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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대통령 자문기구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출범을 앞두고 부실 인선 잡음에 휩싸였다. 일부 탈북자단체에서조차 '불통인사'로 평가받는 인사가 대통합위원으로 내정됐고, 그 과정이 졸속으로 진행된 점도 확인됐다.

60명 이내로 구성되는 국민대통합위원회는 각 부처 장·차관과 국무조정실장, 국민권익위원장을 제외하면 대통령이 위촉한 각계 대표 40명 이내의 인사로 구성된다. 새터민 대표 몫도 할당됐는데 여기에는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장이 내정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북한민주화추진연합을 중심으로 한 탈북자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새터민사회에서 대표적인 불통인사로 꼽히는 이가 대통합위원 역할을 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북한민주화위원회 내분의 원인을 제공한 홍 위원장은 대통합위원으로 부적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합위원에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장 내정... "불통의 상징" 반발 거세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이끌던 북한민주화위원회는 탈북자단체 연합체의 구심점이었다. 그러나 황 전 비서가 사망한 뒤인 지난 2010년 11월 상임부위원장을 맡고 있던 홍순경 위원장이 이 단체를 이끈 지 2년여 만에 부위원장 9명 중 7명이 공동사퇴하고 10여 개 소속 단체들이 대거 이탈하는 파행을 맞았다.

북한 전문 인터넷매체 <뉴포커스>의 장진성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홍 위원장을 "대통합위원으로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탈북자 사회에서 '불통의 상징'으로 낙인 찍힌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탈북자단체의 연합체 성격이던 북한민주화위원회가 개인단체로 변질해 버린 상황을 보면, 대통합에 얼마나 맞지 않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탈북자 단체 대표도 "탈북한 지 (2000년)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고 탈북자 사회에서 별다른 활동도 없었던 분이 탈북민 몫으로 대통합위원이 된다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평했다.

이런 '자질 부족' 비판에 홍 위원장은 "(북한민주화위원회의 분열은 공동사퇴한 부위원장들) 그 사람들이 시발이 돼 일어난 일"이라고 일축하면서 자신이 위원장을 계속 맡게 된 것에 대해선 "이사회를 통해서 결정된 것이고, 의결권도 없는 부위원장단이 이사회의 의결권을 무시하고 누구(홍 위원장 자신)를 사퇴시킬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홍 위원장은 자신의 대통합위원 내정에는 "그런 사실을 잘 모른다"면서도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에 100% 지지가 있느냐. 대통령도 100% 지지를 받지 않는다. 100% 혹은 99.99% 지지는 북한에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고 일부 반대가 있다고 결정적인 하자가 있다고 볼 순 없다"는 것이다.

추천한 조명철 의원 "청와대가 2~3시간 주며 추천 요구"

그러나 홍 위원장의 대통합위원 적격 여부는 제쳐두고라도, 이번 인선이 매우 졸속으로 이뤄진 정황도 확인됐다. 

홍 위원장을 대통합위원으로 내정하게 된 데에는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청와대에서 탈북자 몫 대통합위원 추천 요청을 받았고, 자신이 홍 위원장을 추천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전화로 적절한 인물을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내게 주어진 시간이 2~3시간 밖에 없었다"며 "그 짧은 시간 안에 나도 여기저기 얘기를 많이 듣고 홍 위원장을 추천한 것"이라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청와대가 고려할 시간을 2~3시간 밖에 주지 않았고, 그 안에 추천인사를 알려줘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

조 의원은 "대통합위원 임기가 1년이고 그 뒤로는 연임할 수 있다고 돼 있으니, 탈북자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고려해서 1년 뒤에는 위원을 교체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통령의 자문 역할을 하게 될 대통합위원회를 구성하는 인선을 진행하면서 한 명의 국회의원에 추천을 맡겼다는 점도, 고려할 시간을 2~3시간 밖에 주지 않은 점도, 국민 대통합을 추진할 대통령자문위원회라는 위상을 헤아릴 때 졸속인선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태그:#대통합위원회, #홍순경, #조명철,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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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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