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4대강 사업으로 지난해 교각보호공사를 마쳤지만 (빨간선) 교각보호공의 틈이 벌어지고 주저앉으면서 뒤틀리고 있다. 일부는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사업으로 지난해 교각보호공사를 마쳤지만 (빨간선) 교각보호공의 틈이 벌어지고 주저앉으면서 뒤틀리고 있다. 일부는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벌인 과도한 금강 준설로 인해 지난해 끝난 웅포대교 교각보호공이 틀어지고 주저앉아 '속도전이 부른 부실공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3개의 교각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지난 9일 <오마이뉴스>는 전북 익산시 웅포대교(익산시와 부여군 연결 도로) 교각보호공 유실에 대해 보도했다(관련기사 : 아마존으로 변한 금강... "이건 국가범죄다"). 기사가 보도된 후 나흘이 지난 13일 김성중 대전충남녹색연합 간사와 다시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현장엔 지난번과 같이 교각보호공을 흩트려 놓은 듯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해,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웅포대교 교각 보호공사를 끝낸 뒤, 전북도로관리사업소로 관리를 이관했다. 하지만 관리를 맡은 전북도로관리사업소는 13일 환경단체의 연락을 받고서야 상황을 파악할 정도였다. 이곳은 그야말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

동행한 김성중 간사는 "금강살리기 사업으로 과도한 준설을 한 탓에, 국토부가 교각 보호를 위해 보강공사를 했던 곳이 1년도 안 돼서 부서지고 주저앉았다"며 "이는 4대강 속도전이 부른 결과로 주민 안전을 무시한 채 내버려두고 쉬쉬하면서 숨겨 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장에서 보호공이 유실된 것을 확인한 뒤 하자 보수 관리 담당이 누군지 알아보기 위해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익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 전화를 해봤지만, 서로 자신들 담당이 아니라고 떠넘기기만 했다"면서 "전북도로관리사업소를 통해 하자 보수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 하청계획과 소관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4대강 사업에 앞장섰던 국토부는 본인들이 발주한 공사에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자치단체로 떠넘기고 있다"고 불쾌해 했다.

"매일 건너는 다리... 안전엔 문제 없는지 불안하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교각의 안전을 확보하지 못했고 과도한 준설로 보호공 바닥이 세굴로 틀어지면서 주저앉은 것으로 보인다"며 "통행량이 많은 다리여서, 주민안전을 위해 정밀조사를 통한 보강공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자문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큰 홍수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가 발생한 만큼 부실공사로 보인다"며 "문제가 되는 교각만이 아닌 다른 교각에 대해서도 더욱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낚시를 위해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한 주민은 "지난해 공사를 끝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교각 주변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면서 뒤틀리고 있다"며 "매일 건너다니는 다리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지 불안하다"고 걱정했다.

관리를 맡은 전북도로관리사업소 담당자는 "13일 녹색연합에서 연락을 받아서 알고 있다"면서 "교각 세굴방지공사는 지난해 대전청에서 한 것인 만큼 현장을 확인하고 하자보수 요청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담당자는 "지난 7월 중순부터 말까지 민간조사단과 수공 4대강조사단이 일제 점검 때 발견했고 현재는 보고서를 작성 중에 있다"며 "다음 주 쯤이면 하자 지시가 나가서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전북도로관리사업소는 이런 사실도 모른 채 공문을 통해 하자보수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이 따로 따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태그:#4대강 사업, #보호공 유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