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로폼 부이의 해양오염이 심각함이 이미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티로폼 부이가 해안가에 가득 쌓여 있다.
최병성
'스티로폼 부자 해양쓰레기 대응 정책 개발과 우선순위 평가'(2013, 한국해양환경·에너지학회지)에도 거제도 5개 해안 모래 해변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조각 중 81~99%가 스티로폼이라며, '플라스틱의 생산 공정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이 첨가되는데, 특히 스티로폼에 들어가는 브롬계 난연제 등은 지속성, 생물 축적성, 독성을 갖는 물질(persistent, bioaccumulative, and toxic pollutants, PBTs)로 등록되어 있다'면서 스티로폼 부이의 독성을 강조했다.
스티로폼 부이로 인한 미세플라스틱이 위험한 이유는 굴, 홍합, 멍게, 바지락 등의 수산물은 내장과 함께 통째로 먹기 때문이다. 결국 미세플라스틱에 함유된 유해화학물질을 우리 몸에 축적시키는 것과 다름없다.
정부는 알면서도 방치
경남 하동의 한 해안가에서 스티로폼 부이가 아닌 굴 양식장을 만날 수 있었다. 막대기를 세워 굴을 키우는 지주식 양식장이다.

▲경남 하동의 한 해안가에서 만난 지주식 굴 양식장 모습. 스티로폼 부이 없이 굴 양식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최병성
굴 양식은 바다에 굴을 매달아 키우는 수하식과 바다 바닥에 양식하는 바닥식이 있다. 수하식은 부이의 종류에 따라 스티로폼 수하식과 뗏목 수하식, 나무 기둥을 세운 말목 수하식 등이 있다. 지금도 조석간만의 차이가 큰 서해안과 남해 일부에서 나무 기둥을 이용한 굴 양식 현장을 찾아 볼 수 있다.
값싸고 편리하며 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1980년대부터 스티로폼 부이가 유행했고, 다른 종류의 양식방법들이 점점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것이다.
연간 약 66만 8천 개의 스티로폼 부이 쓰레기가 발생한다. 스티로폼 부이는 해양 생태계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마저 위협하는 중이다. 정부도 스티로폼 부이로 인한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민들의 경제적 이유와 편리함 때문에 지금까지 방치하며 전 세계 1위 미세플라스틱 오염 국가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폐타이어에 키운 홍합(지중해 담치)도 여전
전남 여수의 한 해안가에서는 마치 고래를 닮은 듯한 물체를 만날 수 있었다. 주변에는 스티로폼 부이 쓰레기가 곳곳에 뒹굴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봤다. 바다 속에 있던 것들이 파도에 밀려 나온 것이었다. 폐그물, 밧줄, 굴 양식용 가리비 껍질, 플라스틱 등 어부들이 물고기를 잡거나 양식하는 모든 도구들이 한 곳에 엉켜 있었었다.

▲파도에 해안가로 떠 밀려온 쓰레기 더미. 바닷물 속에 있던 것이 한군데 엉켜 고래 모양을 하고 있다.
최병성
특히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폐타이어 조각들이다. 우리가 '홍합'이라고 알고 있는 '지중해 담치' 종패를 붙여 바닷물 속에 키우는 도구다.

▲파도에 떠밀려 온 고래등 같은 쓰레기 더미 중앙에 폐타이어 조각들을 발견했다. 흔히 홍합이라고 부르는 지중해 담치를 키우는 도구로 사용된다.
최병성
폐타이어를 손가락 모양으로 길게 썰어 지중해 담치 종패를 붙여 바닷물 속에 넣어 양식하는 문제는 필자가 이미 6년 전인 2014년 <
알고는 못 먹는 '홍합탕'의 비밀... 못 믿을 환경부>(http://omn.kr/ayo6)라는 기사를 통해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폐타이어를 이용한 지중해 담치 양식도 여전하다.
오래전 사용했던 폐타이어 조각들이 파도에 밀려온 것에 불과할까? 주변 해안가를 돌아보았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폐타이어 조각에서 지중해 담치를 떼어내 손질하는 어민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폐타이어에 지중해 담치를 양식하는 것은 여수와 통영뿐 아니라 남해안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폐타이어를 잘게 썰어 지중해 담치 종패를 붙여 바닷물 속에 넣어 양식한다.
최병성
폐타이어는 스티로폼보다 단단한 물질이다. 그러나 바닷물 속에 오랜 시간 담겨 있던 폐타이어 역시 삭은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타이어가 각종 유해물질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폐타이어에 키운 지중해 담치의 안전성은 물론 폐타이어가 삭아 바다로 퍼져 나가는 문제 역시 심각하다.
▲폐타이어에 붙어 있는 홍합 모양의 지중해 담치. 폐타이어가 바닷물 속에서 삭은 것이 보인다.
최병성
바다도 살리고 우리도 사는 길
우리는 육지로부터 바다로 흘러들어간 비닐과 플라스틱 쓰레기 조각을 먹고 죽어간 거북이와 새와 고래 사진을 뉴스를 통해 종종 보아 왔다. 그동안 이런 뉴스를 접하면서 안타까워했지만, 우리 자신의 문제로 여기지 못했다.
그러나 국내 바다 미세플라스틱 발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스티로폼 부이는 결국 굴과 홍합과 바지락 등의 수산물을 통해 우리에게 돌아온다.
국내 바다가 위험하다. 스티로폼 부이와 폐타이어로 인한 해양 생태계 오염은 우리 모두의 문제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수십조를 퍼붓는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바다를 살리는 스티로폼 부이와 폐타이어 개선안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다.
▲바닷물 속에 있던 스티로폼 부이가 삭았고, 오랜 시간 바닷물 속에 있던 까닭에 스티로폼에 굴 껍질이 붙어 있다.
최병성
문제는 법이다. 사용을 규제하면 그에 맞는 대체재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 결국 정부의 의지 문제다.
바다를 살리고, 국민 건강을 위해 이제는 바꾸자. 먼저 조금 더 비싸더라도 반영구적이고 환경적인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는 어업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스티로폼 부이는 굴을 대량으로 얻으려는 수하식 양식 방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환경 재앙이다. 굴을 값싸게 많이 먹으려는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대한민국 바다가 아프다. 바다를 치유하는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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