서를 해체 시키는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여당이 야당을 압도하며 일방 독주할 것 같지만, 여당 역시 이런 틀에 안주하면서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상실해가게 됩니다.

결국 여당이 활동하는 것은 입법부인데, 박근혜 정부에 의해 주도 당하면서 당정 논의 공간이 사라지게 되고 독자적인 영역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지요. 거수기가 따로 없게 되는 것이고, 허수아비가 되는 거 아닙니까. 국가의 장래 발전을 내다볼 때 매우 심각한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겁니다. 국가 발전의 동력 자체를 짓밟는 폭력을 대통령의 권한으로 착각하고 있으니까요."  

"이상돈 교수 영입 문제는 야당 정체성에 중대 질문 던진 사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지난 9월 30일 오후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을 발표한뒤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지난 9월 30일 오후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을 발표한뒤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 현재 야당을 보면 희망이 있을까 의문도 들어요.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치적 지지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 외연 확장이라는 전략을 쓰려고 했습니다.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정당으로의 모습을 갖추면 자연스럽게 외연확장은 이뤄지는 거죠. 이걸 놓치면 외연 확장론은 물론 자기 정체성도 잃고 중심도 무너지는 파국을 가져옵니다.

정치는 현실에서 가능한 것을 토대로 변화를 이끌어나가기도 하지만,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까지 상상해서 그것이 현실 정치를 이끌고 가는 지표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현실에서 당장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다거나 분단을 단시간에 해소할 방안이 나온다거나 하는 건 아니죠. 그렇다고 이러한 이상과 목표를 포기하면 안 되지요. 목표를 분명하게 세워서, 그것을 이루기 위한 절차와 정책 등이 하나씩 만들어지는 게 중요합니다. 

교육도 정치가 교육의 범위와 내용까지 규정하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도 교육은 겉으로는 정치적 중립을 내세우면서 기득권의 논리를 그 안에 담아내려고 기를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에 문제제기를 하거나 반론을 펴면, 불온시하고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고 몰아갑니다. 정작 정치적 편향을 내재화하려는 것은 제도교육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쪽인데 말이죠.

이런 것을 막지 못하면, 문제제기할 수 있는 능력도 갖지 못하게 되고 역사의 진실에 대한 비판적 이해력도 파괴됩니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는 만큼 특권과 기득권이 작동할 것이고 그런 만큼 보통의 사람들은 고통 받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정면에서 거론하고 본질에 대한 사회적 사고를 하도록 만드는 야당의 이론과 실천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상돈 교수 영입 문제로 내홍을 겪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이 사건은 야당의 정체성에 중대한 질문을 던진 사건입니다. 외부에서 새로운 힘을 받아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이는 당의 가치나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인물을 영입하는 것이 옳죠.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상돈 교수 영입에 대한 내부의 저항이 당연했습니다.  그런 걸 내부 설득의 문제로 본 것도 옳지 않아요.

원칙적으로 잘못된 선택입니다. 이상돈 교수가 보수권에서도 존경받고 일정하게 합리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졌기에 그랬을 겁니다. 그렇게 해서 합리적 보수도 야당의 지지 세력으로 만들어보겠다는 외연 확장론의 계산이 작동한 결과지요. 그러나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박근혜 정권을 등장 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어요. 이후엔 비판도 하고 있기는 하니까요. 

그러나 박근혜 정권의 등장으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고 있나요? 그런 정권을 등장 시킨 자신의 과오부터 반성하고, 자신이 왜 이런 현실을 미리 내다보지 못했는지에 대해 정리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했습니다. 그런 토대 위에 새로운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저런 것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 옳지요. 그랬다면 아마도 존경 받았을 것이고 내부의 반발도 상당 부분 정리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정치적 재앙이 되고 만 겁니다. 어떤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그것부터 확실히 했으면 좋겠어요."

-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행보는 어떻게 보세요?
"박 원내대표는 아까운 인물입니다. 본인도 억울한 점이 있었을 것이고 그러면서 스스로 비판적 성찰도 했을 것으로 봅니다. 두 번이나 패착한 세월호 특별법 협상 파동 이후 그녀의 사퇴는 이미 예견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물러나고 말았지만, 물러날 때의 메시지가 '뒤끝'이 있더군요. 깔끔하지 못했어요. 사과도 했지요? 그러면 그냥 '제 능력이 부족해서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하고 자신이 온통 책임을 지고 가야 하는데, 내부 비난을 남겼어요.

