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1% 상승 마감한 코스피25일 코스피가 사흘 연속 1%대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6.90포인트(1.58%) 높은 2366.7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20.57포인트(2.52%) 오른 836.31에 종료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개인 투자자들의 목적도 비슷하다. 한국 경제 또는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가 아니라, 크게 출렁일 때 들어가 차익 실현을 하기 위해서 투자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크게 떨어졌을 때 이런 투자 경향이 시작됐다는 것이 그 증거다.
경제가 완전히 침체기에 접어들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되면 지금과 같은 '출렁임'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들어가는 게 현명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동학개미운동'이라는 것은 인터넷에 유행하는 '밈'처럼 젊은 투자자들 스스로 재미있게 붙여본 이름일 뿐, 거창한 의미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다.
즉, 지금의 젊은 세대가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경제 회복을 신뢰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마이너스 시대로 접어들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들이 부동산을 샀다고 해서 안 다닐 직장에 더 다닌다든지, 결혼과 출산을 결심하리라고 보기 어렵다. '이제 곧 투자의 기회가 닫힌다'는 생각은 '이제 우리는 아무리 열심히 일 하고 성실하게 살아도 계층 이동을 하기 어렵다'는 것과 같은 뜻이기 때문이다.
지금 중요한 건 '일자리의 질'
그렇다면 이런 현상들에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매달 한 번씩 계속 써 왔던 이 '똑똑한 경제이야기' 칼럼이 이번으로 마지막이라는 점을 전해야겠다. 2019년 3월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달, 총 17편의 글을 쓰면서 일관되게 강조한 것은 우리 사회의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나는 꽤 좋은 일을 하고 있어'라면서 만족해 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나쁜 일'을 거절할 수 있도록 사회 안전망의 수준을 높이고, 노동의 최저선도 같이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해 왔다. 그래야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돈이 많든 적든, 공부를 잘 하든 못 하든, 행복하게 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곧 마이너스 시대에 접어들며 강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이 글의 첫 부분에서 20대들이 "코로나19 때문에 희망 진로라는 게 의미가 없어졌어요"라고 한다는 말도 그저 그렇게 들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사회가 불안정해도 사람들이 닥치는 대로 아무 일자리나 들어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이런 시대라서 더 신중해야 한다. 경제가 성장하고, 대부분의 기업이 커지고, 어떤 자리든 일단 기업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이런 저런 기회들을 얻을 수 있던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이 불안감 때문에 나쁜 조건의 일자리인 줄 알면서도 밀려 들어갈 때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은 더 낮아질 것이고, 그 여파는 일하는 사람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의 문제로, 가정 경제의 문제로, 자녀 양육 상에서의 문제로 이어진다. IMF 외환위기 때도 사회 전반에 넘쳤던 불안이 기성세대보다는 청소년, 어린이들에게 더 강하고 깊은 영향을 줬다. 지금 사회 초년생들이 자포자기하도록 그냥 둔다면 그 영향은 생각보다도 훨씬 더 깊고 넓게 남을 것이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이 일자리의 질적인 측면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누구도, 어떤 일을 하더라도 생명 또는 건강이 위협받거나, 차별받거나, 정신적 고통을 당하거나, 당연히 누려야 할 헌법적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는지 정부는 더 각별히 챙겨야 한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옮겨야 하거나, 잠시 쉬어야 할 때도 기본적인 생활은 유지되도록 보편적 안전망으로 받쳐줘야 한다.
그렇게 최저선이 확실히 지켜진다는 믿음이 있을 때 사람들은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기가 진짜 원하는 일을 찾아갈 수 있다. 소득이 줄거나 고용상황이 흔들려도 삶이 망가지지 않을 수 있다. 즉, 경제는 어려워도 행복은 지킬 수 있다. 아이들은 밝게 자랄 수 있다. 이런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마이너스 성장 시대에 함께 잘 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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