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진보 교육감 시대'가 열렸다. 6·4 지방선거에서 17개 시도 중 13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탄생했다. 선거 결과를 두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혁신학교'로 상징되는 교육 개혁을 요구하는 '앵그리맘'의 표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혁신학교를 처음 도입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혁신학교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수도권 진보 교육감 당선자, 교육평론가, 혁신학교 교장, 혁신학교 졸업생 등에 대한 연쇄 인터뷰를 통해 진보 교육감들이 추진할 교육 개혁의 미래에 대해 전망하고자 한다. [편집자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당선자가 경기도교육청 '정책제안게시판'을 보여주며 학생과 도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을 수렴해 "취임 후 가장 먼저 학생 중심으로 모든 정책과 행정을 바꾸고, 학교 현장의 학생·교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당선자가 경기도교육청 '정책제안게시판'을 보여주며 학생과 도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을 수렴해 "취임 후 가장 먼저 학생 중심으로 모든 정책과 행정을 바꾸고, 학교 현장의 학생·교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 경기도는 혁신학교 1번지다. 혁신학교를 어떻게 발전시킬 생각인가.
"혁신학교의 경우, 취임 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예정이다. 잘못된 학교도 있고, 혁신학교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것 같다. 성공적인 모델을 찾아야 한다. 혁신학교에서 교육감의 의지나 정책, 예산 배정보다는 교사들의 열정과 합의, 참교육에 대한 학부모·교사·학생의 공감대가 더 중요하다. 혁신학교의 발화지점은 결국 학생과 교사이기 때문이다. 수업 방식의 변화도 중요하다. 학생들끼리 경쟁자가 아니라 친구가 돼야한다. 또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교육환경을 만들려 한다.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가 됐으면 좋겠다."

- 혁신학교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일선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교육청의 간섭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위의 기본 기조는 재정운영이나 교육정책을 학생 중심에서 생각하자는 것이다. 학교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학생과 교사가 만나는 교육현장에서 볼 때 교육청의 직제 운영이나 인사과정이 합리적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앞으로의 교육청은 과거 교육청과 비교해 개념이나 기능면에서 바뀌어야 한다. 교육청의 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다."

- 취임한 뒤, 가장 먼저 무엇을 바꿀 생각인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학생 중심으로 모든 정책과 행정을 바꾸고, 학교 현장의 학생·교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 며칠 전 의정부여중 학생들이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 정책제안 게시판에 '9시 등교', '교육감 투표권 부여', '무상급식 취소' 등을 제안했다. 이런 의견을 존중해서 들으려고 한다. 정책으로 받을 수 있는 건 받고, 그렇지 않은 것은 충분히 설명하겠다."

- 학생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나.
"학생들은 '교육 당사자는 우리인데 왜 우리는 투표권이 없나, 우리 엄마는 선거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고 찍는다, 그저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세월호와 똑같은 거 아니냐'고 한다. 일리 있는 항변이다. 또 취임 후 제일 먼저 0교시 수업을 바꾸겠다. 어른들은 오전 9시에 출근하면서 학생들은 왜 일찍 등교해야 하느냐는 지적인데, 옳다고 생각한다. 0교시 수업은 아침 일찍 등교해 맑은 정신으로 공부하라는 취지이지만, 오히려 부모님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을 통한 감성적인 가정교육의 기회를 뺏는 것 아니냐."

- 자사고와 특목고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제 딸이 10여 년 전에 특목고를 다녔는데, 한 학기 만에 '이건 정말 학교가 아니야'라고 얘기했다. 결국 일반학교로 전학시켰다. 그 학교는 오전 7시 30분에 시작해서 밤 10시 30분에 끝났다. 원래의 설립 목적과 달리, 왜곡된 현 상황에서는 설립취지 등을 재평가해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 특목고도 지금 상황에서 정말 바람직한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대학입시 준비학교로 변질된다면 저는 엄격하게 제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보수진영에서는 6·4 지방선거 이후 교육감 직선제 폐지 주장이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권에서 나오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 주장은 역사의 후퇴일 뿐 아니라 모처럼 만든 교육자치란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다. 또 2014년 현재 교육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반민주적인 횡포다. 국민들이 선택한 민주적 교육구도를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으니 바꾸겠다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선거 불복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다."

- 앞으로 4년의 임기 동안 경기 교육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고 싶나.
"교육은 여럿이 함께 희망을 만드는 일이다. '마을교육공동체' 같은 새로운 교육 형태를 만들어보고 싶다. 지역주민·학생·교사가 마을과 함께 성장하고 마을과 함께 만들어가는 그런 학교를 만들고 싶다. 이를 뒷받침하는 마을 협동조합도 만들어보면 어떨까. 인수위에서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태그:#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단원고 대책, #0교시 폐지, #교육감 직선제 폐지 , #김명수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