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뉴스 기사 내용
BBC 뉴스 갈무리
BBC 코리아 기사 : 찬 판사는 또 경찰이 고발장을 접수한 뒤 한 번도 현장을 돌아보지 않았고, 말레이어만 구사하는 그녀에게 통역을 붙여주지도 않았던 점을 지적했다.
원문 직역 : 경찰은 또한 그녀에게 인도네시아어를 구사하는 통역사를 제공하지 않았고 대신 파르티가 말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다른 언어인 말레이어를 구사하는 사람을 제공했다.
파르티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가사도우미입니다. 당연히 인도네시아어(인도네시아 말레이어)를 씁니다. 경찰이 통역을 시킨 사람은 말레이시아어 (말레이시아 말레이어)를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파르티가 조사받는 과정에 충분히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방어권이 제한되었다고 본 겁니다.
본문에는 인도네시아어와 말레이시아어를 분명히 구분해 두었는데, 한글 기사는 파르티가 "말레이어만 구사하는" 걸로 표현해서 문제가 뭐였는지 알 수 없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소개한 것 외에도 사실과 반대되거나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는 부분이 더 있습니다. 원본 기사가 잘못된 게 아니라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반대로 해석하거나 없던 정보가 들어간 겁니다. 한글로 된 기사를 보면 회장하고 가사도우미가 왜 4년이나 싸워야 했고, 그게 왜 지금 싱가포르에서 최대의 관심사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해외 유력 언론이라도 비판적으로 읽어야
<뉴욕타임스>가 아시아 디지털 본부를 서울로 옮기고, BBC가 한글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최근 한국의 언론 환경이 해외 유력 언론의 출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거기에 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바닥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신을 찾게 되고, BBC나 <뉴욕타임스> 같은 해외 유력 언론이 직접 한글 기사 서비스를 하는 경우 이를 비판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로 쓴 기사를 한글로 번역해서 서비스 할 때는 제대로 된 번역도 중요하지만 해당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번역가가 필요한 게 아니라 또 한 명의 기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뒷받침 없이 단순한 외신의 번역 서비스에 그칠 경우 BBC 같은 유력 언론사라 할지라도 이처럼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언론 가운데 영어나 일본어로 기사를 번역해서 서비스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곳에서는 얼마나 많은 오류가 있을지, 또 외국인들이 그 기사를 읽고 한국을 잘못 이해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독자들은 해외 유력 언론의 보도라고 하더라도 무턱대고 신뢰하기보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BBC마저도 이렇게 많은 오류를 범하는 현실이니까요. 해외 유력 언론의 기사를 단순 번역한 것보다는 세계 곳곳에 상주하면서 현지 소식을 생생하게 전하는 시민기자의 기사가 좀 더 믿을 만하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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