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전 의원이 19년 5월 충남 서산시장을 방문해 유튜브용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 : 손혜원 전 의원 페이스북>
손혜원 전 의원 페이스북
[손혜원] 불출마 선언하고도 마지막까지 활발, 콘텐츠 종류도 다양
모든 국회의원들의 유튜브 관련 지출은 무의미할까? 늘 그렇지는 않다. 자신만의 콘텐츠로 나름의 성과를 얻는 의원실도 있다. <오마이뉴스>는 20대 국회 임기를 마친 전직 의원 가운데 유튜브 성과가 활발했던 곳을 꼽아봤다.
범여권에서는 홍보 분야의 전문가인 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서울 마포을)이 눈에 띈다. 2016년 4월에 개설된 유튜브 채널 손혜원TV의 누적 조회수는 12월 24일 기준 2873만2749회에 이른다. 의정활동 홍보부터 '먹방'까지 다양한 콘텐츠 영상이 올라갔고, 조회수도 최소 수천 회에서 많게는 몇십만 회에 이르기까지 높은 편이다. 구독자 수는 23만5000명 수준으로, 꾸준히 새 동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손혜원TV의 '고퀄(높은 질)'을 위해 손 전 의원은 2019~2020년 정치자금 1529만1007원을 썼다. 두 번에 걸쳐 외주를 맡긴 영상 제작비용으로 608만 원, 여러 촬영장비 구입에 511만7920원 등을 사용했다. 또 영상 편집 프로그램 및 클라우드, 구글 구독 등에도 정치자금을 지출했다. 외주와 자체 제작을 고루 활용한 덕에, 가장 눈에 띄는 '유튜버 의원' 중 하나가 된 셈이다.
손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던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손 전 의원이 당선된 2016년은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대표가 페이스북 라이브의 전면적인 확대를 이야기하던 때"라고 회고했다. 그는 "그해 연말 손 전 의원이 진행한 방송이 조회수 10만이 나왔다"며 "이후 '경제를 알아야 한다' 시리즈를 만들고 페이스북 라이브 후 유튜브에 더 깨끗한 화질로 편집해 올리고 해서 진도를 많이 뽑았다"고 설명했다.
손 전 의원도 점점 언론 인터뷰보다는 "유권자에게 직접 전하는 형태"를 선호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유튜브를 더 강화했다"며 "홍보 관련 전문 직원도 채용하는 등 퀄리티 있는 영상을 위해선 어느 정도의 투자가 필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어떤 의원실은 아예 의정보고서를 없애고 유튜브에만 집중하기도 하지 않느냐"라며 "이런 흐름 가운데, 우리가 어떤 유의미한 실험을 했다고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언주 전 의원이 운영하는 이언주TV는 19년 4월 10만 구독자 이상 채널에게 제공하는 실버버튼을 받았다. <출처 : 이언주 전 의원 유튜브>
이언주 전 의원 유튜브
[이언주] 이슈 파이팅으로 보수 유권자에게 어필
범야권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경기 광명을) 의원의 경우, 2012년 12월에 이언주TV를 개설했다. 해당 채널의 누적조회수는 12월 24일 기준 3324만7411회, 구독자수는 32.9만 명에 이른다. 유튜브 본사가 구독자 10만 명을 넘긴 채널에 제공하는 '실버 버튼'도 받았다.
이언주 전 의원의 2019~2020년 정치자금 중 관련 지출은 845만5900원이었다. 그는 촬영장비 구입에만 560만 원을 투자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장비를 구입했는지는 쓰지 않았다. 이외에도 유튜브 전문가 간담회 및 회의도 아홉 차례 열었다.
이언주TV의 주력 콘텐츠는 '이슈 파이팅'이다. 색깔도 명확했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올린 영상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은 조회수 55만 회를 넘긴 "한미정상회담 후 文(문)의 운명은? 지소미아 파기 않겠다고 미에 사기친 문, 과연 무사할까?"라는 대담 콘텐츠였다. "대한민국 정치판 싹 갈아엎어야! 한물간 퇴물 이해찬의 오만한 망동!"이 53만 회, "이언주 의원 삭발식&기자회견 풀 영상"이 40만 회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국회의원들의 유튜브 열풍은 부작용도 낳고 있다. 페이스북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종종 유튜브 관련 업무로 괴롭다는 글이 올라온다. "장비도 안 사주고 의원이 적극적이지도 않은데 뭘 그렇게 바라느냐"라는 지적부터, "야근에 주말 출근에 혹사당하고 있다"라는 호소까지 다양하다.
대체로 8급·9급·인턴 등 직급이 낮은 직원에게 업무가 전가되는 현실도 문제다. 한 '대숲' 작성자는 "인턴 공고에 '동영상 편집할 수 있는 사람 우대한다'고 적지 말아라. 정말 고급기술"이라며 "직급 제대로 주고 경력 있는 사람 채용해라. 동영상이 그렇게 중요하다면서 왜 그걸 인턴한테 시키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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