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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을 간다며 들뜬 마음으로 학교를 떠났다가 친구들과 선생님을 잃고, 끔찍한 경험을 안은 채 71일 만에 학교로 돌아갑니다. 우리 아이들,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대해 주세요."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구조됐던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오는 25일 첫 등교에 나선다. 지난 4월 16일 사고가 발생한지 71일 만의 학교 복귀다. 단원고는 당시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난 탓에, 2학년 학생 250명과 교사 10여명 등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구조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오는 25일 첫 등교에 나선다. 지난 4월 16일 사고가 발생한지 71일 만의 학교 복귀다. 사진은 지난 4월 24일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이 사고 후 처음으로 등교하는 모습.
▲ 세월호 참사 이후 첫 등교시작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구조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오는 25일 첫 등교에 나선다. 지난 4월 16일 사고가 발생한지 71일 만의 학교 복귀다. 사진은 지난 4월 24일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이 사고 후 처음으로 등교하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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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구조된 학생 75명 중 72명(치료1명·조기복귀2명)은 그간 안산중소기업연수원에서 머물며 교과학습·심리상담 등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해왔다. 이들은 4월 말부터 시작한 약 8주간의 합숙을 끝내고 오는 25일 학교에 복귀한다. 이번 결정은 경기교육청을 비롯해 단원고 희생자·생존자 학부모, 심리전문가 등 다양한 관계자들의 합의 하에 이뤄졌다.

그러나 생존학생들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 관계자의 지적이다. 중소기업연수원에서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한 핵심관계자 ㄱ씨는 "아이들이 아주 좋아져서 학교로 돌아간다기보다는, 이제 일상으로 복귀해도 될 정도로 본격적인 치료 준비가 된 상태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상태에 대해 "일부 아이들은 스스로 '저주받은 아이'라고 느끼거나, '죽은 친구들 몫까지 더 열심히 살라'는 말에 부담스러워하는 등 여전히 치료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사람들이 오해할까봐 마음 놓고 웃지도 못한다"며 "과도한 관심이 오히려 아이들을 힘들게 한다,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대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ㄱ씨에 따르면, 생존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간 후에도 학교 내 배치된 상담전문교사와 사회복지사 등을 통해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또 학교 측은 학생들의 건강을 전문적으로 살피는 스쿨닥터(school doctor)제 도입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복귀는 평범한 일상 되찾기 위한 아이들의 선택... 응원해달라"

생존학생 학부모들 또한 자녀들의 학교 복귀를 앞두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며 "부디 평범한 학생으로 봐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생존 학생들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글을 올리며 "불쌍하거나 안쓰럽다는 등 우리를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관련기사: "우리는 단원고 생존학생... 이러지 말아주세요").

생존학생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 복귀를 앞두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며 "부디 평범한 학생으로 봐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불안하지만, 그래도 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는 아이들의 선택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생존학생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 복귀를 앞두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며 "부디 평범한 학생으로 봐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불안하지만, 그래도 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는 아이들의 선택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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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호소문에서 "학교로 돌아가는 것은 학생으로서의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 위한 아이들의 선택이었다, 함께 공부하던 친구가 없고 선생님도 계시지 않지만 (아이들은) 그 몫까지 해내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쉽지 않은 선택인 만큼 아이들이 여전히 두려워하고, 부모들도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불안하지만, 그래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는 아이들의 선택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안산시민들에게 "길에서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대해 달라,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이 웃거나 울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부탁하는 한편,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에는 "부모들이 믿고 보낼 수 있는 학교가 되도록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언론에게도 "아이들에게 접근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생존학생 학부모들은 희생자 가족대책위와 함께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여나가고 있다. 이들은 "사고 원인을 밝혀 책임자를 처벌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세월호를 잊으면 대한민국이 잊힌다,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범국민서명운동'에 국민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태그:#단원고 복귀, #세월호 침몰사고, #세월호 참사, #단원고 학생 복귀, #생존학생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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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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