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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A상조업체 서비스에 가입했다. 이제까지 모두 23회를 불입했다. 월 불입액은 구좌당 2만8500원, 매월 5만7000원을 꼬박꼬박 납입했다. 그동안 상조업계 전반에 걸친 검찰 수사 소식 또는 '바가지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 불안했다.

하지만 A상조업체는 이런 마음을 전혀 어루만져주지 않았다. 전화 한 통, 문자 한 통 받은 기억이 없다. '돈 잘 들어왔다'거나 '이제까지 얼마 내주셨다' 하다 못해 '감사하다'는 연락도 없었다. 여기 돈만 밝히는 곳 아냐? 나중에 바가지 쓰는 거 아냐? 잊을 만 하면 다양한 통로로 소식을 전하는 보험회사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불안함은 커져갔다.

전화를 걸었다. 지금 해약하면 납입액의 20%만 돌려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내 손에 쥐어지는 돈은 겨우 26만2200원이었다. 29회까지 불입해야 절반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바로 해약하면 100만 원 정도 날아가고, 해약을 7개월 유예해야 80만 원 정도 건지는 '역 재테크' 상황이었다.

설득시키십시오, 갈아타겠습니다

 박승옥 '한두레'연합회 대표
 박승옥 '한두레'연합회 대표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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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시점에 절묘한 곳에서 취재 요청이 들어왔다. 한겨레두레공제조합(아래 '한두레')이었다.

그들의 상포계(초상 때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계)에 호기심이 동했다. 그들이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장례식을 치렀다고 했다. 심정적으로 호감이 갔다. 협동조합 '전도사', 박승옥 '한두레'연합회 대표 프로필에 신뢰가 갔다. 게다가 지금 '대세'는 협동조합 아닌가.

하지만 이런 호감, 신뢰, 대세가 불안함까지 달래주는 건 아니다. '갈아타려면' 나름 확신이 필요했다. 이렇듯 14일 박승옥 대표와의 인터뷰는 '사심'으로 중무장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아니 시작부터 '선언'했다. 저를 설득시키십시오. 그럼 갈아타겠습니다. 일단 철저히 소비자 관점에서 박 대표가 제시한 특징 몇 가지부터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현재 <한겨레>와는 무관합니다. 조합원만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상주가 원하는 장례물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추가' 걱정은 하지 마세요.
3. 직거래로 구매한 장례물품 영수증 그대로 상주에게 제공합니다.
4. 납골당 또는 묘지 알선 '소개료'는 상주에게 돌려줍니다.
5. 월 3만원 불입, 서비스 대상은 부부 기준 양가 직계존속입니다.

하지만 '이쪽'이 불안하다고, 섣불리 '저쪽'을 확신할 수는 없는 일. 약 1시간 40분 동안 나름 치열한 '밀당'이 이뤄졌다.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 서비스 품질은 어떤지, 환불 기준 및 체계는 또 어떠한지, 회계 기준 및 안전 장치는 무엇인지 등 꼬치꼬치 캐물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결론에 이르렀다. 다음은 그 '과정'을 요약한 것이다. '결론'은 기사 하단 '에필로그' 참조.

"협동조합 가장 큰 경쟁력은 신뢰에서 나와"

 2011년 12월 '한두레'는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장례식 행사 상장례를 맡아 진행했다
 2011년 12월 '한두레'는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장례식 행사 상장례를 맡아 진행했다
ⓒ 한겨레두레공제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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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협동조합 '바람'이 불고 있다. 어떻게 보고 있는지?
"영리회사와 협동조합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자본 중심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체란 점이다. 그래서 협동조합은 사업체이자 결사체다. 사람들의 연대와 연합의 힘으로 사업을 하는 사회운동 조직이자 경제운동조직인 것이다. 이 점이 협동조합의 강점이자 단점이다.

결사란 것, 사람을 모은다는 것이다. 이게 쉬운 일인가. 가장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협동조합은 초기가 어렵다. 일정 수 이상의 사람이 모여야 한다. 협동조합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거나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 지역 아닌가.

