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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근→김만배→남욱→정영학... 대장동 재판, '4중 전언'까지 등장

[공판현장] 정영학, 작전설 증언해놓고 "남욱에게 전달받았다"... 이재명 측 "검찰이 압박유도신문, 정식 이의제기"

등록 2024.05.24 20:32수정 2024.05.2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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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대장동 공판 출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정민

 
대장동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정영학 회계사가 '이재명-유동규-최윤길' 3인의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작전'을 언급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변호인 측이 "4중 전언"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정 회계사는 시종일관 "남욱 변호사에게 들었다"며 구체적으로 발언하지 않았다.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관련 사건(배임, 뇌물 등)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4일 정 회계사를 증인으로 불렀다.

정영학 회계사는 천화동인 5호 실소유자이자 대장동 개발사업의 설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그는 대장동 공판의 핵심 증거로 쓰이는 소위 '정영학 녹취록'을 검찰에 자발적으로 제출했다. 녹취록에는 화천대유 등 민간 사업자 김만배와 남욱 등과 나눈 정관계 로비 정황과 수익금 배분 관련 논의 등이 담겼다.

정영학, 이재명에 불리한 증언 했지만... "전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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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0일 당시 정영학 회계사. ⓒ 이희훈

 
증언석에 선 정 회계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을 직접 언급하며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에 대해 세 사람이 작전을 짜고 협의했다"라고 증언했다. 앞서 남욱 변호사도 이같은 내용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출처에 대해 정 회계사는 "남욱에게 전달받았다"고만 하고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검찰의 또 다른 질문에 대해서도 "나머지에 대해선 그렇게까지 깊게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아래는 검찰의 정영학 증인신문 내용 중 일부다. 
 
검찰 : "2012년 9월 7일자 녹취 제시한다. 공사설립에 대해 남욱과 이야기하다 윤창근의 말 전하면서 '의회 열어서 퇴로 열어야 가능하다. 모든 각을 유동규 이재명 최윤길 세 사람이 처음부터 각본 짜서 진행할 것이라고 하는데... 무슨 의미인가?"
정영학 : "공사 설립을 세 분이서 기획했다는 걸 남욱에게 전달받았다."

검찰 : "지금 증인이 작전 계획을 짰다고 했는데, 최윤길을 (성남시의회) 의장으로 만든다는 것도 의미하는 것인가?"
정영학 : "거기까지는 연결해서 논의하지 못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는 것에 대해서는 남욱씨 아니면 김만배씨도 세 분(이재명·유동규·최윤길)이 협의해서 한 일 정도로 아는데 나머지에 대해선 그렇게까지 깊게는... 의미까지는 잘 모르겠다."
 
이같은 증언에 대해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측 변호인은 "증인(정영학 회계사)의 증언은 윤창근(전 성남시의외 의원) 말을 김만배가 듣고, 그걸 (김만배가) 남욱에게 해서 남욱이 정영학에게 한 것"이라면서 "4중 전언(윤창근→김만배→남욱→정영학)"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후 검찰은 정 회계사에게 대장동 개발업자가 이재명 대표 선거에 직접적인 지원을 했는지 물었다. 그러나 정 회계사는 대부분 동의하는 듯 답을 하면서도 재차 "그렇게 들었다", "의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남욱에게 물어봐야 할 내용이다" "(남욱이 그 내용을 전한 게) 맞다"라고 했는데, 이 경우에는 '3중 전언(유동규→남욱 →정영학)'의 소지가 있다. 아래는 관련 문답이다.
 
검찰 : "당시(2013년) 지방선거가 1년 이상 남았었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피고 이재명이 재선에 활용하려 했던 거지?"
정영학 : "그렇게 들었다."


검찰 : "'(녹취록에서 남욱이) 대장동을 성공시켜 이익 극대화해 시장님 재선에 도움 준다'는 게 어떤 의미냐?"
정영학 : "사업이 성공해서 돈도 많이 벌면... 그런 의미다. 저건 남욱씨에게 물어봐야 할 내용이다. 특별히 의미는 잘 모른다."

검찰 : "유동규가 남욱에게 대장동 사업에서 민간업자 이익을 극대화하고 이재명 재선 도우라했고 남욱이 그 내용 전한 거 아닌가?"
정영학 : "맞다."
 
앞선 공판에 증인으로 나섰던 남욱 변호사 역시 정 회계사와 유사하게 증언했다. 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건넨 것에 대해 "(유동규가) 선거 때문에 돈이 필요하다고 하니 돈을 줬다. 명절 때도 주고, 필요하다고 해서 준 적도 있다"면서 "당시 유 본부장이 같이 쓴다고 말했고, 나는 그걸 정진상 실장과 김용 의원이라고 인지했다"라고 말했다.


남욱 변호사는 이 대표의 재선을 위해 정치자금을 보냈다고 말하면서도 이 대표에게 직접 듣지는 못했고 그 출처를 유동규의 전언이라고 했다. 정 회계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유 전 본부장 등에게 관련 소식을 접한 남 변호사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증언했다. 

이 대표 측 "검사들이 반복적 압박 유도신문, 이의제기"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질문이 계속 남욱과 정영학이 조직적으로 선거운동 한 걸로 유도신문하는 게 아니냐"면서 이의를 제기했다. 저녁 7시까지 진행된 공판 말미에도 다시 한번 재판장을 향해 "(조서에) 이의를 남겨달라"면서 "검사들이 돌아가면서 반복적으로 압박 유도신문을 했다. 이렇게 되면 증인 정영학은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향후 재주신문에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010~2018년 성남시장 시절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등 민간 사업자들에게 사업정보를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줘 이익 7886억 원을 얻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황이다. 민간업자에게 유리한 사업 구조를 설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일을 28일로 예고했다. 이날도 정 회계사가 증인으로 나선다. 이 대표는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이유로 재판에 불참한다. 국회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온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 재의결할 예정이다.
#이재명 #정영학 #대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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