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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특위 앞 대치중인 한국당 vs 정의당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2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시도하자, 자유한국당 김진태, 정진석 의원 등이 회의장 앞 복도에 몰려와 '문재인 독재자,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고 "독재타도", "헌법수호"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는 '정치개혁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맞서고 있다.
▲ 정개특위 앞 대치중인 한국당 vs 정의당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2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시도하자, 자유한국당 김진태, 정진석 의원 등이 회의장 앞 복도에 몰려와 "문재인 독재자, 오늘 민주주의는 죽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고 "독재타도", "헌법수호"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는 "정치개혁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맞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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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29일 밤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검경 수사권 등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상정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자유한국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정국 경색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여야 대치 과정에서의 잇따른 고발과 맞고발로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패스트트랙을 성사시킨 여야 4당과 이를 반대했던 한국당 모두 상대방을 향해 '불법 프레임'을 주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소속 의원 19명과 보좌진 2명을 특수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추가 고발했다. 폭력을 동원해 법안 지정을 가로막은 한국당에 대해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앞서 민주당·정의당 등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육탄저지하는 과정에서 불법과 폭력 등을 행사한 혐의로 한국당 소속 의원 포함 관계자 60여 명을 고발조치한 바 있다.

반면 한국당은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야 4당이 추진한 패스트트랙이야말로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의회쿠데타"이자 불법이라는 지적이다. 황교안 대표는 패스트트랙 법안이 의결된 직후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오늘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가 조종을 울렸다"며 "다수의 불의가 소수의 정의를 짓밟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의회에서 오로지 야당은 우리당 하나 밖에 없어서 패스트트랙을 저지하지 못했다"면서 "국민들과 함께 투쟁해 간다면 다시 좌파 장기집권의 야욕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여야 4당과 한국당의 인식이 이처럼 극과 극이다. 여야 4당은 한국당이, 한국당은 여야 4당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패스트트랙은 불법이 아니다

먼저 패스트트랙의 불법 여부부터 살펴보자. 결론적으로 말해 패스트트랙은 불법이 아니다. 국회법 '제85조2'(안건의 신속처리)에 의거, 국회는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서명하거나 해당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할 경우 쟁점 법안을 신속처리 대상 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국회선진화법은 19대 국회가 끝나기 직전이던 2012년 5월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이 주도해 만든 법안이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다수당의 날치기 금지가 주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회선진화법의 세부조항인 패스트트랙은 법안 처리가 지연될 경우를 대비한 조치다. 특정 정당의 반대와 비협조로 법안처리가 무한정 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한 일종의 '안전핀'인 셈이다. 

따라서 패스트트랙이 불법이라는 한국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그동안 한국당이 선거제도·개혁입법 관련 논의에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는 점을 상기하면 근거와 설득력은 더욱 떨어진다.  

그에 반해 한국당의 불법 행위는 아주 뚜렷하고 명확하다는 평가다. 

지난 25일과 26일 이틀간 한국당은 동료 의원을 감금하고, 의안과를 점거해 집기를 부수며 법안 접수를 방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가 열리는 회의장을 점거해 회의진행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도 했다. 문제는 한국당의 행태가 국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것.

국회법 '제165조(국회 회의 방해 금지)'는 '누구든지 국회의 회의(본회의, 위원회 또는 소위원회의 각종 회의를 말하며, 국정감사 및 국정조사를 포함한다)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력행위 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법 '제166조(국회 회의 방해죄)' 역시 '제165조를 위반하여 국회의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행, 체포·감금, 협박, 주거침입·퇴거불응, 재물손괴의 폭력행위를 하거나 이러한 행위로 의원의 회의장 출입 또는 공무 집행을 방해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65조를 위반하여 국회의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 또는 그 부근에서 사람을 상해하거나, 폭행으로 상해에 이르게 하거나,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폭행 또는 재물을 손괴하거나,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 그 밖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상·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당은 여야 4당이 추진 중인 패스트트랙이 불법과 탈법, 꼼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외려 법을 무시하고 정상적인 국회 의사 일정을 방해한 쪽은 한국당이라는 반론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합법적인 법안처리 과정인 패스트트랙 상정을 물리적 폭력을 동원해 가로막고, 동료 의원과 국회 직원을 감금시켜 회의 참석과 공무집행을 방해한 한국당의 행태가 국회법 165조와 166조 위반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100만 넘은 '한국당 정당해산 청원'... 민심의 흐름 살펴야
  
바닥에 드러누운 나경원 "원천무효"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2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도 차수를 변경해 30일 새벽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 지정을 의결하자, 회의장 앞 복도에 모여있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바닥에 드러누워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 바닥에 드러누운 나경원 "원천무효"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2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도 차수를 변경해 30일 새벽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 지정을 의결하자, 회의장 앞 복도에 모여있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바닥에 드러누워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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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이 "입법쿠데타"요 "날치기"라는 주장 역시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패스트트랙은 쟁점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위한 절차일 뿐 법안 통과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법안 처리가 무작정 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는 것이지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날치기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다.

당내 이견에도 불구하고 패스트트랙을 뚝심있게 밀어붙여 주목을 받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역시 이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죽하면 패스트트랙을 했겠나"라고 반문하며 "패스트트랙은 최종 의사결정을 하거나 법안을 최종 통과시키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패스트트랙은 불법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국회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을 하고, 그로부터 다시 협상을 시작하자는 의미"라며 "자유한국당이 과하게 반응을 하면서 이렇게 극단적인 행동을 하고 국회를 난장판을 만들고 있는데, 이것은 사법제도 개혁, 또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생각과는 정말 동떨어진 반개혁세력의 행태"라고 꼬집었다. 

요약하면, 패스트트랙은 한국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수단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정치권 안팎에서는 패스트트랙은 법안 상정 절차에 불과할 뿐 본격적인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선거제 개편안, 공수처 법안,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등이 패스트트랙으로 상정됐지만 본회의에서 의결이 되려면 여야간 대화와 타협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여론의 흐름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해 2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시민들은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처리 합의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평가가 50.9%를 기록해 부정평가(33.6%)보다 높게 나온 것. 

'동물 국회'의 책임이 한국당에 있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리얼미터가 YTN <노종면의 더뉴스> 의뢰로 지난 26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해 29일 발표한 결과, '몸싸움 국회'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 '한국당의 물리력 행사'가 43.8%로 '민주당의 무리한 추진'(33.1%)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100만 명(30일 오전 10시 기준)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해 화제가 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 역시 눈여겨 볼 만하다. 지난 22일 올라온 이 청원은 '동물국회'가 재연됐던 25일을 전후해 참여인원이 급증해 순식간에 100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의 폭풍 동의를 이끌어냈다.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국회는 난장판이 따로 없는 '동물국회'를 재연해 빈축을 샀다. 특히 한국당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패스트트랙을 불법과 폭력으로 가로막아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켰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장외투쟁을 시사한 한국당이 민심의 흐름을 살펴야 하는 이유일지 모른다. 국회법을 위반하며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당사자들이 적반하장격으로 "헌법수호", "의회민주주의의 조종"을 외치는 모습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 '바람 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와 '국민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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