동시에 협동조합은 사업체다. 경쟁력이 없으면 망한다. 당연하다. 그래서 협동조합은 사업적 경쟁력이 있는지 사전 조사를 충분히, 오히려 영리회사보다 더 치밀하게 해야 한다. 앞으로 협동조합이 굉장히 많이 생길텐데, 망하는 곳도 굉장히 많을 것이다."

- 경쟁력 그리고 결사의 수준, 이 두 가지가 협동조합 성패를 가름한다는 뜻 같다. 장례산업에서 협동조합의 경쟁력은?
"협동조합의 가장 큰 사업 경쟁력은 신뢰에서 나온다. 왜냐. 뭔가 결핍이 있을 때 상부상조하기 마련이다. 먹을거리 안전성의 결핍이 있었기에 한살림이나 생협이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할 수 있었다. 신뢰의 결핍이 협동조합 사업 출발점이자 경쟁력 기초다. 한국사회에서 협동조합이 성공할 수 있는 분야는 신뢰가 무너진 곳일 것이다.

그럼 장례산업은 어떤가. 신뢰가 철저히 무너진 상태다. 모든 분야가 바가지 또는 리베이트로 점철돼 있다. 장례산업의 첫 번째 분야가 장묘 산업이다. 공원묘지나 납골당이 조성원가에 비해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다. 두 번째, 음식값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장례식장 산업. 음식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 아닌가."

"장사물품 직거래 영수증 곧바로 상주에게 인계"

 '한두레'는 우리나라 최초의 협동조합 방식 '상포계'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사진은 지난 2010년 11월 서울 한겨레두레공제조합 발기인대회 모습
 '한두레'는 우리나라 최초의 협동조합 방식 '상포계'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사진은 지난 2010년 11월 서울 한겨레두레공제조합 발기인대회 모습
ⓒ 한겨레두레공제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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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세 번째가 상조회사인데...
"수의가 얼마짜리인지, 관 값으로 얼마 책정됐는지, 각각 가격이 약관에 나와 있는 상품은 드물다. 자, 상을 당했다고 하자. 상조회사 장례지도사가 곧바로 달려온다. 물론 이 분들, 기본적으로 고마운 사람들이다. 하지만 일부 부도덕한 상조회사의 경우, 상담 과정에서 이런 경우가 일어난다.

'이 상품에 책정된 수의는 30만 원입니다. 그런데 보통 70만원 합니다. 여유 있으시면 더 하셔도 되고요', 이런 이야기, 주로 가족들, 작은 아버지나 고모 등 어르신 있을 때 한다. 그러면 그 앞에서 30만 원짜리 하겠다고 이야기하기 쉽겠나. '야, 이놈아. 널 어떻게 키웠는데 싸구려로 하느냐'는 말 나오기 십상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차액을 추가라고 한다. 이런 식의 추가로 심하면 몇 백만 원까지 더 부담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장례식에서 돈을 따지면 고인에 대한 모독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교묘하게 이용해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다."

- 장례산업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한두레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장사 물품 청구 영수증을 곧바로 상주에게 준다. 전국 체인망을 가진 장사물품 도매상들이 있다. 이들을 상대로 직거래가 이뤄지는데, 수의, 관, 생화 제단, 상복 등 각각 영수증을 상주들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그걸 보면 다 놀라더라. 여기부터 많은 금액을 아낄 수 있다. 물론 각 물품 선택 역시 상주의 의사에 따른다.

그 다음 일반적으로 상조회사와 장례지도사에게 돌아가는 납골당이나 묘지 알선 소개료가 있다. 장묘 시설 가격에서 약 20%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를 상주에게 돌려준다. 납골당 가격이 5백만 원이라고 하면 백만 원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원칙적으로 장례식장 음식 과소비를 지양하고 있다."

"360만 원 상조상품 원가 합계는 138만7500원"

 '한두레'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상조상품 원가 분석
 '한두레'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상조상품 원가 분석
ⓒ www.handura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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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적으로 묻겠다. 지금 A상조회사 360만 원 상품에 가입한 상태다. 만약 '갈아탄다'면 어느 정도 비용을 예상하면 되는 것인가.
"장사물품과 서비스 전체 비용의 24%를 조합운영비로 별도 청구하는데, 이를 감안해도 절반 수준 비용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해당 상품의 제공 서비스 품목을 그대로 적용해도 말이다(현재 '한두레'는 홈페이지를 통해 360만 원 상조상품의 원가 분석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원가 합계는 138만7500원이다 - 기자 주).

