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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삼산동에 있는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부지가 공해를 차단하는 녹지공간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 남구 삼산동에 있는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부지가 공해를 차단하는 녹지공간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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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최고기온이 섭씨 40도까지 올라간 울산 폭염의 주 요인으로 석유화학공단의 복사열과 오염 물질이 지직된 바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조성된 녹지공원에 울산시가 총 사업비만 1571억 원이 소요되는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의회가 나서 막아서고 있지만 울산시가 그대로 강행하고 있는 것(관련기사 : 농수산물시장을 석유화학공단 옆에?).

이전 예정부지인 울산 남구 야음근린공원은 울산석유화학공단과 불과 200m 남짓 떨어져 있는 곳으로, 공단에서 넘어오는 공해와 오염물질을 차단하는 공해차단녹지다. 또 울산지역 핵심 사업의 하나인 울산시립미술관 부지도 이 부근으로 확정됐다는 점에서 '농수산물시장과 도서관'의 조화는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의회가 부지 선정 과정에서 울산시가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용역 의뢰를 통해 선정하는 등 절차상 미심쩍은 일이 많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지만, 울산시는 이전 예정 장소에 시 부지가 많아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이전 추진을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오염물질 막는 녹지공간에 왜 농수산물 시장을?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울산 북구)는 지난 10월 14일 국무조정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울산이 지난 50년 동안 산업수도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오면서 시민들은 환경오염과 재산권 행사 제약으로 피해를 받아왔다"며 "여기에 더해 국가산단 조성으로 인한 피해가 올해 울산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6400만㎡ 규모의 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는 특수한 지역 여건으로 공단 내의 복사열과 미세화학물질에 의한 온실효과 등이 기온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온산산업단지의 경우, 전체면적 2593만㎡ 중 녹지면적이 3.2%(82만㎡)에 불과하다"고 대대적인 녹지공간 확충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울산에서는 국가산업단지 완충녹지 조성사업을 지난 2003년 남구 두왕동~북구 연암동 일원 165만8000㎡에 41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오는 2030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29%의 추진 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왜 생태도시를 표방하는 울산시가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예정 부지를 대표적인 공해차단녹지인 야음근린공원으로 강행하고 있을까. 이같은 농수산물시장 이전에 대한 의혹은 새누리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부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안성일 울산시의원은 이후 울산시가 그대로 강행할 뜻을 밝히자, 지난 10월 31일 다시 울산시에 서면질의를 통해 이전부지 변경을 재차 요구했다.

그는 "일부 몇 사람의 주장으로 공해차단녹지를 훼손하면서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이전 건립한다는 것은 백년대계가 아니라, 장기적인 도시계획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계속 밀어붙이기식 졸속행정을 할 것인지에 대한 울산시장의 답변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여건상 도매시장과 도서관이 근거리에 건립될 경우 소음 및 교통여건이 악화될 우려가 높은데 울산시는 '방음장치를 철저히 설치하겠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하고 있다"며 "이해가 가지 않는 것으로, 진정 시민을 위한 대책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가 발언한 '몇 사람의 주장'은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안성일 의원에 따르면, 울산시가 이전을 강행하는 농수산물도매시장 예정 부지 주변에는 몇몇 대지주들이 땅을 매입한 상태였다. 야산인 이곳에 농수산물도매시장과 도서관이 들어서면 덩달아 땅 값이 오를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안성일 의원은 "농수산물 도매시장 예정 부지 주변의 등기부등본 등을 확보해 조사한 결과, 특정 대지주들이 많은 땅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울산 뿐 아니라 농산물을 판매하려는 타 지역 상인들이 많이 오는 곳으로 교통의 접근성, 소비자 유통환경 등을 고려할 때 도심 내 입지가 과연 최적지인지 묻고 싶다"며 "좀 더 공정하고 투명한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다시 한 번 접근성이 용이한 곳으로 이전 부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시의회 답변에서 "당초 예비후보지 11개소를 선정, 위치 여건 등을 조사 분석해 최종 5개 후보지에 대한 종합평가 과정에서 남구 야음근린공원이 최적지로 나타남에 따라 이전후보지로 선정했다"며 "이전 예정부지는 대부분 지목상 전답 및 과수원으로 현재 방치되어 있는 등 사실상 공해 차단녹지 기능과 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강행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120여만 명의 울산시민 먹을거리인 농산품과 과일, 수산물이 거래되는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은 건립된 지 23년째다. 현재 이곳에는 롯데호텔, 현대박화점 등이 들어서면 도심 최고 번화가가 됐다. 따라서 울산은 물론 전국에서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 모여드는 이용객으로 차량정체 등의 문제가 발생해 이전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도매시장을 이전키로 하고 용역 의뢰해 지난 4월 28일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부지를 남구 야음근린공원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원 안의 부지 18만6923㎡에 연면적 8만2851㎡,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오는 2017년 착공해 2020년 완공할 예정이라는 것. 총 사업비는 1571억 원으로 이중 1000억 원은 현재 도매시장을 매각해 충당하고, 나머지는 국비와 시비로 확보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울산시의회 안성일 의원은 이전 부지에 대한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도매시장 이전을 둘러싼 일련의 절차와 과정에 대한 의문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전 부지 적합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울산시는 이를 일축하고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



태그:#울산농수산물도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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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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