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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조금이라도 더 편안해지고 싶고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우월한 삶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즐거움을 추구하며 탐닉하게 되면 다른 생각은 조금도 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인간의 속성인지도 모른다. 한번 빠지게 되면 헤어나기 어려울 정도이다. 행복을 쫓아가는 것은 본능적인 욕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잊고 있다. 이런 욕심은 그 것에 비례해서 고통도 수반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기 쉽다.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향하기 때문에 인생이 고통의 나락으로 추락한다. 욕망과 현실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함으로서 불행은 시작되는 것이다. 스스로 만들어낸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까맣게 잊고서 아픔을 호소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사람들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바로 홍 상수 감독이 2002 년에 만든 <생활의 발견>이다.

예술은 미적 체험이 가능하게 해주어야 하며 그것이 감동으로 다가설 때 박수를 받을 수 있다. 영화가 종합 예술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화면을 통해서 미적 일치감을 이루어야 하고 이를 통해 내적 합치가 되어 감동의 물결이 출렁여야 한다. 관객이 제 3자가 되어 무미건조한 감정으로 일관된다면 그 영화는 결코 좋은 작품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생활의 발견>은 감동이 물결치는 명작이다.

홍상수 감독은 이미 좋은 작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1996년에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1997년에는 <강원도의 힘> 그리고 2000년에는 <오! 수정> 등의 아름다움 작품을 내 놓은 명감독이다. 2002년에 만든 <생활의 발견> 또한 실망시키지 않는 우수한 작품이다. 흥행성적과는 상관없이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적어도 내 가슴에는 작품의 미가 실감나게 전해지는 명작이다.

주연 김상경과 추상미의 연기도 뛰어난다. 극중 역할을 아주 실감나게 잘 연기해 냄으로서 행복의 요소가 무엇인지를 꼭 꼬집어 표현해내고 있다. 어찌 보면 극의 전개가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이 다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바로 배우들의 명연기 덕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의 주제는 사랑의 허구이다. 첫눈에 반해버리는 사랑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인가를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사랑과 현실이 얼마나 큰 차이가 나고 있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행복은 바로 현실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매일 매일 살아가는 생활이 바로 행복의 요소요 뿌리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생활의 발견을 왜 점쟁이에게 하는가 하는 점이다. 다른 방법도 얼마든지 있을 터인데. 어찌되었건 사랑이 얼마나 모래성인지를 반증하고 싶어서 인 듯하다. 참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볼 수 있어서 행복해질 수 있었다. 아직 보지 못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春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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