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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전국의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국의 시군구 지자체별, 5대 범죄 숫자는 얼마인지, 그에 따른 치안 대책은 어떻게 마련돼 있는지 궁금하다. <오마이뉴스>는 유대운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전국 16개 지방경찰청으로부터 범죄 통계자료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한눈에 보는 전국 범죄 지도를 작성하고 그에 맞는 대응 방안을 살펴봤다. 세번째로 서울 25개 자치구의 범죄 현황을 분석했다. [편집자말]
인구밀도가 가장 높고, 다양한 범죄가 일어나는 서울. 수도 서울의 치안은 대한민국 치안 정책의 척도가 될 수 있다. 행정과 상업 기능이 집중된 종로와 중구. 강력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영등포와 강남·서초. '베드타운' 역할을 하는 송파와 노원. 각 구별의 특징과 기능이 다르지만 인구가 고르게 분포돼 구별 비교, 분석이 가능하다.

<오마이뉴스>는 서울시 자치구별 범죄 통계와 치안 현황을 공개한다. 2013년 상반기까지 발생한 5대범죄와 총범죄, 강간·강제추행 수를 구별 인구로 나눈 뒤 다시 10만을 곱해 10만 명당 범죄수를 살펴봤다. 인구가 많은 곳에 범죄가 많다는 통계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또 CCTV 대수, 평균 112 출동 시간, 5대 범죄 검거율 등 치안 서비스 순위도 살펴봤다. 지난해에는 경찰 1인당 담당 인구, 방범용 CCTV 대수, 5대 범죄수, 성폭력수를 공개한 바 있다(관련기사: 한눈에 보는 서울 치안...우리동네 경찰과 강력범죄 발생건수는?).

강남·서초, 범죄 발생률 상위권

서울의 자치구별 10만 명당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 발생수는 중구(1878.9건)와 종로(1494.9건)가 1,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영등포(870.9건)-강남(848.5건)순이다.
▲ 서울 자치구, 5대 범죄 10만명당발생건수 서울의 자치구별 10만 명당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 발생수는 중구(1878.9건)와 종로(1494.9건)가 1,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영등포(870.9건)-강남(848.5건)순이다.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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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명당 성폭력 수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 순위가 높았다. 중구가 153건, 종로가 85건, 강남이 52건, 용산이 46건, 서초가 44건 순이다. 서울에서 성폭력이 드문 지역은 도봉으로 15건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성북이 16건, 노원이 17건, 양천이 17건, 은평이 18건을 기록했다.
▲ 서울 자치구, 10만명당 성폭력 10만 명당 성폭력 수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 순위가 높았다. 중구가 153건, 종로가 85건, 강남이 52건, 용산이 46건, 서초가 44건 순이다. 서울에서 성폭력이 드문 지역은 도봉으로 15건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성북이 16건, 노원이 17건, 양천이 17건, 은평이 18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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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의 범죄 발생 비율과 이 지역 주민들의 체감 안전도가 비대칭이라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범죄가 많이 일어나지만 주민들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들 지역은 10만 명당 범죄 발생수가 높았다. 10만 명당 총범죄는 강남 3위(2982건), 서초 6위(2296건)를, 10만 명당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 발생수는 강남 4위(848.5건), 서초 13위(629.5건)를 기록했다. 10만 명당 성폭력 발생수도 강남 3위(52건), 서초 5위(44건)다.

범죄 발생 비율이 높은 것은 이 두 지역이 '부자동네'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서울시가 공개한 2013년 재산세 순위를 살펴보면 강남구와 서초구가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서울 25개 자치구중 두 곳이 재산세의 26.1%를 내고 있다. 재정자립도 순위에서도 강남 1위(75.8%), 서초 2위(73.7%)였다.

두 지역의 경찰 배치는 촘촘한 편이다. 치안 인프라의 핵심 기준이 되는 경찰 1인당 담당인구가 강남이 445명, 서초가 454명이다. 서울 평균은 이보다 80여 명 이상 많은 534명이다. 강남구와 서초구에는 각각 2개의 경찰서가 있다. 서초는 서초서와 방배서에 966명이,  강남은 강남서와 수서서에 1263명이 근무하고 있다. 종로에 이어 경찰서 인원이 가장 많다.

범죄 많지만 주민들 체감 안전도는 높아

범죄가 많지만 강남과 서초 주민들은 성대적으로 치안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다. 서울 평균은 63.8로 서초 2위(69.3), 강남 3위(69.1)다.
▲ 서울 자치구, 체감안전도 범죄가 많지만 강남과 서초 주민들은 성대적으로 치안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다. 서울 평균은 63.8로 서초 2위(69.3), 강남 3위(69.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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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5개 자치구의 5대 범죄 검거율은 강북 71.3%, 금천 67.8%, 은평 66.0%, 중랑 64.8%순으로 높았다. 가장 낮은 지역은 송파 48.6%, 관악 52.3%, 마포 52.8%, 강남 53.9%, 성북 54.1% 순이다.
▲ 서울 자치구, 5대 범죄 검거율 서울 25개 자치구의 5대 범죄 검거율은 강북 71.3%, 금천 67.8%, 은평 66.0%, 중랑 64.8%순으로 높았다. 가장 낮은 지역은 송파 48.6%, 관악 52.3%, 마포 52.8%, 강남 53.9%, 성북 54.1%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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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지역의 평균 112 출동시간, 5대 범죄 검거율 등 치안 서비스 순위는 낮았다. 평균 112 출동시간은 강남이 4분 12초로 서울 전체 22위였다. 서초는 서울 평균 3분 18초보다 빠른 3분 9초를 기록했다. 또 5대 범죄 검거율은 강남이 22위(53.9%), 서초가 19위(54.7%)를 기록했다. 서울 평균은 59%다.

