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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 뒤로 보이는 곳이 천태산이다. 천태산 중턱으로 서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갈 예정이다. 민가와 불과 20~50미터 거리에 고속도로가 건설 된다.
 민가 뒤로 보이는 곳이 천태산이다. 천태산 중턱으로 서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갈 예정이다. 민가와 불과 20~50미터 거리에 고속도로가 건설 된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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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내륙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서가 논란 끝에 통과되고 평가 결과가 최근 공개 되면서 노선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노선 인근 주민들이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 관련해 제시한 민원 중 해결된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하에 광산 갱도가 있는 천태산 인근 천태리(충남·홍성) 주민들은 지반 붕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천태리 뒤편으로 나는 서부내륙고속도로와 주민들이 살고 있는 민가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깝다는 점도 천태리 주민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관련기사: 벌집처럼 구멍숭숭... 꺼져가는 땅 위에 고속도로 깐다니)

천태리에는 64가구 100여 명의 주민이 천태산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이 천태산 위로 지나갈 경우 주민들은 차량 진동과 소음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김오경 서부내륙고속도로 주민대책위 사무국장은 "서부내륙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천태산은 마을의 바로 뒤편에 있다. 고속도로 노선과 불과 2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집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가 건설될 경우 심각한 소음 피해까지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김대규 천태리 이장도 "곳곳에 방음벽 설치 공사가 계획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도로가 마을과 워낙 가까워서 소음이나 진동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며 "서해안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홍성군 은하면의 경우 도로에서 1km가 떨어진 마을도 소음 피해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부내륙고속도로를 설계한 S사 관계자는 "사람마다 소음에 대한 민감도가 다른 것이 사실이다"라면서도 "국토부의 소음 기준에 맞게 도로가 설계 되었다"고 해명했다.

도로와 관련된 소음 진동관리법 시행규칙 25조에 따르면 주거지역이나 취락지구의 경우 주간(06~22시)는 소음이 사운드레벨 68, 야간(22~06시)은 사운드레벨 58을 넘지 않아야 한다. 진동의 경우에도 주간 65데시벨, 야간 60데시벨로 제한하고 있다. 

"수익성만 따지고 주민 불편은 전혀 고려하지 않아"

서부내륙고속도로는 경기도 평택- 충남 부여- 전북 익산을 잇는 138km의 왕복 4-6차선 민자 고속도로이다. 문제는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지역이 민가 밀집지역이어서 다른 도로에 비해 유난히 주민 민원이 많다는 점이다.

권혁종(68) 전 서부내륙고속도로 주민대책위원장은 "서부내륙고속도로는 민자 고속도로라서 그런지, 수익성만을 따지고 주민 불편은 전혀 고려 하지 않고 있다"며 "민가 밀집 지역만 골라서 고속도로가 지나 간다. 민원이 들끓는 것은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충남 예산군의 사과 주산지인 오가, 응봉, 신암 등의 사과 과수원을 무차별 관통한다. 또, 예당저수지와 백제 문화재인 '임존성'이 있는 대흥면 슬로시티 마저도 노선에 포함되어 있어 지역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부내륙고속도로가 '민원유발 고속도로'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예산군 대흥면 주민 318명은 지난 3월 28일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주민들은 "환경부, 국토부, 예산군이 야합해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처리 했다"며 감사 청구를 한 것이다.

주민들은 지난 2월 27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영향평가서가 졸속으로 통과됐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와 계약 만료일을 불과 4일 남겨놓고 전격적으로 협의가 마무리 됐다"라면서 "환경부에서도 서부내륙고속도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4번에 걸쳐 반려 및 보완 조치를 내렸지만 지난해 8월 마지막으로 보완요청을 한 사무관이 11월에 바뀐 뒤 2명의 사무관이 더 바뀌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환경영향평가서 졸속처리,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 철회돼야")

반면 환경부는 원칙대로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태그:#천태리 , #서부내륙고속도로 민원 , #민원 유발 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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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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