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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의 투쟁을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결연하게 일어설 것입니다."

의약분업을 둘러싼 공방과 대치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대학의 방학이 끝났다. 그 동안 강경 투쟁을 주도해온 전공의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개강과 함께 '의대생'이라는 강력한 응원군이 전면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자퇴'라는 초강력 카드를 손에 들고...

21일 오후 4시 한양대 노천극장에서는 '참의료 실현 쟁취와 국민건강 수호를 위한 전국의대생 자퇴투쟁 선포식'이 5000여 명의 의대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가톨릭의대를 비롯, 한양대, 연세대, 서울대, 아주대 등 전국에서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의 머리에는 '교과서적 진료보장', '임의조제 근절', '의보재정 확충' 등의 요구 사항을 적은 머리띠가 묶여 있었다.

한양대 노천극장을 메운 전국의 의대생들... 그들에게 의권쟁취는 무엇이며,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무엇일까. ⓒ 오마이뉴스 노순택

전국의과대학비상대책위원회 조성윤 부위원장은 자퇴 결의문을 통해 "존경받는 의사, 환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며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도저히 그런 의사가 될 수 없다"며 "정부의 탁상공론에 의해 국민의 건강이 좌우되는 나라에서 의사가 되느니 차라리 의사의 길을 포기할 각오로 싸우겠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자신을 본과 4학년이라고 밝힌 한 남학생은 "국민들로부터 욕을 먹어도 할 수 없다. 지금 고치지 않으면 영원히 고칠 수 없다는 각오로 싸울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아래 인터뷰 기사 참고)

대규모 병원을 중심으로 강경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의료계 폐업사태가 의대생들의 전격 결합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국민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본과 4학년의 한 의대생과 일문일답

- 현 의료계 폐업사태를 보며 느끼는 감정은...

"속상하다. 이대로라면 우리가 의사가 됐을 때 체계적인 의료 환경에서 일할 수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교과서적 진료를 보장해 달라는 의대생들... 그렇다면 이들의 모습은 과연 교과서적인가. ⓒ 오마이뉴스 노순택
- 다수의 시민단체와 국민 여론이 의료계 폐업을 힐난하고 있는데...

"그건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욕을 얻어먹어도 할 수 없다. 지금 고치지 않으면 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 TV나 신문 등 다수의 언론이 환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하고 있다. 의학도의 입장에서 느끼는 감정이 있을텐데...

"왜 안타깝지 않겠는가. 하지만 현재의 모순을 고침으로써 더 나은 의료환경을 만들 수 있음을 알기 때문에 투쟁하는 것이다."

- 몇몇 병원의 의사들은 오히려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것은 참의사의 모습이 아니"라며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들 역시 여러분의 선배인데...

"그런 분의 소신을 탓하지는 않는다. 우리 동료들 가운데에도 그런 사람은 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모순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 자퇴서를 썼는가?

"쓰기는 했다. 하지만 아직 학교에 제출하지는 않았다. 모든 것을 집행부의 결정에 위임한 상태다."

학생들은 빨강, 파랑, 노랑 등 색색깔의 옷과 모자를 착용하고 나와 분위기를 돋궜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 의사는 '그래도 고소득층' 아닌가.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난 여론도 많은데...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나와 비슷한 성적이던 친구들이 사회 나오면 대기업에 취직해 나보다 훨씬 많은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웬만한 중간 규모의 병원에 취직해 봤자 월 수입 300만원 정도다. 그렇다고 특별히 퇴직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차가 나오기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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