범죄도 많지만 강남과 서초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다. 서초 2위(69.3), 강남 3위(69.1)다. 서울 평균은 63.8이다. 체감안전도는 경찰청 고객만족 모니터센터가 지난 1월 28일부터 4월 17일까지 관할 경찰서별 40명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범죄·교통사고 안전도, 법질서 준수 등 3가지 항목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것이다.

이같은 범죄 발생과 체감 안전도의 비대칭은 범죄가 거주 인구가 아닌 유동 인구에서 발생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높은 체감 안전도는 강남·서초는 자체 방범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고급 아파트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의 전체 26만 4868가구 중 9억 원 초과 아파트는 9만 8709가구로 고가아파트 비율이 37.2%를 기록했다.

강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 지역은 아파트 중에서도 보안 수준이 높은 고급 아파트의 비율이 높다"며 "경비원이 상주하고 경보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주민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CCTV 설치율이나 조명도 체감 안전도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강남·서초는 재정 자립도가 높아 전국에서 가장 먼저 CCTV 통합관제시스템을 세우는 등 치안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자들에게 강남·서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돈이 몰리는 기회의 땅"이라며 "범죄자들은 부자 많은 강남에 들어와 기회를 노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곽 교수는 "돈의 흐름이 활발해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이해관계의 대립,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또 강남·서초에 대규모 유흥가가 형성돼 있는 것도 범죄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구청과 경찰서는 범죄율 낮추기에 안간힘

강남구청은 지난달 19일부터 '민생사범 수사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자치구에서 민생사범 수사전담팀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구는 지난해 7월부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게 '불법 퇴폐 분야'의 특별 사법경찰 권한을 부여받아 단속을 벌여왔다. 이번에 전담팀이 구성되면서 청소년 유해업소 운영·환경 훼손·불량 식품 유통 단속권을 추가로 받았다. 전담팀은 해당 혐의 사실에 대해 입건은 물론 검찰 송치도 가능하다.

경찰서도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강남경찰서는 전국 최초로 학교 주변 유해업소 폐쇄 조치를 시범 운영해 지난 5월부터 무허가 유사 성매매 불법 업소 11곳을 강제 철거했다. 구청과 협업을 통해 이뤄낸 성과였다.

또 강남서는 지난 4월 영동시장 상인회·먹자거리 상가 번영회와 치안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우범지역인 논현동 인근 유해 환경 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자전거 순찰대를 구성해 순찰차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골목길·학교 주변·한강 주변 등 치안 사각지대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CCTV 밀집도는 양천이 가장 높았다. 1㎢당 CCTV 대수는 양천이 79.4대, 동대문이 68.4대, 서대문이 38.0 대, 성동이 37.0대, 중구가 35.2대 순이다.
▲ 서울 자치구, 면적 1㎢당 CCTV설치 대수 CCTV 밀집도는 양천이 가장 높았다. 1㎢당 CCTV 대수는 양천이 79.4대, 동대문이 68.4대, 서대문이 38.0 대, 성동이 37.0대, 중구가 35.2대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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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경찰이 가장 빨리 도착하는 지역은 종로였다. 2분 4초로 전국에서도 1위였다. 청와대, 정부청사 등 행정 기능이 집중되고 전국에서 집회,시위 발생수도 가장 많아 경찰 배치가 촘촘한 것으로 보인다.
▲ 서울 자치구, 평균 112 출동시간 서울에서 경찰이 가장 빨리 도착하는 지역은 종로였다. 2분 4초로 전국에서도 1위였다. 청와대, 정부청사 등 행정 기능이 집중되고 전국에서 집회,시위 발생수도 가장 많아 경찰 배치가 촘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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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치구별 치안 서비스 순위
서울에서 경찰이 가장 빨리 도착하는 지역은 종로였다. 2분 4초로 전국에서도 1위였다. 청와대, 정부청사 등 행정 기능이 집중되고 전국에서 집회,시위 발생수도 가장 많아 경찰 배치가 촘촘한 것으로 보인다.

뒤를 이어 노원이 2분 32초, 중구 2분 45초, 중랑 2분 51초, 강서 2분 52초를 기록했다. 가장 느린 지역은 마포로 4분 27초를 기록했다.

CCTV 밀집도는 양천이 가장 높았다. 1㎢당 CCTV 대수는 양천이 79.4대, 동대문이 68.4대, 서대문이 38.0 대, 성동이 37.0대, 중구가 35.2대 순이다. 이에 반해 노원 6.0대, 관악 6.9대, 도봉 7.3대, 강서 7.6대, 강동 10.0대였다. 서울 평균은 23.7대다. 지역인 노원, 관악, 도봉은 각각 불암산과 수락산, 관악산, 도봉산이 자리 잡고 있어 CCTV 대수가 적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5대 범죄 검거율은 강북 71.3%, 금천 67.8%, 은평 66.0%, 중랑 64.8%순으로 높았다. 가장 낮은 지역은 송파 48.6%, 관악 52.3%, 마포 52.8%, 강남 53.9%, 성북 54.1% 순이다.

10만 명당 성폭력 수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 순위가 높았다. 중구가 153건, 종로가 85건, 강남이 52건, 용산이 46건, 서초가 44건 순이다. 서울에서 성폭력이 드문 지역은 도봉으로 15건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성북이 16건, 노원이 17건, 양천이 17건, 은평이 18건을 기록했다. 은평과 중구의 격차는 8배를 넘었다. 서울 평균은 36건으로 나타났다.



태그:#전국 범죄 지도, #서울시 자치구별 치안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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