또한 우리는 장사물품과 서비스 비용 상한제를 운영하고 있다. 만약 어떤 조합원이 5백만 원짜리 수의를 구입했다고 하자. 그럼 전체 비용이 커지고 그에 따라 조합운영비(24%) 부담도 엄청 늘어나지 않겠나.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상한제를 운영하는데, 그 (상한)금액이 300만 원이다."

- 그럼 매월 얼마를 내야 하나?
"일단 조합에 가입하려면 1구좌(1만 원) 이상의 출자금을 내야 한다. 보통 열 구좌를 권하고 있다. 달마다 내는 곗돈(조합비)은 3만 원이다. 조합원이 낸 곗돈은 차곡차곡 적립이 된다. 그래서 조합원이 상을 치를 때 장사물품과 서비스 총액에서 적립된 곗돈 총액을 뺀 나머지를 정산하면 된다."

- A상조업체 가입 상품의 경우 총 120회(10년)를 불입해야 한다. 한두레의 경우는 언제까지 내야 하는가.
"소비자보호원에서 정기적으로 평균 장례식 비용을 발표하고 있다. 장사물품과 서비스 비용이 보통 1/3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불입 기간을 정한다. 직전 최근 발표가 천 만 원이 넘었으니까 불입 기간을 환산하면 8년이 조금 넘을 것이다. 이 내용을 규약으로 명시해놨다."

- 상조 서비스 범위는?
"조합 개념인 만큼, 부부 기준, 양가 직계 존속은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를 갖는다. 다만 형제·자매는 제외하고 있다. 물론 비조합원은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더불어 정조합원의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장례에 대해서 교육을 받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황하게 되고, 비용 비출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조합에 가입하자마자 교육을 받아야 하며, 이를 이수하지 않으면 정조합원 자격을 부여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 환불체계는?
"조합을 탈퇴하면 출자금은 100%, 매월 불입한 곗돈은 76%를 돌려준다."

'한두레' 장례지도사들 "상주를 돈으로 보지 않아... 굉장한 보람"

 '한두레' 상조 활동은 2010년 12월 고 리영희 선생 장례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한두레' 상조 활동은 2010년 12월 고 리영희 선생 장례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 한겨레두레공제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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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 품질도 관심사다. 한두레 소속 장례지도사들에 대해 설명해달라.
"먼저 한두레는 지역별 조합이 연합된 형태다. 연합회는 지역 조직을 지원하는 역할이다. 중앙과 지부 형태가 아니다. 조합의 궁극적 목적이 지역 공동체 활성화와 복원에 있고, 이에 따라 중앙의 전횡을 배제하기 위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연합회 소속 장례지도사는 현재 세 분이 있다. 모두 대형 상조회사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죽음을 돈으로 봐야 하는가'하는 직업적 회의에 따라 여기 온 분들이다. 그 외 아웃소싱 형태로 지역에 결합한 장례지도사로 따로 세 분이 더 있다.

모두 굉장히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계신다. 상주를 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조합원으로 보는 게 과연 같겠는가. 오히려 상주가 별도로 '봉투'를 마련해 장례지도사들에게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를 금지하고 있다. 견물생심이라고 자꾸 받게 되면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 그렇다면 회계 단위도 지역 조합별로 구분돼 있는가. 이른바 중앙 조직의 전횡을 막기 위한 핵심 장치 중 하나다.
"그렇다. 명확하게 지역 조합 단위로 구분돼 있다. 다만 조합비 수납은 정식 계약을 통해 지역 조합에서 연합회에 위탁하고 있다. 나중에 조합원 숫자가 많아져서 독자적인 수납까지 가능해지면 분리 운영할 것이다."

- 조합원 숫자는?
"현재 서울지역 조합의 경우 7백 명 정도다. 협동조합기본법 발효를 전후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조합원 1천 명을 원활하게 각 지역 조합이 돌아가는 기준 인원으로 보고 있다."