큰 정치인이 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점을 스스로 드러내고 만 겁니다. 남 끌고 들어가는 식이 된 거니까요. 비상대책위를 책임지면서 '독배를 마시는 격'이라고 했는데, 그러한 각오로 처음부터 끝까지 임했다면 투쟁력 포기나 수사권, 기소권 포기 등의 협상 전략은 애초부터 발상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미 물러난 상태에서 다시 비판하고 싶지는 않고요. 이번 일을 깊이 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박영선 의원만한 사람 하나 생겨나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현재 진보정당들은 거의 존재감이 없어 보이고 심지어 진보정치의 위기라고도 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진보정당은 기본적으로 진보정치 통합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스스로 갖지 못했고, 특히 통합진보당에 있어서는 비례대표 등 여러 논란들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자기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없는 진보세력에게 정치적 신뢰를 줄 국민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지금 진보정당들의 존재감이 없다 할지라도 바로 이런 상태가 있기 때문에 진보정치 세력들이 많은 고민을 하면서 새로운 방향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것은 한 역사가 새롭게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과정인 거 같아요. 한 마디 덧붙이자면, 진보정치 없는 정치발전은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진보정치의 성장과 함께 이루어져갑니다. 서민들의 정치적 기본권, 경제적 안정을 가장 집요하게 추구하는 세력이 바로 진보정치이기 때문입니다."

- 강준만 교수의 '싸가지 진보론'과 같은 얘기일 수도 있는데, 진보는 도덕적 우월감이랄까요, 왠지 교만하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그래서 진보에 거부감이 들 때도 있던데 어떻게 보세요?
"진보세력에게 일정하게 경고가 되고 귀담아 들을 부분이 있다고 봐요. 진보가 진보답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는 쪽으로 논의가 가야 한다고 봅니다. 어떤 정치 세력도 도덕적 우월감에 따른 오만이나 교만을 떨어서는 안 되지요.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인간, 사회, 정치, 자본, 국제정세의 문제를 깊게 짚고 들어가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이라는 것은 당장 현실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일지 몰라도 이런 과정이 축적되어 가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변화가 가능해지는 겁니다. 진보가 진보임을 포기한 채 감성에 영합해서 자기 정책을 숨긴다거나 그걸 통해서 뭔가를 적당히 타협적으로 주물러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자체가 이미 자기 정체성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일이 될 것으로 봐요.

이것이야말로 '싸가지 없는 진보'의 본질입니다. 타협이 무의미하다거나 필요하지 않다는 게 아닙니다. 정치적 타협의 능력도 매우 중요합니다. 문제는 과격이나 극단으로 보이게 될까봐 본질적 논의는 피하면서 하는 타협입니다. 이건 진보의 정체성을 스스로 해체시키는 과정이 될 겁니다."

"민주주의 파손되면 우리 미래도 무너진다"

- 세월호 특별법 문제는 여야가 일단 협상타결을 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사고가 생겼을 때 이를 풀어나갈 수 있는 국가적인 역량이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데 그 역량의 작동이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사건 발생 시 대통령의 행동반경과 움직임을 문제 삼는 것은 '박근혜'란 한 개인의 사적 동선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헌법 기구의 작동에 대한 국민적 질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을 국민 모두가 보았지요. 이 헌법기구의 오작동을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 없이는 사고의 원인도 모르게 되고 진단도 할 수 없게 됩니다. 향후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 당했을 때 거기에 대응도 제대로 못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유가족이 요구하는 수사권과 기소권은 당연한 국민적 기본권입니다. 

조사의 독립성과 법적 강제성을 보장해 주지 않으면 권력에 의해 이 문제가 은폐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럴 경우 또 다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세월호 유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매우 중요한 사안임을 누가 부정할 수 있나요?

