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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이재은 기자] “반지는 가장 작은 아름다움이지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수갑’입니다.”

보석 디자이너 홍성민 애족(ejoque) 공동대표는 반지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다. 그는 만나보지 않은 사람의 반지는 함부로 만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두 사람을 보이지 않는 끈으로 꽁꽁 묶는 반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반지의 모양이 아니라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와 앞으로 그들이 희망하는 삶을 담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한 유명 아나운서가 예비 신랑과 함께 저에게 결혼반지를 디자인해달라고 찾아왔어요. 예비신랑은 가난한 시인이었는데, 몸이 건강하지 못했어요. 가난, 건강하지 못한 신체, 가족의 반대…. 모든 것이 둘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였지만,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홍 대표는 이들을 만난 뒤 승천하는 개구리 장식이 달린 반지를 디자인했다. 부를 상징하는 개구리를 디자인하면서 그는 바랐다. 지금보다 넉넉해져서, 지금보다 더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반지에 고스란히 새겨지고, 그렇게 탄생된 반지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에 나눠 끼워진다. 사랑했던 기억과 지금의 마음을 나누는 것, 그것이 바로 홍 대표가 생각하는 반지의 역할이다. 때문에 반지 가격은 몇 억 원을 호가하는 보석들로 가득한 숍을 운영하고 있는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저렴한 금액이다. 반지는 그가 부인 장현숙(공동대표)씨와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선사하는 일종의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 쥬얼버튼 시절부터 이어온 연례 보석 작품 발표회에서 선보일 보석으로 새를 표현한 작품에서 디자이너만의 빛나는 감각이 돋보인다.
ⓒ 우먼타임스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닮은 보석을 만들어 주고 싶은 그의 욕심은 브랜드 네임을 바꾸는 것에서도 나타난다. ‘쥬얼버튼’에서 ‘애족’으로 브랜드 네임을 아예 바꿔 버린 것.

현재 홍 대표는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 전시회 준비에 빠져 있다. 19일까지 새로 이사한 종로구 세검정의 사옥에서 ‘애족’이라는 브랜드 뜻을 담은 ‘사랑 이야기를 만드는 사랑의 사람들’이라는 주제의 전시회를 펼치고 있는 것. 쥬얼버튼 시절부터 이어온 연례 보석 작품 발표회이기는 하지만 새 이름으로 변신한 뒤 처음 여는 작품 전시회라 더욱 애정이 쏠린다.

“섬세한 세공 처리가 돋보이는 금과 백금이 조화된 반지, 사파이어와 루비가 조화된 강렬한 느낌의 펜던트, 다이아몬드와 진주로 어우러진 예물 세트 하나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랑에 빠질 때의 기분을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만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그의 말처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보석 전시회에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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