혼인계도 준비 "예식산업도 신뢰 결핍 구조는 같아"

 박승옥 '한두레'연합회 대표
 박승옥 '한두레'연합회 대표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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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포계란 이름 그대로 계다. 계주가 돈을 들고 튈 때(웃음), 보통 계가 깨진다. 이에 대한 안전 장치는?
"협동조합기본법 발효 전 조합원 교육할 때마다 늘 강조했던 말이 있다. '빡빡이가 들고 튈 수 있습니다(웃음). 감시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최근 조합 통장 관리를 위해 논골신협과 업무 협약식을 맺었다. 조합원이 늘어나면 그에 따라 돈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조합비 관리 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일정 액수 이상의 돈이 지출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한 때 세계적으로 모범적이었던 민간 신용협동조합 '한국신협'이 무너진 것도 사고 때문이었다. 사고가 터지면서 정부 개입이 들어오고 신협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 아닌가. 사고가 나면 무너진다. 다소 속도가 느려도 조합원 결사를 우선하자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이를 소홀히 하고 사업적으로 치우치는 순간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그저 저가의 상조회사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 처음에는 굉장히 잘하던 곳이 규모가 커지면서 서비스 질이 저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두레는 과연 다를까?
"다를 것이다. 우리 지향점은 지역공동체 복원이다. 마을 공동체 운동과 결합해서 상포계를 운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 예로 올해부터 서울시, 사단법인 마을, 서울시광역자활센터, 한국주택관리공단 노동조합, 서울시복지재단 등과 함께 기금을 조성해 고독사를 마을장례로 치르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독사'야말로 공동체 해체의 극단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우리 조합은 시군구 단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한 지역에서 조합원 3천명이 넘으면 무조건 분할하려고 한다. 지역을 다시 쪼개 더욱 철저히 지역 공동체를 추구하기 위해서다.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 조합원 간 관계를 계속 다양한 방식으로 추구하기 위해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결사가 있을 때만, 대형화에 따른 서비스 품질 저하나 조직의 관료화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혼인계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장례산업이나 예식산업이나 신뢰의 결핍 구조는 똑같다. 각종 리베이트나 바가지 등 문제의 본질은 같다. 다만 예식산업 특성상 예식장을 이용한다는 전제로는 별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 예식장을 이용하지 않는 혼인 잔치를 하고자 한다. 시장 조사 등 기획은 모두 마친 상태다. 올해 봄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에필로그] '빡빡님'을 감시하기로 했다

혹시 이 기사를 부모님이 보실까 걱정이다. 만약 읽고 계시다면 용서해 주시길...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와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일단 A상조업체 계약을 유지할 경우 총불입횟수 120회에 이르려면 앞으로 더 부담해야 할 금액은 552만9000원이었다.

다음은 '한두레'로 갈아탔을 경우. 박 대표는 불입기간이 8년이 조금 넘을 것이라고 했지만, 물가 변동에 따른 변화를 감안하여 불입횟수를 역시 120회로 산정했다. 여기에 납골당 또는 묘지 알선 '소개료' 회수 예상 효과까지 더하니 앞으로 A상조업체에 비해 절반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는 계산에 이르렀다. 계산기만으로는 당장 해약을 선택해도 될 듯 했다.

하지만 계산기에 잡히지 않는 '경우의 수'도 고려해야 했다. 일단 A상조업체는 '대형'이다. 안정성에서는 아무래도 우월하다. 또한 굳이 구분하자면 '한두레'는 정산 시스템이다. '선택'에 따라 비용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게 보니 A상조업체의 '총액 시스템'이 편리하게 보였다. 물론 중요한 전제가 있다. '추가(바가지)'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계산기에서 답이 나오는 게 아니라 신뢰로 풀어야 하는 문제였다. 아니, 그보다는 '손님'이 아니라 '주인' 입장에서 대할 문제였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의 일 아닌가. '편리함'에 익숙해진 탓에 접근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 결론이 나왔다. '빡빡님'을 감시하기로 했다. 그 결과는 물론 '인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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