여야 3차 협상의 내용은 이러한 접근을 봉쇄했습니다. 유가족들의 참여도 막았습니다. 청와대와 여당은 이런 식으로 세월호 문제를 끝내기 수순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왜냐면 세월호 법이 발동할 경우 그때부터가 진정한 진상규명의 시작이고, 적어도 1주기가 되는 과정까지 굉장히 많은 논의들을 피할 수가 없어요.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진상규명기구의 성립은 국민의 기본권입니다. 생명의 문제와 관련해서 양보를 요구하는 법이 세상 천지에 어디 있습니까? 자기들 목숨 걸린 일에도 그런 양보를 할까요?"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지난 3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출석,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지난 3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출석,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 얼마 전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세월호 가족대책위 집행부의 불미스러운 일을 비판하신 것에 쓴소리를 하셨던데요.
"표창원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현 의원을 신랄하게 비판했죠. '패악스러운 갑질'이라는 내용으로 말이지요. 지금 이 사건의 진실을 우리는 명확하게 잘 모르고 있습니다. 유가족과 김 의원이 사과를 했지만, '사과'와 '모든 책임이 그들에게 있다'는 것은 다른 겁니다. 그들은 당연히 사과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논란이 일고,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한 책임 표명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누가 어떤 발언과 태도를 취했는지 그리고 폭력 사태 유발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정밀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그러기 전까지 일방적 단정은 위험합니다. 우리가 경험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현장에 있다고 사건의 전후를 다 알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천천히 잘 따져 봐야 합니다. 사건에 적극 관여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도 미처 상황 파악이 되기도 전에 연루당한 것인지는 세밀하게 판별해나가야 할 겁니다.

그런데 표 교수는 신문기사를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서 김 의원이 '갑질 패악'을 부린 것처럼 비난했어요.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이 세월호 유가족과 '밀실에서 음주하며 전략 전술을 짜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이게 가당키나 한 겁니까? 그날이 바로 박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지침을 마련한 날이에요. 유가족들이 얼마나 큰 억하심정이 있었겠어요?

특히나 표창원 교수는 경찰대 교수 출신이잖아요. 그러면 진지하게 이 문제가 왜 벌어졌는지 그리고 다르게 볼 여지는 없는지 또 일방적인 책임이 있는지 하나씩 신중하게 따져봐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죠. 그 바람에 조중동을 비롯해서 종편이 표 교수의 주장을 활용해 김 의원과 유가족 대책위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비난하는 흐름이 마련됐죠.

이것까지는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었다고 해도, 사건 현장에 대한 예단을 그런 식으로 내려 범죄자처럼 취급한 것은 결코 옳지 않습니다. 세월호의 진상규명 과정도 바로 이러한 점들 때문에 우리가 유언비어나 일방적 주장을 경계하면서 최대한 현장 상황을 증거에 따라 복구하고, 원인과 책임을 규명해나가려 하는 것 아닙니까?"

- 지난주 서북청년단(재건준비위원회)이 부활했고, 추석에 일베(일간베스트)가 폭식투쟁을 한 것은 어떻게 보셨어요?
"대중 파시즘의 발호입니다. 이를 부추기는 세력이 분명히 있고요. 이러한 일에 관여하고 지원한 인물을 새누리당이 영입까지 했으니, 앞으로 이들이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할 것인지 우려됩니다. 민간인 학살에 앞장섰던 세력을 다시 내세우는 야만성이나, 단식 유가족들을 조롱하는 비인간적 행태를 우리 사회가 이렇게 용납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됩니다. 친일세력을 옹호하고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세력들이 도처에서 중요한 위치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걸 우리가 어떻게 후세대들에게 교육할 수 있을까요? 이게 옳다고 가르칠 수 있나요? 아니라면 아니라고 지금 확실하게 발언하고 외쳐야 합니다."

- 이런 최근의 정세 전체를 총괄하면서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뭘까요?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자세입니다. 우리의 자유, 인권에 대한 기본권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절감했으면 합니다. 하나하나 알게 모르게 빼앗기고 있는데도 침묵하면 그것만큼 우리는 부당한 처우를 받고 배제 당합니다. 할 말을 할 수 없게 되지요. 불행해지는 겁니다.

우리와 우리 자식세대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입 다물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 예 할 것은 예, 하는 용기와 연대가 절실합니다. 혼자서는 혹여 두려워서 하지 못해도 함께 하면 세상을 움직여 나갈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파손되면 우리의 미래도 무너져갑니다. 제가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시 민주주의'입니다. 여기서 출발하고 여기에 도착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 기자의 개인 블로그 '이영광의 언론, 그리고 방송이야기'(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민웅, #새정치 민주연합, #통합진보당, #정의당
댓글3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